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불교방송에서 정목스님의 글을 소개하더군요.
스님의 도반 중에 아주 활달하고 명랑한 분이 있었는데
교통사고를 당하고도 여전히 명랑하게 지내더니
어느 날 속내를 털어놓는데 너무나도 고통스러웠다고..
그 사고로 한쪽 눈을 실명하고 나니까 너무나도 상심되고 절망해서
새벽예불 올리고 처소에 돌아가 이불을 뒤집어 쓰고 울기도 하고..
그렇게 괴로워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그래, 내가 비록 눈은 하나 잃었지만 귀는 두 개 모두 건강하잖아!'
그 순간 온갖 번뇌가 사라지는 느낌을 받았는데..
그 두 귀로 할 수 있는 게 무얼까 생각하다가
사람들 고민을 들어주는 '사랑의 전화' 봉사를 하기 시작하였고
정목스님도 그 일을 도와주려고 같이 봉사를 하셨다고 합니다.
작은 방에서 밤새도록 걸려오는 전화를 받으면서
밤 잠을 못 이루는 사람이 그렇게나 많은지 처음 알았고
세상에 기막힌 사연이 그렇게나 많은 줄도 처음 알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불교에도 그런 전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자비의 전화'를 만드셨다고 하더군요.
나의 고통에 매몰되지 않고
한 생각 돌이켜 남의 고통도 덜어주는 길로 승화시킨
참으로 아름다운 결실이고 감동적인 이야기입니다.
저는 그 방송을 들으면서 생각나는 이야기가 하나 있었습니다.
어떤 사람이 사고로 팔을 하나 잃고 깊은 절망에 빠졌습니다.
그는 인생을 비관한 나머지 죽기로 결심하고.. 옥상으로 올라갔습니다.
그런데 옥상으로 올라가서 투신을 하려고 하다 보니
옆집 옥상에 팔 두 개가 없는 사람이 춤을 추고 있었습니다.
'나는 팔이 하나 없어 죽고 싶은데, 팔이 두 개 없는 사람이 춤을 추고 있어?'
그는 '내가 죽더라도 이유나 물어보고 죽어야겠다. 뭣이 좋아서 춤을 추는지..' 생각하고
큰 소리로 물었다. "여보소, 여보소.. 나는 팔이 하나 없어 죽고 싶은데
당신은 팔 두개가 없는데 뭐가 좋아서 춤을 추고 있습니까?"
그랬더니 그 사람 왈 "내가 지금 춤을 추고 있는 것 같습니까?
지금 엉덩이가 가려워서.. 긁지 못 해 이러는 거요."
그 말을 듣고 팔 하나 없는 사람이 뛰어내렸을까요?
아닙니다. 그는 퍼뜩 정신이 들었습니다.
"그래, 나는 그래도 팔이 하나 있구나!
이걸로 내 마음대로 가려운 곳도 긁을 수 있고,
세수도 할 수 있고 밥도 먹을 수 있구나!
이제부턴 없는 팔은 잊어버리고 있는 팔만 보며 살겠다.
죽을 때까지 이 팔에 감사하며 살겠다!!"
그렇게 한 생각 돌이키고 고통에서 벗어났다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내가 어떤 일을 당하느냐보다 그 일에 내가 어떻게 반응하느냐..
이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사실입니다.
첫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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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아미타불 관세응보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