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본 메세지] ---------------------
완결이네요!
기분 너무 좋습니다!
단비란 이름은..아따아따에서 따 왔습니다.
헤헤...
지금까지 주욱 봐주신 분들...너무너무 감사드립니다.
지금 그 분들 집으로 찾아가서 절이라도 하고싶습니다.
많은 관심 주셔서 감사하구요!
항상 복이 긷들길 기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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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마사들의 애완동물..(4) 완결!
그 날 이후 박신부는 팔뚝에 붕대를 하고 다녀야했다.
하지만 박신부는 그것에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았고,
오히려 그렇게 만든 단비를 더욱 예뻐했다.
그 후로 몇 주 동안은 아무 일 없이 잠잠했다.
단비도 사건을 일으키지 않았고, 아라 또한
특별한 일이 없는 이상은 퇴마사들의 아지트에
오지 않았다. 아마 단비 때문인 듯 하다.
그렇게 하루하루 지나면서
반년이 지났다.
이젠 단비도 완전히 퇴마사들과 있는 게 익숙해져
모두에게 스스럼없이 대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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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아침,
현암은 아침부터 기분이 너무 좋았다.
꿈자리가 좋았기 때문이다.
무슨 꿈인지는 생각나지 않았지만 왠지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았다.
현암은 그렇게 흥얼흥얼거리며 거실로 내려와 보았다.
새벽 3시 반..아직 이른 새벽이지만 현암은 항상 이 시간에 일어난다.
등산을 갔다와야 하기 때문이다.
따끈한 아침밥을 기대하면서 내려와 본 현암은 실망했다.
승희가 밥을 지어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뭐야! 밥을 해놓지 않으면 난 어떻게 밥을 먹으란 말이야."
승희는 아직 깨지 않은 듯 집안은 무서울 정도로 조용했고,
빛 하나 들지 않는 암흑이었다.
현암은 으스스하기도 해서 무심코 단비를 불러보았다.
"단비야! 음...단비야...어딨니? 단비야..너라도 일어나야지! 단비...야...?"
승희가 깨우지 않아도 단비는 항상 이 시간에 일어났었는데..
자는 건가...?
현암은 의아한 마음에 거실 형광등을 켜보았다.
그 동시에 단비의 집을 보았으나 단비는 보이지 않았다.
'음..? 승희가 데려가서 자는 건가?'
현암은 승희가 데려가서 자는 줄 알고 승희를 불렀다.
순간 현암은 살짝 열려있는 문을 보고 불안한 생각이 스쳤지만
애써 그런 생각을 지우고 말했다.
"승희야! 일어나봐! 어서 단비 데리고 나와서
밥 좀 줘!"
잠시 후, 승희가 일어나서 소리쳤다.
"왜 한참 좋은 꿈 꾸고 자고있는데 부르는 거야!"
그러면서 승희가 나와 부엌으로 가서 밥을 짓기 시작했다.
뭐라고 궁시렁 거리는 말과 함께..
"승희야. 단비는 자는거야? 왜 같이 안나와?"
"무슨...소리야? 단비는 저기서....어? 왜 없지?
신부님! 준후야! 어서 나와요!"
승희는 당황한 듯 쌀을 씻다가 놀라서 박신부와 준후를 불렀다.
둘도 부스스하게 나와선 밥부터 찾았다.
"승희야. 밥 벌써 된거니?"
"누나...평소보다 빠른데....밥 벌써 된거에요?"
그러자 승희가 답답한 듯 빠르게 말했다.
"준후하고 신부님...단비 데리고 잔거에요?"
"응? 누나..무슨 말이에요! 단비는 자기 집에서 자고..어? 없다..."
"승희야. 단비가 어디로 간 거지?"
박신부와 준후도 놀라서 서로를 쳐다보았다.
한참 말없이 서로를 쳐다보던 퇴마사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집안을 뒤지기 시작했다.
단비는 6개월이나 되었지만 그리 많이 자라지 않아
어느곳에 숨어있을지 모르는 일이어서 퇴마사들은
구석구석을 뒤지며 단비를 찾아야했다.
결국 단비는 보이지 않았다.
동이 트고 날이 밝아올 때까지 퇴마사들은
포기하지 않고 단비를 찾았지만 결국 찾지 못했다.
"아까 현관문이 조금 열려있었잖아요..? 거기로 나간건 아닐까요?"
상심에 젖어 아무 말도 하지않고있는 퇴마사들 중에서
현암은 조심스럽게 말을 했다.
"현암 군! 그걸 왜 지금 말하는 거야! 그럼..가출한..거야...?"
승희가 악을 쓰다가 점점 말을 더듬듯이 말했다.
"그럴리가요...혹시...납치당한 게 아닐까요?"
준후가 살짝 말머리를 돌리려했지만 준후 자신의 생각에도
준후의 발언은 억측이었다.
모두 단비가 가출했다는 사실을 믿기는 싫었지만
엄연한 사실이었다.
"밖으로 뛰쳐나가고 싶어하는건 어쩔 수 없는 고양이의 본능이지.
단비의 경우도 어쩔 수 없었을거야. 걱정들 말게.
단비는 언젠가 우리가 생각나면 올거야. 그러니 너무
상심들 하지 말아."
박신부는 애써 이 사실을 받아들이려 말한 것이지만
그 말을 한 박신부도 사실을 인정하기 싫었다.
그 반년이란 짧은 세월동안
끊을 수 없는 정이 들어버린 것이다.
......
그 후, 2개월 가까이 시간이 지났지만 퇴마사들은 단비를 잊지 못했다.
자다가도 고양이 소리만 들리면 깨서 나가 확인해 보았고
승희는 처음엔 충격을 받아 마구 울기도 했지만
현재는 충격은 많이 이겨낸 듯 했지만
단비나 고양이 얘기만 나오면 흠칫흠칫 하곤 했다.
아라는 오히려 좋아했지만 퇴마사들은 그런 아라를
씁쓸하게 쳐다보았고 그럴때면 아라는 고개를
푹 숙이곤 했다.
아라도 그동안 미운정이 많이 쌓였기 때문일 것이다.
단비가 집을 나간지 2개월 남짓,
이제 퇴마사들은 단비를 기다렸다.
언젠간 오리라 생각하며..
거실에는 여전히 아담한 빨간 집이 놓여있었고,
승희는 매일 아침마다 사료를 갈아넣어주었다.
단비가 올 시에 단비가 머무를 수 있게 해주기 위함이다.
오늘도 승희는 단비의 사료를 갈아주려고 거실의
불을 켰다.
단비가 그 아담한 빨간 집에 얌전히 앉아 있길 기원하며..
"앗!"
승희는 불이 켜지는 순간 자신의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다, 단비니? 정말 단비...니..? 단비야! 정말 단비구나!"
승희는 기뻐서 어쩔 줄을 몰랐다.
정말 단비가 그 자리에 예전과 같은 자세로 앉아서
승희를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다.
승희는 눈물을 그렁그렁 단 채 단비에게 달려갔다.
"아...단비야...와줬구나..기다렸어! 올 줄 알았다구!"
"야옹!"
단비는 2개월 전보다 조금 더 컸다.
단비를 처음 만난 때보다는 컸지만 보통 고양이들에
비해서는 너무나 작아 보였다.
그러고보니 배가 불룩하게 불러있었다.
하지만 승희는 그런 것은 아무 상관 없었다.
단비가 왔다는 사실만이 너무나도 기뻣다.
다른 사람들은 승희의 목소리에 그리고 단비의
가냘픈 울음소리에 깨어 나와보곤
경악을 금치 못했다.
"단비야!!"
박신부가 먼저 외쳤다.
그러자 준후가 힐기보법을 썼는지 순식간에
단비에게 달려갔다.
"왔구나...단비야....고맙다...올 줄 알았어.."
몇 시간 동안 퇴마사들과 단비는 재회의 기쁨을 나누었다.
"저기요...신부님..현암형, 승희누나...단비...배가 좀 불렀는데요?"
먼저 말을 한 건 준후였다.
그러자 승희가 걱정스러운 듯 아까의 웃음을 싹 지우고
얘기했다.
"배에 물이 찬 걸까요? 배에 물이 차면 배가 부른다던데...
거의 100%는 죽는데요..."
"재수없는 소리마!"
현암이 부정했다.
퇴마사들은 상의 끝에 단비를 동물병원에 데려가보기로했다.
이번엔 전처럼 동물병원 가는 걸 회피하는 사람이 없어서
4명이 다 몰려갔다.
수의사는 참 난처했다.
이른 아침부터 우르르 몰려온 4명의 손님은
성묘(成猫)가 다 되었지만 아직 한참 어려보이는 고양이
한 마리를 들고 수의사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사람들 왜 이렇게 심각해? 내가 더 무섭네....'
수의사는 이유없이 쭈뼛쭈뼛거리며 얘기했다.
"단비가...가출 했던건....아마 발정기가 왔기 때문이었을 거에요.
수컷을 만나러 나갔다가 돌아온 게지요. 갔다가 얻어온게 있네요."
"무슨...병이라도 옮아 왔나요...? 그럼 안되는데..."
수의사는 일행 중 여자가 울 듯이 자신을쳐다보자
당황했다.
"병....이라뇨...병엔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럼요...?"
일행 중 매우 젊고 앳된 끼가 남아있는 청년이 말했다.
수의사는 잠시 챠트를 보더니 활짝 웃으며 말했다.
"임신입니다! 축하드립니다. 오늘 내일이면 예쁜 새끼고양이를
볼 수 있을 겁니다!"
그 예상치도 못했던 수의사의 말에 퇴마사들은 정신이
나갈 듯한 충격을 받았다.
잠시동안 멍한 얼굴로 수의사를 바라보던 퇴마사들은
삽시간에 표정이 환해졌다.
"정말이에요? 정말이죠? 우리 단비 정말 임신한거에요?
정말요?"
승희가 못믿겠다는 듯 계속 반복해서 묻자
수의사는 다시 대 못을 박는 듯이 얘기했다.
"예! 임신 확실합니다! 단비와 아이들 모두 건강합니다!"
집에 온 퇴마사들은 연신 단비를 보며 실실 웃어댔다.
"신부님...히히...단비가 정말 임신했대요..단비가..히히.."
준후가 단비를 안고선 싱글벙글 웃으면서 박신부에게
말했다.
"그래. 단비가 엄마가 되는구나! 하하하!"
박신부도 기분이 좋은 듯 연신 하하하를 연발했다.
정작 임신을 한 단비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 갸웃 거리며 준후의 손에서 준후를 쳐다보았다.
"야 이녀석아! 뭐가 그렇게 신기해! 네가 엄마가 되는 거야!
엄마!!"
현암이 단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얘기했다.
어제 밤까지만 해도 시무룩하게 젖어있던
퇴마사들의 모습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이 환했다.
단비가 돌아온 것만 해도 기쁜데 아이들까지 볼 수 있다니..
"단비야! 예쁜 아이 낳아야 한다!"
승희역시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날 밤까지도 퇴마사들의 아지트엔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단비야! 잘 잤니?"
"야옹~"
"야오옹...."
"끼야옹~"
승희는 의아했다.
단비를 불렀는데 동시에 3개의 울음소리가 들린 것이다.
하나의 울음소리는 단비가 확실한데
나머지 울음소리는 훨씬 가녀리고 작게들렸다.
승희가 궁금해하며 불을 켜자 그녀는 어제 새벽에
못지않게 놀랐다.
"시,신부님!! 준후야!! 현암군!!!"
승희는 급히 나머지 셋을 불렀다.
셋 역시 부스스하게 어제처럼 나왔지만 왠지
승희의 목소리에 무언가 있다는 기대감이 들어
재빨리 나와 보았다.
"어!"
"앗!"
"뭐....?"
셋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소리를 지르며
단비의 집으로 달려갔다.
"야옹~"
"야옹~"
새끼 고양이들이었다.
간밤에 단비가 새끼를 낳았나보다.
두 마리씩이나 낳은 것 같았다.
"세상에..."
오늘 쯤이면 아이를 볼 수 있을 거란 수의사의 말을 들었지만
지금 이 상황이 퇴마사들에게는 전혀 믿기지 않았다.
꿈만 같았다.
"후후..후후...단비가 정말 새끼를 낳았어요.."
"하하!!하하!! 단비야!! 정말 고맙다!!"
현암과 승희는 웃고는 있었지만 눈에 눈물이 글썽글썽했다.
퇴마사들이 보기에 단비는 혼자서 새끼들을 낳고서도 매우 건강해보였다.
새끼 고양이들 또한 매우 건강해 보였다.
'정말 고맙다..단비야..이렇게 건강해 줘서 고맙구...이렇게 예쁜 아이들을 낳아줘서 고마워..사랑해..단비야..'
승희의 생각이었지만 다른 퇴마사들도 그 마음은 똑같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