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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 어깨에 손도 올려선 안 되는 신 같은 대통령, 국민과 눈높이를 맞추려고 키를 낮춘 친구 같은 대통령. 바로 내년 '탄신
100주년'을 앞둔 박정희 전 대통령과 23일 7주기를 맞은 노무현 전 대통령 '포토존'의 상반된 모습이다.
누리꾼 'FRE**'는 23일 인터넷 커뮤니티 '클리앙' 게시판에 '박 대통령과 노 대통령의 차이'라는 제목으로 두 대통령 생가 포토 존을 대비시킨 사진을 올렸다.
경북지정기념물 제86호로 지정된 구미시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앞에는 박정희-육영수 부부가 정자세로 서있는 포토 월
아래에 "내외분 어깨에 손을 올리지 마세요"라는 경고 문구가 붙어있다. 반면 경남 김해 봉하마을 생가를 찾은 젊은 참배객들은 키를
낮춘 노무현 전 대통령 포토 월 어깨에 자연스럽게 손을 얹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
이에 누리꾼들은 "어딜 감히 인간 주제에 반신반인의 어깨에 손을 대려..."(DARKKN***), "신성불가침이라 생각하는군요"(하**)라고 비꼬거나, "인간이 신보다 낫네"(완***)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봉하마을 관람객 배려해 키 낮춘 '인간' 노무현
▲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7주기를 하루 앞둔 22일 경남 김해 진영읍 봉하마을에 많은 참배객들이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한 가족이 노 전 대통령 사진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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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 전 대통령 생가 '어깨 손 금지' 안내문 역시 사실이었다. '96주년 탄신제'를 앞둔 지난 2013년 11월 당시 종이에 쓴
임시 안내문이 지금은 정식 안내판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이 때문에 박정희 생가를 방문한 추모객들은 두 사람과 같은 정자세로
사진을 찍을 수밖에 없다.
구미시청 박대통령기념사업담당자는 이날 "해당 경고문은 생가를 관리하는
박정희대통령생가보존회에서 설치한 것"이라면서 "어깨에 손을 올리는 행위가 어른에 대한 공경심이 없어 보여 우리 정서상 맞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이 경고문이 정확히 언제부터 붙었는지 확인할 수 없었지만, 공교롭게 낸시 랭의
'박정희와 팝아트 투어'가 논란이 됐던 지난 2013년 4월까지만 해도 같은 위치에 경고문은 없었다. 행위예술가인 낸시 랭은
박정희 생가 포토월 앞에서 박 전 대통령 얼굴에 뽀뽀하고 어깨에 고양이를 얹은 모습을 트위터에 올렸다.
이에 당시 생가보존회를 비롯한 박정희 추모 단체에선 "고인에 대한 무례한 행동은 유가족은 물론 박 대통령을 숭모하는 수많은 단체와 시민들에 대한 모욕"이라며 사과를 요구했다.(관련기사: 낸시랭과 변희재, 이번에는 '박정희'때문에 설전)
경북 구미시는 내년 11월 14일 '100주년 탄신제'를 앞두고 박 전 대통령을 소재로 뮤지컬 제작하는 등 '박정희 우상화' 논란을 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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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철 구미참여연대 공동대표는 지난 1일 <민중의 소리> 기고문에서 "방문객이 사진을 찍으면서 어깨에 손을 얹는 것조차
'그들'은 불경스럽게 여긴다"면서 '그들' 가운데 하나로 남유진 구미시장을 지칭하면서, "구미시장에 내리 3선에 성공하고 박정희를
'반신반인(半神半人)'이라고 공개적으로 지칭한 그가 박정희 관련 사업들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다"고 꼬집었다.(관련기사: 남유진의 구미-이재명의 성남, 어디에 살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