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의 청명한 기운을 담아 7천개의 손벽돌로 지은 한옥
흙집의 인기는 꾸준하다. 건축비가 다소 높고, 관리가 어렵다는 단점을 충분히 상쇄하고 남는 매력 때문이다. 자연과 가장 가까운 쾌적한 주거 환경, 건강이 최우선인 이들에게 이보다 더 큰 가치가 어디 있을까.
HOUSE PLAN
대지위치 경기도 여주군
대지면적 534.00㎡(161평)
건물규모 지상 1층
건축면적 125.17㎡(38평)
연면적 114.21㎡(35평)
건폐율 23.44%
용적률 22.44%
주차대수 1.3대
최고높이 6.65m
공법 기초 콘크리트 기법(지하 1m, 지상 40㎝)
구조재 손벽돌
지붕재 삼승각, 루버, 둥근서까래(12자 350개), 타이벡, 흙반죽 30㎝ 도포
외벽마감재 내외벽 줄눈 마감
창호재 이중창
시공 인토문화연구소 031-886-7806 www.intocom.kr
건축비 3.3㎡(1평) 당 650만원(인테리어 공사 제외)
(기둥과 보는 수입산 목재로, 서까래와 루버는 국산 낙엽송을 사용했다. 웅장한 지붕은 어마어마한 중량을 가졌지만, 손벽돌은 압축강도가 높아 그 하중을 단단히 잡아준다)
6년 전, 서상옥 씨는 갑작스러운 암 선고를 받았다. 60대 초반의 나이에 정신없이 치료를 마치고 나니 당장 한 몸 편히 쉴 요양처가 절실했다. 빡빡한 도시 생활을 뒤로 하고. 그렇게 3년 전 경기도 여주로 떠나왔다.
가족들은 본가에 두고 홀로 농가에서 1년을 보냈다. 집 뒤편으로 남한강 길을 산책하고 마을 사람들에게 작은 전을 얻어 농사도 시작했다. 그동안 건강은 몰라보게 좋아졌다. 결국 지난해 본격적인 여주살이를 결심하고 집짓기에 나섰다.
“구옥인데 100㎡가 넘었으니 제법 큰 편이었죠. 철거하는 데만 몇 대 트럭이 나갔고, 슬레이트 지붕 철거도 180여만원 들었어요. 집은 큰데, 등기가 없는 무허가라 지자체가 주는 지붕 교체비도 받지 못했거든요.”
집이 휑하니 사라진 터는 흙으로 채워졌다. 집터가 도로보다 낮아, 비만 오면 마당에 물이 차 곤란했던 터다. 25톤 차 17대, 15톤 차 30대의 어마어마한 양의 흙이었다. 살아보고 짓는 집이니 이런 예방을 미리 할 수 있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그사이 집 옆 도랑은 여주군에서 무상으로 공사해 줬고, 마당은 축대까지 쌓아 단단한 터가 완성됐다.
건강을 위해 택한 귀촌행이었기에, 자연스럽게 관심은 흙집으로 쏠렸다. 마침 마을 인근에 흙벽돌을 만드는 인토문화연구소가 있어, 자주 들러 궁금한 부분을 묻고 상의했다.
“시멘트가 전혀 첨가되지 않은 흙벽돌은 거의 없어요. 아마 우리집 손벽돌이 전국에서 유일무이하게 짚과 흙으로만 만든 제품일 겁니다. 기계로 찍은 것 같은 반듯한 느낌은 없지만, 흙집이니 어쩌면 이런 모습이 더 어울리는 것 같아요.”
(막내딸이 담양에서 들렀던 찻집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책장. 손벽돌과 목재판으로 만든 책장은 흙집에 가장 잘 어울리는 풍경이다)
공법을 결정하고 나서, 가족들과 모여 집을 스케치했다. 마침 서씨의 막내딸은 전통 문화와 공예품에 관심이 많아 소박한 찻집을 꿈꾸고 있었다. 나중에 찻집으로 개조해도 무난할 ‘ㄱ’자 형태의 남향 디자인이 완성되었
좌) 현관은 육중한 나무로 현장에서 제작했다. 대신 내부에 여닫이문을 내어 단열을 꾀했다. 내부문은 한옥 문살에 한지를 입힌 미닫이로 만들었다.
우) 도로에서 본 주택의 입면. 터보다 한층 돋운 기초에 석축을 쌓은 모습이다.
시공은 인토문화연구소에서 직접 맡았다. 콘크리트 기초를 140㎝ 두께로 하고, 그 위에 EPS 단열재를 시공했다. 벽체는 손벽돌을 두 겹으로 쌓되, 공기층을 없애고 서로 메지를 엇나가게 정렬해 새는 열을 잡았다. 시공을 맡은 박영선 소장은 “손벽돌 자체가 모공을 갖고 있어 결로나 성에가 끼지 않고, 축열 성능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지붕은 전통 목구조 공법을 그대로 따랐다. 대들보와 서까래를 올리고, 밖으로는 흙을 30㎝ 두께로 얹고 기와로 마감했다. 한 여름에는 복사열을 차단해 실내가 시원하고, 겨울에도 축열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 이번 겨울을 처음 나면서, 가족들은 손벽돌집에 다시 한 번 신뢰를 가졌다.
(날렵하게 끝을 올린 처마선은 유명한 대목수의 솜씨다)
“온도를 한 번 올리기는 쉽지 않지만, 한 번 올라가면 그 열이 오래 가요. 건강을 생각해 적정 온도로 맞춰놓고, 보일러는 저녁나절 한 번만 가동하죠. 그래도 다음날 아침이면 1℃ 정도만 내려가 있어요. 내년에는 화목난로를 두어, 난방비를 더욱 줄여볼까 생각해요.”
본가에 있는 가족들도 주말이면 자주 이곳에 모인다. 전통 찻집을 염두 해 만든 사랑방에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운다.
건강도 찾고 가족간 행복도 나누는 집. 서상옥 씨의 전원생활은 이제 흙집으로 더욱 공고해졌다.
INTERIOR SOURCES
바닥재 강화마루
욕실 및 주방 타일 국산
수전 등 욕실기기 국산
주방 가구 일반 주방가구
조명 일반 조명
현관문 옛날 한옥대문
방문 한지격자문
붙박이장 황토벽돌
데크재 더글러스, 오일스테인
인토문화연구소 경기도 여주 매룡리에 위치한 황토손벽돌 전문업체로 4만여㎡ 부지에 청정 황토를 주 원료로 전통 재래식의 제조법에 따라 벽돌을 만들어 낸다. 우리 고유의 방식을 되살려 옻 추출액과 볏짚 발효 잿물을 황토 반죽액으로 활용한다. 손벽돌 외에도 흙집에 필요한 웬만한 자재들은 모두 마련해 두고 있다.
토지사랑 http://cafe.daum.net/tozisarang/
추천부탁드립니다 .
첫댓글 훍집 지으려면 공이 엄청 들어가던데 넘멋지게 지으셨네요
부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