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국에서 두 번째 아침을 맞는다. 오늘은 12시에 로비에서 모이기로 해서 모든 것이 느긋하다. 그래도 7시가 되기 전에 몇몇이 모여서 자전거를 타기로 했다. 규범이가 호실로 전화를 건다. 상균, 광용, 동건, 철교, 규범 그리고 나까지 6명이 모였다. 있으려니 근자와 정순이가 내려왔다.
자전거를 빌리러 갔다. 한 켠에는 선수용 자전거인 듯 좋아 보이는 자전거가 있고, 한 줄에는 그것에 못 미치는 자전거가 있다. 좋은 쪽을 빌리려고 하니 시간당 27링깃(약 8,000원)이란다. 그래서 그냥 범용으로 골랐다. 호텔 구내에서 타면 그냥 타도되는데 밖으로 나가려면 헬멧을 써야 한단다.
그래서 종업원이 헬멧을 구하러 갔는데 5개 밖에 없단다. 할 수 없이 다섯 명만 자전거를 가지고 거리로 나섰다. 가다보니 골프장이다. 골프장을 한 바퀴 돌고 정문을 나서는 데 공원관리원이 물을 뿌리다가 슬며시 지나가는 나에게도 약간의 물방울이 맞게 뿌리며 웃는다. 웃음으로 답을 했다.
기어가 있는 자전거를 타 본지가 오래되어 기어를 어떻게 조작을 하는지 몰라다. 그래서 고개를 올라가는데 헉헉대며 못 올라가고 내려서 끌고 올라갔다. 동건과 철교가 앞 뒷바퀴 기어 조작법을 알려 준다. 조작을 하니 훨씬 자전거 타기가 수월해 진다. 상균은 나와 처지가 같다. 호텔로 돌아와 입구에서 기념으로 한 컷 한다.

(독수리 오형제, 비들기 보고 왔다.)

(골프장에서 한 컷)

(길가에서 한 컷)
아침을 먹고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했다. 은하, 자림, 미자, 정순, 점옥이 수영복을 준비해 왔다. 친구들이 수영복을 입은 모습이 처음이다. 남국이여서 그런지 시간이 느릿느릿 가는 기분이 든다. 유럽의 여인들이 과감한 수영복 차림으로 오간다. 피부가 영 아니다. 유럽의 여인들은 이십 세가 넘으면 피부가 꽝이다. 환갑의 할머니들이 삼십대의 유럽 여인들보다 피부가 좋다.

(오전 8시전 수영장 풍경, 그림이당)

(수영장 풍경 2)

(마음은 소녀, 예뻐요)

(머리를 처박아야지! 들면 어찌하오)

(몸매는 아가시 마음)

(햇빛을 기다리며)

(물이 따땃해요.)
개구쟁이 장희가 상균과 물 먹이기 장난을 한다. 남자들이 함께 미끄럼틀로 갔다. 어린 마음으로 돌아가 미끄럼틀을 탔는데 경사가 너무 완만해서 잘 내려오지를 않는다. 몇몇은 리조트 경내를 돌아 다녔다.
12시에 출발해서 한 시간 정도를 달려 시내에 도착을 했다. 한식당에서 퓨전 한식을 먹었다. 소주는 몇 병 주문하고 텀블러에 담아온 소주와 가져온 소주를 마신다. 술이 한잔 두잔 들어가니 분위기는 순식간에 왁자지껄해 진다.

(맛난 점심 시간, 소주 뚜껑을 돌리고 있는 장희)
버스에 올랐다. 총무가 술잔을 돌리면서 한 잔에 1달러 외친다. 앞에서부터 뒤로 갔다가 뒤에서 앞으로 오면서 수금액이 올랐다. 회장이 30만원 하니 그 뒤로 부터는 한 잔 값이 10달러가 되었다. 이렇게 해서 모인 돈으로 가이드 팁을 주고, 나머지는 제트보트를 타기로 했다. 1인당 비용이 35달러란다. 유원지에 도착을 했다. 제트보트 사장의 설명이 있었다.

(유원지 정문)

(모여 모여서 한 컷)
한번에 12명이 탈 수 있어서 두 조로 나누었다. 1조로 승선을 했다. 새로 들여온 보트라는데 중고 보트이다. 12명의 타서 그런지 무게감이 느껴진다. 보트는 달리다가 갑자기 회전을 한다. 그러면 부딪치는 파도가 하얀 물보라가 되어 사람들에게 돌진해 온다.
안경을 넘어 눈으로 바닷물이 들어오고, 입맛이 짜다. 보트는 더 달려서 바다 입구로 나간다. 바다에는 파도가 있고 파도를 넘을 때 마다 털썩 털썩 보트는 주저앉는다. 우리들의 엉덩이에 그 느낌이 다가와 결국 웃음으로 튀어 나온다.

(1조 승선 완료)

(1조 출발 준비)

(물벼락 맞고 와서 그 모양 그대로)

(제트보트 달리기)

(제트보트 360도 턴하기)
보트타기가 끝난 사람들은 물과 음료수를 마시고 그림그리기 체험을 했다. 그림에 영 서투른 나도 물감을 칠해 보았다. 현지민이 사냥했을 때 쓰던 입으로 부는 화살을 쏘는 곳으로 갔다. 성원과 철교, 용수가 화살을 쏘고 있는데 날아가는 것이 영 시원치 않다. 살펴보니 화살을 대통 앞에다 끼고 부는 것이었다.
그러니 아니 날아갈 수밖에 없다. 내가 시범을 보인다. 과녁에 턱하니 맞으니깐 어떻게 쏘는 것이냐고 묻는다. 가르쳐 준다. 화살을 입술 쪽으로 넣고 쏘아야 한다고, 이번에는 잘 맞춘다. 성원이가 말하기를 영환이가 오면 앞에다 화살을 넣고 쏘라고 하자고 한다. 그런데 기다리는 영환 이는 오지 않고 규범이가 왔다. 성원이가 활 쏘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 화살이 날아가지를 않는다.
사륜모터를 탔다. 기본적인 작동법을 배우고 올랐다. 차체의 묵직함이 느껴진다. 생각만큼 핸들의 컨트롤이 잘 되지 않는다. 특히 고운 모랫길이라 더욱 그런 것 같다. 몇 바퀴타고서 내렸다.

(4륜차 승선)

(상옥, 헬멧 쓰시오)

(성원)

(개구장이 철교)

(동심으로 돌아간 용수)
물위에는 카누와 블롭점프가 있다. 이창명이 했던 프로그램에서 나오는 부표 징검다리 뛰기와 높은 데서 두 사람이 뛰어 내리면 한 사람이 반동으로 튀어 오르는 기구가 있다. 징검다리 뛰기가 잘 되지를 않는다. 한 번씩 징검다리를 뛰다가 물에 빠진다. 나도 빠졌다.

(요 바다가, 카누, 징검다리, 블롭점프가 있어요. 촬영을 못해와서 아쉬워요.)
나란히 앉아서 블롭점프를 할 때 떨어지는 모습을 보고 웃는다. 영환이가 날아올랐다. 떨어지면서 몸이 뒤집혀 얼굴로 물위를 친다. 얼굴 꽤나 아팠을 거다. 그래서 애들은 웃는다. 아니 늙은이들이 웃는다. 상균 이가 날아올랐다. V자로 엉덩이가 물속으로 쏙 들어간다. 잘 떨어 졌다.
자림이가 두 번째 올라갔다. 하늘로 올라간다. 또 올라간다. 자꾸만 올라간다. 남들의 두 배까지 올라갔다가 물속으로 쏙 들어간다. 환호성이 터진다. 뭍으로 나오다가 미자와 함께 타고 있는 카누를 성원과 선우가 흔들어서 뒤집는다. 저 멀리 영환과 점옥 이가 타고 있는 카누를 뒤집으려고 기다리고 있는데 이쪽으로 오지 않고 저 쪽에서 내려서 걸어온다.
날이 어두워질 무렵 낙조 투어에 나섰다. 낮에 제트보트 투어를 갔던 해변이다. 우리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와 있다. 모래밭에 내려서 해가 넘어가기를 기다리며 삼삼오오 사진을 찍는다. 나는 군대에서 삼년을 낙조를 보며 지냈다. 그 때 그 낙조를 비교하면 상대가 되지 않지만 왔으니 바라본다. 많은 무리 중에 멋진 여인이 홀로 사진을 찍는다. 참 멋지다.

(홀로 여행을 즐기는 해변의 여인, 아름다워요)

(落照)

(누굴까요? 상균)

(누굴까요? 동건)

(낙조)

(말레지아의 돈줄, 까스 유전에서 불꽃이 솟아요.)
낙조 투어를 마치고 와서 모래밭에서 저녁을 먹는 중에 군대 이야기가 나왔다. 애기를 하다 보니 상균과 장희가 같은 50사 훈련병 출신이다. 그동안 까맣게 잊고 지냈다 새삼 생각이 났다. 그 때 그 이야기들을 잠시 해 본다.

(맛나게 저녁을 먹는 광용)
날이 어두워져서 반딧불이 투어에 나섰다. 보트에 올랐다. 보트는 가스가 나오는 유전을 지나 바다의 유랑민 바자우족 마을을 지나 맹그로브 숲의 수로에 접어들었다. 어둠속에서 이미 투어를 마친 배가 나온다. 입구에 들어서니 몇 개의 불빛이 보인다. 이때부터 용수의 말문이 트였다. 무엇인가 열심히 설명하고 이야기를 한다. 고요 속에 가이드의 말과 용수의 말이 반딧불이의 불빛을 깨운다.
반딧불이는 그리 많지 않다. 가이드가 이것을 별것 아니란다. 저기 가면 엄청나단다. 꼬불꼬불 갈 때 마다 몇 개의 불빛이 보이니깐 가이드가 이곳은 산소 공장이라고 마음껏 숨을 쉬란다. 불빛이 시원치 않아서 초등하교 교가를 부르자고 해서 함께 힘차게 합창을 했다.
은화가 교가를 잘 부른다. 그래도 막다른 곳에서는 꽤나 많은 반딧불이가 있다. 가이드가 작은 전등을 이리저리 흔들며 깜빡거리며 반딧불이를 부른다. 몇 마리가 보트로 다가온다. 반딧불이는 불빛으로 짝을 찾는다.
반딧불이가 적으니 하늘을 보란다. 하늘에 별들이 있다. 몇몇은 오랜만에 보는 별빛에 눈과 마음이 감탄을 한다. 보트가 접안을 하고 짐이 있는 곳으로 이동하는 도중에 철교의 발가락이 무엇인가 뾰족한 것에 찍혔는지 피가 났다. 철교야 아프겠다. 신발은 앞이 막혀있는 것을 신는 것이 좋겠다.

(밤하늘에 별이 보이나요. 찾아보셔요. 세개를 찾으면 대박)

(수상가옥을 짓고 사는 바자우족 마을의 불빛)
호텔로 돌아와서 저녁을 먹고 9시 반에 다시 413호로 모였다. 용수가 열심히 회식장소로 안온 친구들에게 인터폰을 해서 모은다. 장희네 호실에 가서 먹을 것도 가져 왔다. 몇 번의 “부라보!”가 있고 나서 나는 호실로 돌아 왔다. 다음날 아침에 들으니 너무 시끄럽게 떠들어서 호텔의 자체 보안관이 왔다 갔단다.

(남국의 마지막 밤을 불태우리, 장희)
흥에 겨워서 서로가 러브샷도 했단다. 흥에 못 이겨 장희가 러브샷을 하다가 화산 봉우리를 움켜쥐는 바람에 손바닥이 바람으로 돌아 왔단다. 크, 재미있었겠다. 그럴 줄 알았으며 나도 술을 좀 마실걸 그랬다.
이어서 3, 4회가 이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