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이 길에서 나부끼는 억새와 갈대를 자주 봅니다
나약하게 보이지만 결코 약하지 않는 삶의 몸짓을 보는 것입니다
어제 '수업명인'으로 불리는 그 여선생님은 자기 수업을 부끄럽다고 하셨습니다
지켜본 이들은 그게 아니라고 고개 저으며 끄덕였습니다
반성할 줄 아는 수업이 정말 제대로 된 수업임을 지켜본 우리들은 알았습니다
산다는 것-
조용히 속울음을 우는 것임을 진작에 알았더라면
누구나 좋은 가르침을 베푸는 교사가 될 수 있었을 터인데....
문득 언젠가 지켜본 화왕산 갈대숲 태우기가 생각납니다
더욱 무성한 탄생을 위해 저지르는 인간의 만행이었음에도
그냥 활활 마지막 목숨을 불사르고 있었거든요
그 뜨거움에 목이 메고 눈물도 솟구치더군요
........파스칼이 그랬다던가요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