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소녀였을 때 툇마루에 않아 펑펑 내리는 눈을 보았지.
생각이 많았었어.
눈은 어찌 저리도 하얗까?
저 눈은 어디서 오는 걸까?
반짝이는 별들 부서진 가루일까?
하늘에서 여기까지 오는데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렸을까?
아마도 처음에 어마어마한 큰 별이였을까요.
땅으로 내리는 거리가 너무 멀어 별 부스러기로 저리 가벼운 눈이 되었겠지.
아니면 매일 우리들 떠드는 말이 하늘로 올라가
저리 깨끗하게 순화되어 다시 내려오는가
생을 맞친 생물들의 혼불이 저리 눈되어 내리는가
나무 위에 쌓인 눈을 보니
한겨울에 이런꽃이! 기적이라 생각했지.
그리고 소녀는 행복한 상상을 했었지
나도 좀 있으면 언덕 위 눈꽃 핀 나무 아래에서 멋진 남자를 만나
눈에서 날리는 금실 은실로
우리의 사랑을 예쁘게 수놓는 기적을 일으킬지도 모른다고.
눈이 처음 살짝 내릴 때는 소보리 빵 위 덮힌 설탕가루 같고
눈이 쌓일수록 쌀가루 같아 별안간 우리집이 부자된 것 같아
중간중간 흙설탕이 녹아있는 흰 백설기를 생각하고 입 맛도 다시었지
소복히 쌓인 눈을 윤동주 시인은 지붕 길, 밭을 덮어주는 이불이라하고
김종해는 눈은 가벼워 서로가 서로를 업고 있기 때문에 포근하다 했지
나도 이 눈을 보며
시인들처럼 뭐라고 표현하고 싶은데 아무 생각도 안나니
이럴 때 참 슬퍼
어제 밤 '테스'를 보고 테스가 가엾어 이불 속에서 울었는데
시시한 시인이라도 될 가망이 전혀 없는 것 같아 눈물 쬐끔 날려고 하네.
안돼. 이 눈 내리는 깨끗한 세상에 내 눈물로 더렵혀지면 안되지.
눈은 쌓였지
흙만 덮은 화분 위에
장독대 항아리 위에
작은 마당에도 소복히 눈이 쌓였지
삐꺽 대문 소리가 났지
"아버지"
난 아버지 품으로 뛰어 들어갔지
하얗게 눈 덮힌 아버지가 나를 보고 환한 미소를 지으셨지
아! 소복히 쌓인 내집 작은 마당이
천국이고
극락이고
내 사랑이였어.
지금 늙은 난 꿈에서 깨어 난듯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쥐였다.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갈 수 없는 눈 내리는 날의 향수
그리움이 가슴에 북받혀 올라 내 눈자위가 젖는다.
첫댓글 하나의 눈속에서도 이렇게 아름다운
시어들이 줄줄이 나오는 군요
진정한 시인이요 풍류작가분이십니다
그리움도 미움도 모두 내려놓고
하얀 눈처럼 곱게 살고픈 마음이 보입니다
하늘에서 여기까지 내리는 거리도 측량하시고
상상력이 풍부 하십니다
글 잘 보고 갑니다
차마두님 상상력에 비할 수 없는 저예요
눈을 바라보고 있으니 옛날 생각이 나네요
오래 전 작은 집 마루에 앉아 추운줄도 모르고 생각에 젖어있던 때가...
글 올리는 것도 부끄러운데 칭찬을 해주시니 넘 고맙고 감사한 생각이 듭니다
감사드립니다.
@낭만
추천도 올리고 갑니다^^
어머나 추천도 해주시니
두배 세배 감사합니다.
늘 강건하시어 그림 잘 그려주시고 글도 올려주시기를 바랇니다.
낭만님~
글을 읽으니
낭만님은 영원한 소녀이십니다
툇마루에 앉아 내리는 눈을 보며
온갖 상상의 나래를 폈다는 것
눈이란 무엇인가 하고 궁금해 했던 것
이 모든 것은 소녀의 감성이 아니면 상상도 못 할 일이지요
저도 소년의 마음이 되어 잘 읽고 갑니다
오늘도 건강과 사랑으로 아름다운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존경하는 시인 김정래님
우리가 손녀 소녀였을때 다 이런 상상으로 시간을 보냈겠죠
김정래 시인님께서는 시를 오래전부터 쓰셨으니
세상을 보는 눈이 얼마나 다르셨을까요.
소년의 마음으로 이 졸필을 보셨다니 감사합니다.
처음엔 구연 동화를 하시는 낭만님인가 했네요.
낭만님의 상상 계속 이어 가시기 바랍니다.
예나지나님 오랫만입니다.
맞아요 까페에 들어올 당시 구연동화를 했었지요.
지금은 학교에 나가 여전히 아이들 돌봄 교사로 있지만.
잊지않고 생각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지금도 눈은 아주 예뻐요!!!
송정님 찍은 사진.
오! 정겨운 찬미님 넘 반갑습니다.
오랫만에 뵙습니다.
설날 잘 보내셨지요.
눈은 내리는 모습도 쌓인 모습도 넘 아름다워요
겨울에 이 눈이 없으면 얼마나 삭막할까요.
댓글 감사드리며 늘 건강하시어 즐거운 생활하시기를 바랍니다.
네, 새해 복많이 받으시고 건안 하세요.
소녀적인 감성이 돋보이는 글 입니다.잘 읽었습니다
존경하는 양철북님 요즘도 책 많이 읽으시겠지요.
박학다식하시지만
언제나 절제된 언어로 마음을 그려내시지요.
읽어 주시고 댓글주시는 감사함을.어제나 건강하시어 늘 즐거운 생활하시기를 바랍니다
제 눈에도 눈물 한방울이 동공에서 희석 되어 퍼지네요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그리움의 시간들이 절절 하게 와 닿습니다
늘 건강 하셔요
감성적이시고 고우신 복매님
눈오는 날에는 모두 옛날의 시절로 돌아가지요
아름다운 추억의 길을 더듬습니다.
이런 졸필에 들려주셔서 댓글까지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늘 건강하시어 고운 삶 예쁘게 유지하시기를...
참 낭만스러운 글입니다.
아니지요, 천진난만스런 글이라 해야겠습니다.
건필하십시오^^
존경하는 난석님
늘 힘을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늘 건강하시기를 빕니다
낭만 선배님~
눈이 올때는 소녀의 마음이 되곤합니다.
멋지게 내린눈 창문을 열고 담아보기도 하고
한 줄의 글을 써 보기도 했습니다.
멋지고 행복한 날 되세요.
멋있으신 샛별사랑님
말씀대로 눈이 올때는 소녀의 마음이 되어 옛추억을 더듬지요
눈을 보시고 글도 쓰시고 상상의 나래를 맘껏 펼치시기를 바랍니다
감성풍부한 글 잘 읽고 갑니다
늘 건강 챙기시며 즐거운 나날 되시어요~ 낭만님!
포인님 반갑습니다
이렇게 읽어주시고 댓글도 달아주시니 얼마나 고마운지요
늘 건강하시고 즐거운 나날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눈처럼
깨끗한 한편의 시를 읽습니다.
눈같이 순수한 낭만님
마음을 읽습니다.
낭만님
눈이 내린 아침에
서걱서걱 서러움
가슴도 밟히고
다독다독 추위도
덮혀지고
감사합니다.
곱디 고우신 별꽃님
숲 속 숫눈 위에 산책하시는 별꽃님의 풍경이 그려집니다.
아름다움이죠
늘 힘을 주시고 추임새도 넣어주시는 별꽃님의 고마움을 어찌 말로 표현할까요
늘 감사를 드립니다.
모든 분들이 내린 눈으로 추억을 만들고
회상하나 봅니다
경상도도 어릴적엔 수타 많이 왔는데
고바이길이 많아 미끄러울까봐 덜
내리나 봅니다
유무이님 저 대신 차마두님께서 복주머니를 올리십니다
이 방이 이렇게 정겹게 지내는 방인 것을요
넓고 깊고 견문이 많으신 우무이님께서 이런 졸필에 댓글 달아주시니
얼마나 영광인지 모르겠습니다. 늘 건강하시어 즐겁게 사시기를 바랍니다.
세월의 흐름에 감성 연륜이
늙어 가는것이 아니고
익어가듯이
낭만님의 소녀감성 또한
익어 가는거 같습니다
산촌 님 너무나 좋은 말씀을 해주십니다.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는 말씀만 들어도 기분이 업되는 것 같습니다.
댓글 감사드리며 늘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차마두 정겨운 차마두님
감사하고도 고마우셔라
차마두님의 이런 친절이 이방을 더욱 아름답게 빛을내 주고 계십니다,
늘 건강하시어 그림 많이 그리시고 좋은 글 쓰시기를 바랍니다
참으로 마음이 따뜻해지는 글입니다
마음이 깨끗하지 않으면 쓸 수 없는 시입니다
나는 이런 글을 절대로 쓸 수 없습니다
그래도 눈하면 생각나는 추억이 있습니다
북아현동 한성학교 앞 언덕길에서
열심히 썰매를 타고 대나무스키를 타던 일
그리고 동네에서 동무들과 눈싸움하던 일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그 시절이 생각납니다
깨끗하고 가슴 따뜻해지는 글 잘 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멋진 하루 보내시길 빕니다
청솔님께서 북아현동에서 어린시절을 보내셨다니
웬지 고향 친구를 만난 것같은 정감이 흐릅니다.
전 동대문이 고향이고 전쟁후 왕십리에서 살았어요.
새삼 고향에서 놀던 일이 일맥상통하는 것을 느껴 정겹기 한이 없습니다.
늘 감사드립니다
눈이 내리는 날을
아름답게 표현해 주신
낭만님의 詩聖 에 감사 드립니다.
내 마음, 굳게 닫혀 있다 생각했었는데
낭만님이 꺼내 주시는
정서적인 눈차림에
마음이
호강스럽습니다.
수수님께서는 원래 소설을 즐겨쓰시지 않았나요
전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그런 분의 댓글을 받으니 영광으로 알아 마음이 기쁨니다.
역시 올려주신 댓글의 수준 앞에서 머리를 숙입니다.
감사합니다
눈이 내리면
하얀 세상과 함께 사랑했던
사람과의 데이트 상상
그냥 흰눈이 데이트를 약속하게
만들어 주더군요.
선배님 눈 내리던 날
자신의 내면에서 다시 피어나는
고운 시향에 편하게 머물고 갑니다.
행복은 무한대
아! 청담골님 뵙기만 해도 마음이 즐겁고 좋습니다.
댓글도 어찌 이리 예쁘게 잘 써주시는지요
넘 감사드리며 건강하시어 늘 즐거운 나날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영원한 소녀이시고 감성 풍부하신 낭만 선배님!
내려서 쌓인 눈보다 낭만 선배님의 이 글이 더 순수하고 곱습니다.
어릴 적 저 살던 동네 4.19 도서관의 비탈진 길에서
서울에서는 구하기 힘든 비료 포대를 어떤 친구가 구해와서,
그걸 타고 신나게 놀다가 시끄럽다고 수위 아저씨께 쫓겨나던 기억이 납니다.
똑똑하시고 현명하신 보라수정님께서
댓글을 달아주시니 마음이 너무 기쁨니다.
4.19도서관은 수유리동네인가요?
참 오랫만에 정겨웠던 지나간 시간을 더듬어 봅니다 아름다운 시절이었죠
댓글 감사드리며 늘 건강하십시요
@낭만 4.19도서관은 서대문 로터리 부근,
자유당 시절 실세였던 이기붕의 저택을 허물고 그 자리에 지은 도서관입니다.
낭만 선배님 저를 과찬해주셔서 감사드려요^^
선배님은 어려서부터 감성이 풍부하신 소녀 였군요
지금의 멋진 글들 다
이유가 있군요 풍부한 문학적 소질이 어려서부터 보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