ⓒ 2013 '성공다이어트/비만과의전쟁' 카페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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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도 가끔씩 들어가서 읽는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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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먹는 거 너무 좋아해요. 몸에 나쁜 걸 먹는 건 아닌데 찌는 체질에다가 중학교 때
이민 온 뒤로 여러나라의 맛있는 음식을 다양히 접하게 되서 더 뚱뚱해진거죠.
소아비만이라서 엄마아빠가 어려서부터 맛있는 음식은 무조건 잘 못 먹게 하셨어요.
한창 클 때는 단백질이 미칠듯이 당겼었는데 낮에는 못 먹으니까 밤에 홀린듯이 숨어서
고기나 달걀을 먹었어요. 단지 먹는걸 들켰다고 '너에게 실망했다'는 말을 아빠에게 들었다구요.
그건 비행청소년들이나 듣는 말 아닌가요. 전 공부도 무척 잘 했고 어디서나 평판이 좋았고
여러 상도 수 없이 받았고 손재주도 있어서 뭐든 만들 줄 알았고 어려운 집안일 다 도맡아해도
아빠가 효녀심청이라고 부른 건 꿈도, 아무것도 할 줄 아는 것도 없는 날씬한 제 동생이었어요.
가슴은 커 가지고 어려서부터 각종 변태들의 표적이 되었고 맷집 좋게 생겼다고 절 볼 때마다
기절할 때까지 때려주겠다고 벼르며 이곳저곳 만지던 변태 학주나, 모범생이던 저의 소지품을
검사하겠다며 목이나 가슴을 더듬던 유부남 중학교 담임도 떠오르네요. 틈만나면 기회를
엿보던 이발소 아저씨...문제는 부모님한테 말해도 소용이 없었어요. 원래 그런 사람 많고
괜히 내가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거다, 라고.
순한 성격이었던 전 단지 몸무게 때문에 나를 소중히 여겨주지 않는 사회에 대한 배신감과
남자를 향한 증오심으로 점점 내면이 비틀려갔어요. 그래서 더욱 남이 안 볼 때 숨어서
한 맺힌 듯 우걱우걱 먹어서 스트레스를 풀었어요.
결국 160cm밖에 안 되는 키와 얇은 뼈대에도 불구하고 10대부터 지방덩어리의 거구로 살았어요.
미국에 이민오고 나서도 순식간에 적응해서 좋은 고등학교, 좋은 대학에 갔는데도
원인모를 우울증으로 휴학을 몇 번이나 했어요. 일 하고 봉사하던 곳에서는 성추행이나
노동력착취만 당했어요. 한국사람들은 착하고 뚱뚱한 사람이 세상에서 제일
이용하기 쉬워보이나 봐요. 부모님께 말 해도 창피한 딸에게 별다른 도움을 주시진 않았어요.
재능있고 착한데 그냥 뚱뚱하기만 한건데...있는 그대로 나를 사랑해줄 순 없었나요?
그냥 세상이 다 싫어서 인생을 포기할 즈음에 정말 날씬해지면 인생이 달라질까?
한 번 도전이나 해 보자, 하고 3년 전 쯤에 휴학기간 중 운동을 시작했어요.
음식은 채식위주로 바꾸고 설탕소금 줄이고 밥떡빵 좋아했는데 탄수화물을 좀 줄였구요
운동은 제 방에 러닝머신 들이고 헬스클럽 몇 개월 다니면서 유산소+무산소로 3년 넘는 기간에
천천히 70대kg 후반 -> 50kg대 후반으로 왔는데 근육때문인지 보기만큼 안 나가보이고
몸 모양 자체가 달라졌어요. 몸이 건강하면 마음이 건강하다고 우울증도 거의 사라졌구요.
몸이 낭창낭창 가느다란 건 아닌데 쳐진데 없이 S라인 생겼어요! 튼튼하고 탱탱한 느낌ㅋ
튼살은 물론 많이 있지만 예전만큼 눈에 띄진 않네요.
그렇게 뚱뚱하고 착한 여자에서 통통하고 착한 여자가 됐을 뿐인데 왜 절 딴사람처럼 대할까요?
일단 동생이 저를 더 이상 대놓고 무시 못 해요. 엄마에게 처음으로 우리 딸 예쁘다 라는 말도 듣고
아빠는 능력있는 우리 딸이 자랑스럽다고 자주 해 주세요. 아빠, 이전의 나는 더 대단했는데...
인종불문 모든 여자들에게 피부 좋아서 부럽다는 말 자주 듣고, '예쁘고 머리좋고 성격좋고
못하는 거 없고 요리까지 잘해. 여자로서 뭘 더 원해?'라고 비행기태워주는 친구들도 생기고!!!
그 전에는 나랑 같이 다니면서 비교효과를 누리고 싶어하던 한국인 여자친구들도 있었는데
어느샌가 연락이 다 끊겼어요. 교수님들도 다 열심히 해도 더 예쁜 학생들을 선호한다는 걸 알았고
사정상 기말을 못 보게 되었는데도 언제나 잘했으니까 기말에서도 A일거라며 최종성적 A 주는
교수도 있었고 (시험 어려워서 다들 기말 망했다는데...), 식당가면 공짜서비스 받고,
밖에 나갈때마다 길거리에서 모르는 남자들에게 "Hi, how are you?" 부터
"당신 너무 아름다워요!" 등등 관심멘트도 많이 받고...웃으면서 친절하게 대해주면
예전같으면 절친이 되었을 남자들이 얼굴이 새빨개지며 안절부절 못하고,
악수로 끝났을 인사가 포옹이 되고, 좀 차려입고 어디 가면 시선과 찬사가 쏟아지고,
헬스클럽에서는 제가 강사인 줄 알고 자세 물어보는 사람들도 생겨나고, 갈 때마다
같이 운동하며 추파던지는 남자들도 생기고, 편하기만 했던 남자사람친구놈들에게서
짐승의 기운이 감지되고, 특히 어디가나 쪼꼬만한 애들이 절 계속 뚫어져라 쳐다봐요.
뚱뚱했을 땐 할 수 없던 나 배고파, 라는 말을 이제 입 밖에 낼 수 있어요. 그러면 주변에서
알아서 열심히 먹을 것을 갖다 바치네요. 남자들은 여기저기 맛있는 곳 데려가고 싶어하고.
너 먹는 거 다 어디로 가느냐는 말도 듣고!?!...이게 바로 운동의 힘인가요...
옷걸이가 좋아졌는지 그냥 싸구려 코트 입고 백화점에 가도 그거 신상 버버리코트냐고
묻는 사람도 있고, 저에게 패션감각이 좋아보인다고 옷 같이 골라달라는 사람들도 생겨나고...
뚱뚱했을 때 낑겨서 입던 똑같은 옷들인데 말이죠. 허허...............................
아무리 그래도 원판불변의 법칙이 있지 살뺐다고 갑자기 예뻐졌단 걸 믿을 수 없었어요.
살쪘을 땐 예쁘단 소리를 못 들어봤거든요. 그래서 다들 상냥한거야, 하고 안 믿었는데
썸씽이 생기는 남자들이 진지하게 '아름답다'라고 해 준 뒤로 자존감이 조금씩 회복됐어요.
똥차도 그냥 지나갔을 저에게 고급벤츠가 세대나 동시에 서다뉘!?! 정말 고르기 힘들어서
당하고 산 만큼 셋 다 누리는 나쁜여자가 되어볼까...고민도 해 봤는데 그런 저는
상상이 안 되더라고요ㅋ 아직도 착한가봐요ㅋㅋㅋ
저 중에서 대학에서 같은 수업에서 만난 뒤로 계속 저와 만날 일을 만들어가며
2년 가까운 기간동안 제일 적극적이었고 언제나 나와 함께 있어줬던 남자가
지금 제 남자가 되어있네요. 남친따위 필요 없었는데 이 수줍음쟁이가 보기에
안타까울정도로 연말기간중에 너무 열심이었어요. 그 전에도 같이 많이 놀았는데
전 그냥 베프로 인식했거든요. 몇 살 어려서 애기로밖에 안 보이고. 근데 얜 아니었나봐요.
새해에 해 뜨는거 보려고 산 위에 올라갔는데 제 손을 잡고 자신의 비밀을 랜덤하게 털어놔요.
충격적인 것 하나도 없드만요...친구들이나 여동생이랑 싸운거, 알바하다 돈 못 받은거 등;
좋아한 지 오래됐는데 내가 자기보다 똑똑하구 인기 많아서 기회를 찾아도 승산이
없어보였다나요?!! 미국애들이 순수한 애들이 많네요. 그리고 마지막 충격타(?)로
'나 사실...경험도 없어. 부끄러움 많이 타서 14살 이후로는 여자친구 사귄 적도 없구.
먼저 다가오는 여자들은 많았는데 난 로맨틱한 사람이라 마음이 가지 않으면 안 되더라...
네가 남자를 불편해 하는거 알아. 네가 우리 둘 사이에 이 이상의 진전이 없을거라고 단언해도
난 널 절대 떠나지 않을거야.'
살면서 이런 거 몇 번이나 들어보겠어요...........너 내꺼하자ㅋㅋ
염장질 좀 합시다. 모태솔로 2X년만의 첫 남친이 순정파 엘리트 범생이에, 착하고 순진하고
인망좋고, 직업전망 좋고 집안좋고 몸좋은 만능스포츠맨에, 저같이 먹는 거 좋아하고
제가 만든 기괴한 음식도 맛있다며 다 잘 먹고, 한국 토속음식도 좋아하고, 같이 놀아주고
같이 운동해주고 저 밖에 모르고 원하는 건 다 들어주려고 하고 정말 신장이라도 빼 준다는
키 188의, 자기가 잘 생긴줄도 모르는, 어릴 때 동화책에서 보던 금발의 천사표 왕자님!
백인에 대한 환상은 없지만 그냥 정말 고와요ㅋㅋ 손도 예쁘고...그러고보니 저 아이디가
공주처럼 살자네요. 혹시 이런게 시크릿효과인지?ㅋ
웬지 뚱뚱했을 때 만나도 좋아해줬을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제 바닥인 자존감이
제 행복을 허락했을 리가 없어요. 영영 이루어지지 않았겠죠. 살 빼서 정말 다행이예요.
저 연말에 너무 많이 먹어서 몸무게가 60대로 다시 올라왔는데 엊그제 살 때문에 불평하니까
'대체 네가 뚱뚱하다는 생각은 어디서 나온거야. 전혀 안 그래, 넌 너무 예쁘고 매력적이야.
이리 와' 라며 영화같은 포즈로 날 끌어안고 손잡고 그냥 오래오래 붙어있기만 해도
마냥 좋아하는 순둥이이지만...뚱뚱한 공주님은 싫으니 으랏차해서 지방만 10키로 더 빼고
나중에 남친동반인증샷 올릴게요. 쓰면서도 제 이야기 같질 않아서 저 스스로 봐야 믿겠어요ㅋㅋ
2012년 한 해 모두 힘내서 자신감 충만해져서 도도하게 모든 행복을 다 누리세요!
그럴만한 자격이 우리 모두에게 있어요.
첫댓글 안그래도 이 글 생각났는데.. 고마워 언니!! ^^
오오 ㅋㅋㅋ 나만 그런거 아니었구나 ㅋㅋ
삭제된 댓글 입니다.
옹키키
난 별로 와닿지 않는데 정말 가족들도 저런단 말이야? 세상에 ;;; 지금 공감하는 게녀들도 상황이 비슷해서?
222 왠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