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부터 아버지를 숨기며 활동했다. “아버지 덕 본다는 소리 듣기 싫고, 아버지에게 부담 주기도 싫어 이름을 바꿨다”고 말했다. 그의 ‘신분 세탁’에 가족도 동의했다. 예명 ‘남윤호’는 어머니(성악가 강혜경)가 작명소에서 지어온 이름이다.
연극 ‘페리클레스’는 ‘배우 유인촌’의 주류 무대 복귀작이다. 2004년 서울문화재단 대표로 시작해 2012년 예술의전당 이사장까지 이어진 공직 생활 이후 ‘파우스트-괴테와 구노의 만남’ ‘홀스또메르’에 출연하긴 했지만 주로 지방의 작은 극장에서였다. 예술의전당 무대에 서는 건 2005년 ‘홀스또메르’ 이후 꼭 10년 만이다. 무대와 객석을 장악하는 그의 선굵은 연기는 ‘페리클레스’에서도 여전히 유효했다.
정치에 빼앗겼던 그의 배우 인생이 새삼 아까웠다. 그 역시 “공직 8년이 연기자로서는 마이너스였다”고 인정했다. “싫어하는 사람이 많이 생겼다. 적당히 일했으면 욕 먹을 일이 없었을 텐데 성격상 그러질 못했다. 하나를 하면 두세 개로 확대 포장되는 정치적인 반응에 놀라기도 했다”고 돌아봤다. 하지만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고 했다. 이를 옆에서 지켜본 아들은 “아버지가 사람들에게 안 좋은 소리를 들을 때 마음 아팠다. ‘(정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