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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일 아파트에 홀로 있다가 화재로 숨진 박아무개 씨에 대해 광주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관할 구청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12일 광주 북구청사 구청장실을 점거했다. ⓒ광주장애인차별철폐연대 |
중증장애인이 지난 10일 아파트에 홀로 있다가 일어난 화재로 또 숨졌다. 이에 광주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광주장차연)가 관할 구청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12일 광주 북구청사 구청장실을 한때 점거했다.
87세의 노모와 함께 살던 박아무개 씨(50세, 지체장애)가 노모가 잠시 집을 비운 사이 일어난 화재로 질식사했다. 고인은 92년경 교통사고를 당해 상지장애 2급, 하지장애 3급으로 중복장애 1급 판정을 받았다. 고인은 지난해 여름부터 혼자 신체를 가누거나 음식 섭취가 불가능해질 정도로 상태가 악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장차연 활동가 20여 명은 이번 박 씨의 죽음이 활동보조 24시간 지원과 연관된 문제라며 광주 북구청에 △활동보조 지원과 관련한 구 차원의 전수조사 실시 △박 씨 죽음에 대한 구청장의 사과 △장례비용 지원 △홀로 남겨진 노모에 대한 후속조치 마련 등을 요구했다. 광주장차연은 12일 늦은 2시부터 약 3시간가량 구청장실을 점거했다.
광주장차연 정연옥 공동대표는 “광주 북구에만 2만 4천 명의 장애인이 있다. 이에 대해 실태조사를 해야 한다”라며 “숨진 박 씨는 장애등급 하락이 우려돼 활동보조 신청을 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와중에 노모와 둘이 살면서 노모가 집을 비운 사이 화재로 질식사한 것”이라고 전했다.
광주장차연의 요구에 송광운 구청장은 12일 오후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한 뒤 사과하며 장례비용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홀로 남은 노모에 대해서도 방안을 모색하고 활동보조에 대한 전수조사 실시를 광주장차연과 약속했다.
광주장차연 도연 활동가는 “고인은 위로 누나가 세 분 있으나 모두 수급자거나 노모를 모실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힘든 상황에서 고인과 노모는 수급비와 장애인연금 등으로 생활하며 영구임대아파트에 살고 있었다.”라면서 “이제 노모 혼자 살아야 하는데 당신 아들이 죽은 집에선 못 살겠다고 한다”라며 참담한 상황을 전했다.
발인은 13일이며 광주장차연은 장례를 마친 뒤 대책위를 꾸려 광주광역시를 대상으로 활동보조 720시간 촉구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