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본인 소개를 해달라. A. 거의 10년 동안 합법적으로 인가받은 도축장에서 일했다. 작년 가을에 그만둬서 현재는 도축업이 아닌 다른 일을 한다.
Q. 왜 도축장 일을 그만두게 됐나? A. 일하던 도축장은 소, 돼지를 도축하는 곳이었다. 그곳에서 소가 죽기 직전에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면 마음이 좋지 않아 ‘그만두어야지’ 생각은 하고 있었다. 그러다 우연히 길거리에서 축산 동물을 도축하는 영상과 사진을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보여주며 알리는 시위를 보게 됐다. 마음이 안 좋아서 ‘다른 일이나 하자’ 마음을 먹고 그만두게 됐다.
Q. 거리 시위에서 보여주는 자료는 외국의 도축장 자료이다. 한국과 비슷한가? A. 거의 비슷하다. 예전에는 망치 등을 이용해 때려잡는 방법(*타격법)이었지만 요즘에는 총(*전기도살법)을 사용한다. 국내 자료를 위해 찍어보려고 시도한 적이 있지만, 도축장에 일하러 들어갈 때 칼 외에는 개인용품을 소지하고 들어갈 수 없어서 영상을 찍지는 못했다. 국내 영상은 없지만, 경험상 외국 사례와 우리나라 도축장 환경은 거의 90% 이상 비슷하다.
Q. 도축 과정에 대해 더 자세히 설명해달라. A. 전에 일하던 곳은 전살법으로 도축을 했기 때문에 가스를 이용한 방법은 본 적이 없다. 일했던 곳을 기준으로 이야기하자면 전살(전기도살)을 하는 틀이 있고, 사람이 한 명 들어가서 죽인다. 죽이고 나면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이동하고, 그렇게 쭉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형식이다. 외국 영상에 나온 것처럼 우리나라 도축장에도 동물이 움직일 수 없게 몸을 꽉 잡아주는 틀이 있다. 동물을 고정하고 동물의 머리 쪽에 총을 대고 쏜다. 그때 동물들이 공포를 느끼고 있다는 것을 많이 느낀다. 도축 전에 우는 소들이 있다. 이제 죽는구나 포기하고 꼼짝없이 눈물만 흘리는 거다.
Q. 전기로 기절시킬 때 의식이 한번에 소실되지 않는 경우도 있나? A. 돼지는 거의 한 번에 의식이 소실되는 편이다. 하지만 소는, 특히 수소는 한 번에 의식 소실이 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땐 한 번 더 쏘기도 하지만, 그냥 (발목에 쇄클을 채워) 올라가는 경우도 있다. 한 번에 의식소실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 의식이 100% 있는 것은 아니고 대략 30% 정도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런 경우 대충 어림잡아 10마리 중 1마리 정도 꼴이다.
Q. 도축 과정에서 동물의 고통을 최소화하려는 편인가? A. 도축장은 동물보다는 도축업자의 안전 위주로 돌아간다. 흥분한 소는 뒷발질도 하고 머리로도 받기 때문에 사람이 크게 다칠 수 있다. 동물을 몰 때 보통 판자를 이용하지만, 가끔 소꼬리를 휘어잡기도 하고, 몽둥이를 들고 때리며 몰아야 할 때도 있었다.
Q. 도망가는 동물은 없나? A. 1년에 1~2마리꼴로 도축장에 도착해서 뛰쳐나가는 소가 있다. 소들도 사람처럼 차를 처음 타면 멀미를 한다. 멀미한 소들이 침이며 코를 흘리고 있다가 갑자기 멈추는 차에서 도망치듯 뛰쳐나간다. 돼지는 상대적으로 소보다 편하다. 몰면 모는 대로 간다.
Q. 앞선 동물이 죽는 것을 계류하는 동물이 볼 수 있나? A. 볼 수 있다. 칸막이가 있긴 있는데, 안을 들여다볼 수 있어 다 보인다. 총소리도 다 들린다. 보거나 듣지 않고도, 동물들은 도축장 입구에서부터 피 냄새를 맡고 죽는다는 것을 다 아는 것 같다.
Q. 외국 영상을 보면 컨베이어 벨트에서 벗어난 다친 동물이 도축장을 배회하는 경우가 있던데, 실제로 어떤가? A. 도축장 안에서 다치는 경우는 거의 없었고 운반 도중에 차가 급정거를 하거나 넘어져서 다리가 부러져서 들어오는 동물이 가끔 있다. 다리가 부러졌어도 어차피 도축 될 동물이니까 그냥 사람이 강제로 끌고 들어간다.
Q. 일했던 도축장에서는 하루에 몇 마리나 도축했나? A. 도축장에서 식당을 운영했기 때문에 하루 물량은 정해져 있었다. 대기업과 거래된 도축장은 아니었고, 개인 정육점에서 도축해달라는 의뢰가 있다. 하루 평균 소 10마리, 돼지 30~40마리 정도 잡았다. 시즌마다 물량이 다른데 알다시피 명절 전에는 도축을 많이 한다.
Q. 도축 속도는 어떤가? A. 돼지 1마리 해체하는데 30분이면 다 끝난다. 소는 40~50분, 최대 1시간 정도 걸린다. 기계화됐기 때문에 지금은 컨베이어 벨트를 이용하여 운반이 편해졌다. 옛날에는 돼지 100kg 정도, 소는 몇백 kg를 사람들이 직접 다 들어 옮겼기 때문에 많이 다쳤다. 기계화되고 나서는 컨베이어 벨트에 사람이 딸려가 다치거나 미끄러져서 다치는 경우가 생긴다.
Q. 도축한 후 발생하는 부산물은 어떻게 되는가? A. 도축장에서 운영하는 식당에서 판매한다. 또는 육가공 업체로 다 간다. 남은 가죽은 가죽가공업체로 들어간다. 사실상 오물 빼고 다 이용되고, 오물은 정화시설에서 처리되어 퇴비로 쓰인다.
Q. 도축장에서 가장 힘든 업무는 무엇이었나? A. 소가 처음에 들어왔을 때 총 쏘는 게. 소를 죽이는 게 제일 하기 싫었다. 눈물 흘리는 소를 볼 때 마음이 착잡하다. 눈물을 흘린다는 게 자신이 죽는다는 것을 알고 흘리는 것이 아닌가. 살려고 하는 소나 돼지를 볼 때 일을 하기 싫은 적이 많다. 그만두길 잘한 것 같다.
Q. 만약 사람들이 자신이 먹을 고기를 직접 도살해야 한다면? A. 직접 죽일 수 있는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거라 생각한다. 그러니까 사람들은 돈을 많이 줘서라도 남에게 시키는 게 아니겠는가?
Q. 도축장 일을 그만두고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A. 우선 일을 그만두고 마음이 편해졌다. 아직 고기를 완전히 안먹는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가능한 줄여보려고 계속 노력 중이다. 사람들이 고기를 계속 먹는 한 도축장이 없어지지 않을 것이리라 생각하고, 그 점이 아쉽다.
첫댓글 아 진짜 육고기 절대안먹어,,,,
줄이고는 있는데 정말 아예 먹지않도록 해야겠다 못읽겠어..아
한 번 배부르자고 이렇게 다른 생명을 비윤리적으로 죽일 수 있는지...
줄여야지 더 노력해야지
고기먹기 싫어진다
맨날 비논리로 육식 옹호하는사람들은 이런거 다모르겟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