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부 조직·인사관리, 촘촘한 설계로 균형 찾아야
올바른 가르침 없는 조직은 결국 무능으로 퇴보
업무 장악하려면 스스로 익히는 노력도 필수
기후부 출범 이후 조직 통합과 업무 재편이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최근 고시 출신 사무관의 안타까운 사망 사건을 계기로 조직문화와 인사관리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 요구가 커지고 있다. 환경부 출신 원로들은 한목소리로 "조직 확대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을 키우는 조직관리"라며 교육·멘토링 체계 구축과 조직 간 균형 있는 융합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신규 직원, 최소 6개월 적응 프로그램 필요
윤종수 환경동우회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신입 직원들이 체계적인 교육 없이 스스로 업무를 익혀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신규 사무관과 주무관을 대상으로 한 적응 프로그램과 분야별 멘토제를 정례화하고 최소 6개월간의 적응기간을 제도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유명수 대한상하수도협회 상근부회장도 "환경 비전공자는 전문 용어조차 익히기 쉽지 않다"며 "특히 기후적응 분야는 기후부에서는 기존 기상청 업무가 이관된 영역으로 기후부 역시 법과 제도, 행정 절차에 대한 경험이 충분하지 않은 초기 단계"라고 진단했다.
그는 "기후부는 기반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성과에만 급급하고 있다"며 "인재를 보호하고 성장시키는 조직문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직관리의 핵심은 과장의 리더십
환경동우회 사무총장을 지낸 한상준 이사는 "업무 추진력과 조직관리 능력을 동시에 갖춘 인재를 키우려면 기초가 튼튼해야 하며 그 중심에는 과장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직과 퇴직 선배들이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경험을 공유하는 문화가 필요하다"며 "환경동우회 역시 조직의 어려움을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는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병성 전 환경동우회장은 "업무를 장악하려면 무엇보다 업무를 정확히 파악하려는 끊임없는 자기 노력이 필요하다"며 "업무를 충분히 이해해야 직원들에게 체계적으로 지시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조직관리 능력도 함께 성장한다"며 "국토교통부 역시 건설과 교통 조직이 융합되는 과정에서 핵심 기능이 교통보다 건설분야 중심으로 조직을 안착시킨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질책보다 칭찬이 조직을 성장시킨다
환경부에서 '가장 닮고 싶은 간부'로 꼽혔던 김동진 한국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 이사장은 과거 공직문화를 회상하며 "초기 공직사회는 매우 엄격했지만 선배들의 조언과 배려 속에서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하며 ”어려운 상관을 만난 동료들은 사표를 가슴에 품고 출근하기도 하고 부서이동을 자원하는등 몸부림 치면서 고난을 타고 넘었다.“고 회상한다.
그는 고위간부로 성장한 후에는 부하직원들에 대해 부하직원의 역량이 조금 모자라도 그의 장점을 찾아 칭찬하는 자세로 소통하는데 역점을 두었다고 말한다.. 멘토역할까지는 못했어도 칭찬과 격려로 업무의 방향을 제시하면 오히려 능력을 십분 발휘한다며 "성과를 높이는 조직은 질책보다 칭찬과 격려를 통해 직원의 장점을 끌어내는 조직"이라며 "과도한 압박은 성과보다 혼란과 조직 피로만 키울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반도체 용수 TF 없이 국가전략사업 성공 어렵다
대한상하수도학회장을 지낸 최승일 박사는 기후부의 조직 운영 방식에 대해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에너지 기능을 통합한 것은 조직 확대라는 점에서 의미 있는 성과지만, 이질적인 조직 간 융합을 위한 세밀한 조직관리가 뒤따르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국가 핵심사업인 반도체 산업용수 공급과 관련해 "물환경정책과, 물관리총괄과, 수자원개발과, 하천계획과, 물재해대응과, 하천안전팀, 수질수생태과, 생활하수과, 물이용정책과, 수도기획과, 토양지하수과, 물산업협력과 등 물관리 전 분야의 전문가를 참여시키는 TF를 운영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처럼 수도기획과 중심의 대응만으로는 국가 전략사업을 감당하기 어렵다"며 "업무가 개인의 한계를 넘어서면 정책 설계와 실행력 모두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같은 조직운영은 대통령의 정책방향에도 제대로 순응하지 못해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어렵다.”고 경고하고 있다.
호남 반도체 성공 열쇠는 물관리
김동환 환경국제전략연구소 환경경영학 박사는 호남권 반도체 산업을 물산업 도약의 기회로 평가했다.
그는 "장흥댐, 동복댐, 주암댐, 나주호 등을 활용한 산업용수 공급체계가 안정적으로 구축된다면 초순수와 정수처리 산업까지 연계되는 새로운 물산업 르네상스를 열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전남지역의 반복되는 가뭄, 농업용수 활용 문제, 동복댐 증고에 따른 주민 수용성과 환경영향평가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한 대응 전략으로 ▲공급원 다변화 ▲물 재이용 확대 ▲장기 물관리계획 수립 ▲주민과의 협력 ▲스마트 물관리 ▲물 사용량 최적화를 제시했다.
이를 기점으로 물관리에 대한 산업용수, 생활용수 요금의 정상화와 조류문제와 보 개방에 대한 방향전환도 불가피하다.
또 "환경부가 과거 보사부와 건설부 기능을 통합하면서 충분한 융합 과정을 거쳤던 경험을 되살려야 한다"며 "현재는 에너지 분야 인력이 대거 유입되면서 기존 환경 분야가 상대적으로 위축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기후부노조를 비롯하여 조직의 내, 외부의 시각은 환경분야가 소외되고 7-80%가 에너지분야로의 쏠림으로 균형이 깨져 조직 전체에 의욕을 상실시키는 염려가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상사는 가르칠 의무가 있다
문정호 전 환경부 차관은 저서 『공직의 발견』에서 신입 공무원에게 "조직 안에서 업무를 가장 잘 아는 사람에게 배우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며 "배우는 데 그치지 말고 더 나은 방법을 고민해야 진정한 성장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동시에 관리자의 역할에 대해서는 "회의는 최소화하고 지시는 구체적이고 명확해야 한다"며 "직원을 꾸짖기만 하고 무엇을 어떻게 고쳐야 하는지 알려주지 않는 것은 관리자의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관리자는 부하 직원을 교육시킬 책무가 있으며, 상사가 제대로 알지 못한 채 호통만 치거나 올바르게 가르치지 않는다면 그 조직은 결국 한심하고 무능력한 조직으로 퇴보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 전문가들이 제시한 기후부 조직 혁신 과제
신입 공무원 6개월 적응 프로그램 및 멘토제 정례화
과장 중심의 현장형 리더십 강화
환경·에너지 조직 간 균형 있는 인사 운영
반도체 용수 전담 범부서 TF 구성
퇴직 선배와 현직 공무원의 지식 공유 체계 구축
성과 중심보다 교육과 소통 중심의 조직문화 정착
(환경경영신문 https://ionestop.kr// 김동환 환경국제전략연구소장, 환경경영학박사, 시인, 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