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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 “일본 선의 의존한 검토 결과” 비판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향후 일정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국희 위원장, 박구연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방문규 국무조정실장,박성훈 해양수산부 차관, 오영주 외교부2차관, 권오상 식약청장.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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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7일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의 안전성을 검토한 결과 “도쿄전력의 오염수 처리 계획이 계획대로 지켜진다면 배출 기준과 목표치에 적합하며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 국제 기준에 부합한다”고 발표했다. 환경단체 쪽에선 “제대로 된 자체 검증도 없이 도쿄전력이 잘 할 것이라는 선의에 의존한 검토 결과”라며 “후쿠시마 오염수 투기에 사실상 찬성하는 발표를 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방문규 국무조정실장과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한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정부 일일브리핑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 계획에 대한 과학기술적 검토 결과’를 발표했다.
방 실장은 “정부가 지금까지 제시된 일본 측의 오염수 처리 계획을 검토한 결과, 일본의 계획은 방사성 물질의 총농도가 해양 배출 기준을 충족하며, 삼중수소의 경우는 더 낮은 수준의 목표치를 달성함으로써 국제원자력기구 등 국제 기준에 부합함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이번 결과는) 도쿄전력의 처리계획이 계획대로 준수됐다는 전제하에서 검토된 것”이라며 “향후 일본이 최종적인 방류 계획을 어떤 내용으로 확정하는지 확인하고 그 계획의 적절성과 이행 가능성 등을 확인해야 최종적인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올여름 방류를 추진하고 있는데, “일본 측 처리 계획에 변동이 있다면 추가 검토도 실시”해, 최종적으로 방류에 대한 찬반 입장을 정하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 계획에 대한 과학기술적 검토 결과’를 공개한 7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한 상인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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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이날 공개한 보고서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킨스)이 2021년 8월부터 실시한 오염수 방류 안전성 검토 결과와 지난 5월 일본 현장 시찰을 통해 확인한 내용까지 종합한 것이다.
보고서는 △오염수 내 방사성 핵종 정화능력(다핵종제거시설) △삼중수소 희석 충분성 △설비고장 등 이상 상황 시 조치 및 대처 능력 △오염수 최종 저장탱크인 K(케이)-4 탱크에서 방출 후 해역모니터링까지 단계별 방사능 측정·감시의 적절성 △핵종 농도 측정의 신뢰성 △방사선 영향평가의 적절성 등 6개 가지 주요 항목별 평가를 담고 있다.
원안위는 보고서에서 오염수 속 방사능 물질을 걸러낼 핵심 설비인 다핵종제거설비(ALPS·알프스)의 성능과 관련해 “흡착재가 적정 시기에 교체되고 안정화하면서 2019년 중반 이후 핵종별로 배출 기준 이내로 정화되는 것을 확인했다”며 “설비 고장 시 적절한 후속 조치가 수행됐음을 확인했고, 흡착재 교체나 점검이 적기에 된다면 성능은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알프스를 거치고 난 오염수는 탱크에 저장이 되는데 그 탱크에서 최종적으로 농도를 분석하고 확인을 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알프스가 고장 나더라도 해양 방출이 바로 이루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다”고도 했다.
또 알프스가 제거하지 못하는 핵종인 삼중수소에 대해선 “해수로 충분히 희석해 농도가 배출 목표치인 리터당 1500베크렐(㏃)에 적합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도 했다.
특히 일본의 오염수 방출이 국내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선 “우리 해역에 미치는 영향은 유의미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했다”고 했다. 도쿄전력이 수행한 방사선환경영향평가에 대한 분석과 킨스와 해양과학기술원의 시뮬레이션 결과 방류된 오염수가 우리 해역에 유입돼 영향을 미치는 시기는 4∼5년 뒤에서 길면 10년 뒤이고, 삼중수소 등 방사능 영향은 국내 해역 평균 농도의 10만분의 1 미만이라는 설명이다.
정부의 검토 결과는 지난 4일 발표된 국제원자력기구의 최종 보고서 내용과 사실상 같다. 정부는 이를 의식한 듯 “과학기술적 검토 과정에서 도출된 기술적 보완사항을 일본 측에 권고하겠다”고 밝혔다. 알프스의 크로스플로 필터 고장이 반복된다는 지적을 근거로 관련 설비의 점검주기를 단축하라는 것이 권고에 포함됐다. 또 해양 방류 뒤 실제 오염수 배출량을 토대로 주민 피폭 선량 평가를 수행하는 등 방사선환경영향 평가를 재수행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도 담겼다. 여기서 ‘주민’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인근 주민을 의미하는 것으로, 국내 환경에 끼칠 영향에 대한 평가를 포함한 것은 아니다.
정부는 또 일본이 오염수 방류를 시작하면 오염수 방류 전·중·후 핵종 농도 측정값과 연간 삼중수소 누적 방출량 등을 확보·분석해 일본이 애초 밝힌 계획에 맞게 방류를 진행하는지 확인하는 등 과학·기술적 검토 작업도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오염수 방류 관련 이상 상황 발생시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NRA)와 신속히 상황을 공유하는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의 후쿠시마 핵오염수 바다방류에 반대하며 11일째 단식 농성 중인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운데)가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 농성장을 찾은 오츠바키 류코 일본 사회민주당 참의원(오른쪽)과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왼쪽은 강은미 정의당 의원.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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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환경단체 쪽에서는 정부의 이번 검토 결과가 사실상 도쿄전력이 제공한 자료를 확인하는 선에서 그쳐, 장기적인 생물학적 영향에 대한 평가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정부는 우리 해역에 미치는 영향은 유의미하지 않다고 발표했지만 이 역시 도쿄전력의 계획과 자료에만 근거한 섣부른 결론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며 “우리 정부는 국민의 안전과 우리 바다 그리고 인류 공동의 자산인 태평양을 보호하기 위한 관점에서 이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장마리 그린피스 캠페이너도 “(이번 보고서는) 기술적인 평가를 진행하지 않고, 도쿄전력이 알프스에 대해 보고한 내용을 검토한 것일 뿐”이라며 “도쿄전력은 오직 3종의 생물(도다리·전복·미역)만 알프스 처리 뒤 오염수에서 생육했는데, 이런 방식으로는 30년 이상 방사성 물질이 농축됐을 때의 영향을 평가할 수 없을 뿐더러, 수많은 전체 해양 생물종에 미칠 영향을 평가하는 근거가 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