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한주 행복가득한 날들이 이어지기를 기대해봅니다.
부모님,
오늘은 지구의 날입니다.
ㆍ일정시간 소등하기
ㆍ가까운 거리 자동차대신 걸어가기, 자전거 타고가기
ㆍ일회용품 대신 다회용품사용하기
ㆍ폐건전지 등 분리배출하기 등등 오늘 하루만큼은 지구를 생각하며 우리 아이들과 지구지키기 위한 활동을 실천하는 인증샷!을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부모님,
법륜스님 잘 아시죠?
"자식이 결혼도 안 하고, 좋은 회사도 그만두고, 어떡하죠? 올해 서른둘인 자식이 걱정입니다."라는 어느 부모님의 질문에 제비의 자식사랑법으로 명쾌한 답변 같이 읽어 보실래요?
좀 긴 내용입니다.
그래도 끝까지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좋은 회사에 잘 들어가서 딱 2년 다니고는 올해 4월 1일부로 퇴사를 했습니다. 더 좋은데 가겠다는건데 부모 입장에서는 회사는 뭐 그만하면 괜찮고 그 나이에 결혼만 하면 되겠거든요. 결혼할 상대도 있었는데 헤어져 버리고, 자기는 더 좋은 회사에 취직해야 한다고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제가 부모로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겠어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면 그냥 놔두어야죠.” (모두 웃음)
“저도 그냥 놔두고 있는데요. 그래도 제 생각에는 그 나이 되면 결혼도 해야 하는데 저러고 있는 걸 보니까 자꾸 짜증이 올라옵니다.”
“안 보면 됩니다.”
“저도 속으로 ‘네 인생이니 네 마음대로 살아라.’ 하고 생각은 합니다. 그래도 스님께 더 좋은 말씀을 들을 수 있을까 싶어서 한번 물어봅니다.”
“네 인생 네 마음대로 살라는 말을 안 해도 자기 인생은 자기가 알아서 삽니다. 그냥 놔두면 돼요. 스무 살이 넘으면 성인입니다."
제비 크는 거 보셨죠?
제비가 알에서 바로 깨어 나온 새끼일 때는 어미가 작은 벌레를 물어 와서 새끼마다 돌아가면서 입에 넣어줍니다. 그런데 새끼 제비가 조금 자라서 하얀 털, 노란 털이 빠지고 까만 털이 나오기 시작할 때쯤이면 어떻게 되는 줄 아세요? 그때부터는 어미제비가 벌레를 물고 와서 새끼 입에 넣어주지 않습니다. 어미가 입에 벌레를 딱 물고 가만히 있으면 새끼가 짹짹거리며 와서 엄마 것을 뺏어 먹어요. 어미는 벌레를 새끼 입에 안 넣어주고 가만히 물고만 있습니다. 그러면 새끼가 막 몸부림을 치면서 벌레를 뺏어 먹으려다가 가끔 제비집에서 한 마리씩 떨어지기도 합니다.
그때부터는 제비 새끼의 크기가 달라져요. 똑같이 자라다가 먹이를 뺏어 먹을 때부터는 좀 더 많이 뺏어 먹은 놈이 먼저 큽니다. 그보다 늦게 크는 놈도 생겨나기 시작해요.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 먼저 커서 날아가는 제비가 있고, 늦게 자란 제비는 그보다 며칠 뒤에 날아갑니다.
어미 제비가 새끼를 사랑하지 않아서 그러는 게 아닙니다. 정말 새끼를 아끼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거예요. 새끼는 어미 입의 벌레를 뺏어 먹는 행동으로부터 벌레 잡는 법을 배웁니다. 어미 제비는 새끼가 나중에 혼자 살아갈 수 있도록 훈련을 시키는 거예요. 그러다가 한 마리가 떨어져 죽어도 그걸 각오하고 훈련을 시켜야 새끼 제비가 커서 자기 힘으로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미가 성장해 가는 새끼 제비에게 계속 벌레를 먹여주면 새끼 제비는 스스로 벌레를 잡을 수 없어요. 그러면 다 죽게 되겠죠.
사랑은 이렇게 맹목적으로 도와주는 것만 사랑이 아니에요.
아이가 어릴 때는 따뜻하게 보살펴 주는 게 사랑입니다. 하지만 사춘기가 되면 시행착오를 거듭하도록 한 발 떨어져서 지켜봐 주어야 합니다. 아이가 잘못도 하고 반성도 하고 후회도 하도록 기다려주는 것이 그 시기에 필요한 사랑이에요.
아이가 부모 말을 듣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할 때 ‘나쁜 애다’, ‘불효다’ 이렇게 생각할 게 아니라 ‘우리 아이가 이제 어른이 되려고 그러는구나!’ 하고 생각해야 합니다.
법륜 스님이 고등학교 다니다가 절에 들어갔을 때 부모님이 보기에는 찬성할 일이었겠어요, 반대할 일이었겠어요?”
“반대할 일이요.”
“그런데 제가 부모님의 말씀을 들었어요, 안 들었어요?”
“안 들었어요.”
“부모님의 말씀을 들었으면 제가 지금의 법륜 스님이 됐겠어요, 안 됐겠어요?
“안 됐어요.”
“그럼 부모님의 말씀을 듣는 게 좋아요, 안 듣는 게 좋아요?”
“안 듣는 게 좋습니다.” (모두 웃음)
“부모님의 말씀을 안 들어야 어른이 되는 거예요. 부모님의 말씀을 잘 듣는 게 좋은 게 아닙니다. 부모님의 말씀만 듣게 되면 스스로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노예가 됩니다.
부모가 너무 알아서 다 해주면 자꾸 부모만 찾게 됩니다. 스스로 연애도 할 줄 모르고, 취직도 못 하게 되는 거예요.
요즘 ‘히키코모리’라는 말 들어보셨어요?
방에 처박혀서 문밖에 안 나오고 사는 사람들을 부르는 말입니다. 아무 일도 안 하고 방에 처박혀 있거나 밖에 나가서 딱 자기 용돈만 벌어 쓰고는 취직도 안 하고 집도 안 사고 결혼도 안 하는 사람들이 일본에 엄청나게 많습니다. 한국도 지금 그렇게 되어가고 있어요. 그렇게 되는 이유는 과잉보호해서 아이를 키웠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이 사춘기가 되어 남자와 여자를 서로 좋아할 때 그냥 내버려 두어야 연애도 하고 울어보기도 하는 거예요. 그래야 나중에 자기가 알아서 결혼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고 ‘학생이 공부는 안 하고 어디 연애나 하느냐!’고 야단을 치면 연애도 할 줄 모르고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사람으로 큽니다.
어릴 때부터 설거지도 하고, 방 청소도 하고, 벽에 못도 치도록 가르쳐야 하는데, 요즘 아이들은 공부 말고는 아무것도 할 줄 몰라요. 그런 사람들이 결혼해서 둘만 있게 되면 청소도 제대로 못 하고 밥도 할 줄 몰라서 쩔쩔매게 되는 겁니다.
우리가 옛날에 어렵게 살 때는 한 방에 네 명, 다섯 명이 살았기 때문에 결혼하면 적어도 월세방을 얻더라도 두 명만 살 수 있는 방을 마련할 수가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결혼하면 환경이 더 좋아지는 셈이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대부분 그렇지 않죠. 넓은 부모님 집에서 자기 방 가지고 살면서 엄마가 밥과 빨래까지 다 해주는데, 그러다 결혼을 하면 오히려 집이 작아집니다. 밥도 자기가 해야 먹을 수 있고, 청소도 자기 손으로 해야 해요. 그래서 요즘 젊은이들이 결혼을 안 하는 겁니다. 경제 상황이 좋아지는 게 꼭 좋은 일만은 아니에요. 우리가 가난하고 못 살 때는 장가를 못 가거나 시집을 못 가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장가를 안 가거나 시집을 안 가는 사람들이 절반 가까이 됩니다. 결혼해도 자식을 안 낳는 부부가 많고요. 질문자는 세상이 이런 상황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자식이 스무 살이 넘었다면, 스님이 되든지, 혼자 살든지, 결혼하든지, 직장을 그만두든지, 취직하든지, 신경을 안 써야 해요. 제가 출가해서 절에 들어와 살고 있는데 저희 어머니가 제 멱살을 잡고 ‘집에 가자’ 해서 제가 집으로 가버렸다면 오늘날 법륜 스님이 되었겠습니까? 그러니 자식이 부모의 말을 안 들어야 잘 되는 경우도 있는거예요. 물론 저희 어머니가 이 말을 들으면 속이 터지시겠지만요. 같은 시골에 살았으니 여러분들은 우리 집에 풍파가 좀 많았던 거 알잖아요? 자식들이 감옥도 가고 겪은 일이 많아서 어머니가 마음고생을 많이 하셨어요. 그래서 제가 어머니께 ‘어머니, 그래도 저는 어머니 속을 안 썩였잖아요’ 하고 얘기했어요. 사실 제 생각에는 제가 어머니한테 걱정을 끼친 일이 별로 없었기 때문입니다. 집에서 돈을 가져갔나, 논을 팔아먹었나, 무슨 사고를 친 적도 없으니까요. 그런데 어머니가 하시는 말씀이 ‘속을 썩인다, 썩인다 해도 너보다 더 어미 속을 썩인 게 어디 있냐?’ 하는 것이었습니다. 자식이 절에 간 것보다 어머니의 마음을 더 아프게 한 일이 없었다는 거죠. 저희 어머니는 그게 제일 가슴이 아팠다고 하시니 저와는 생각이 많이 달랐던 겁니다.
부모라고 해서 자식이 어느 때에 장가를 가야 하고, 어느 때에 회사를 다녀야 한다고 강요할 필요가 없습니다. 제비 새끼가 다 자라서 날아가면 어미가 계속 따라다닙니까, 안 따라다닙니까? 제비도 어미가 새끼를 따라다니지 않습니다. 다 자란 다음에는 그냥 각자 알아서 사는 거예요. 병아리가 어릴 때는 사람이 가까이 다가가면 어미가 막 병아리를 품고 보호하기 위해 사람한테도 덤빕니다. 그런데 병아리가 제법 커지면 사람이 잡아먹기 위해 데려가도 어미 닭이 신경을 안 씁니다.
여러분들이 자식에 대해 너무 집착하면 자식한테도 좋을 일이 없어요. 어머니가 늘 제 생각을 하면서 운다면 제가 절에 있으면서 마음이 편했겠습니까? 그러니 자식이 스무 살이 넘으면 자기 알아서 살도록 놔두세요. 알아서 살라고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저절로 알아서 살게 되어 있는 거예요. 그러니 자식 걱정은 잊어버리시고, 본인이나 잘 사세요.”
“네, 잘 알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부모님,
제비의 자식 사랑법 한 수 배우며 자식에게 집착하지 말고 우리나 잘 살면 좋겠습니다.
부모가 행복해야 아이들도 행복합니다.
좋은 날 보내세요.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2024. 04. 22.
꿈돌이예능 어린이집 원장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