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하는 방법은.
총점을 내 보는 겁니다.
가장 고점은 75점, 가장 저점은 25점, 평균 점수는 50점이 나오더란 겁니다.
그리고, 65점 이상을 따로
Maximizer(극대화자) 군이라 명명지었는데,
여러분들도 한 번 해 보세요.
만일 여러분이 규준이 정한 Maximizer에 해당되거나,
혹은, 그에 준한 스코어(60점 내외)에 근접했다면,
당첨되셨음! 오늘의 이야기는 바로 당신의 스토리 -
MAXIMIZER
이는 한 마디로,
가능한 한 모든 경우의 수를 고려한 후, 최고의 것을 선택하려는 경향성을 지닌 사람들을 일컫습니다.
이를테면,
쇼핑을 할 때,
네이벌에선 여기가 최저가라든데 여가 진짜 최저가일까 싶은 생각에
온라인 쇼핑몰 구석구석을 헤집고 다닌다던지
와 맘에 드는 옷을 봤어, 근데 그것보다 더 좋은 게 있나 싶어서
온라인 쇼핑몰 구석구석을 헤집고 다닌다던지
TV를 사려는데, 이왕 사는거 제대로 하고 싶어서
온라인 쇼핑몰 구석구석을 헤집고 다니면서 가격비교/기능비교/디자인비교.......
이들과는 달리,
내가 정한 적당한 기준에 부합하면 충분히 만족하면서,
더 좋은 것이 있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 일절 고민하지 않는 사람들 또한 있는데,
이들은 Satisficer(만족자)라 불리워요.
위의 13문항 토탈점수가 40점 이하라면 이에 해당되죠.
극대화자와 만족자 둘 간을 비교해 본다면,
"객관적"으로 봤을 땐,
극대화자 쪽의 선택이 더 좋을 수 있습니다.
당연하죠.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더 많은 경우의 수를 저울질한 결과란 그렇지 않은 것에 비해 더 훌륭할 테니 말입니다.
근데 관점을 돌려, "주관적"인 만족감 측면을 생각해 본다면 어떨까???
이게 정말 최고일까? 더 좋은 게 있을 지도 몰라. 더 나은 게 있는데 내가 찾지 못하고 있다면 어떡하지?
이제껏 봤던 것들 중에는 이게 제일 나은데 아무래도 이 부분이 좀 맘에 걸려.. 더 나은 걸 찾아보자
아직도 내가 확인하지 못 한 대안들이 이렇게나 많은데 후우우
문제는, 현대 사회가 너무 많은 경우의 수와 대안들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
내가 통제하고 핸들링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경우의 수가 움직이고 있다면,
극대화자의 주관적 만족도는 항상 베스트일 겁니다.
'30개 전체 중에 제일 나은 게 이거야!! 그래 조오았어!!!'
근데, 그게 그러냔 말입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바지걸이만 쳐도, 나오는 가짓수가 최소 수십개에,
온라인 쇼핑몰의 가짓수 또한 십단위입니다.
결국, 극대화자는 적잖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붓고도,
그 뒷마음이 프레쉬하고 시원할 수만은 없는 겁니다.
뭔가 뒤가 찝찝한 느낌이랄까.. 더 뭐뭐한 뭐뭐가 있지 않을까... 내가 너무 성급히 선택한 건 아닐까....
하나의 선택을 위해 300개의 경우의 수(1위부터 300위)가 있다고 상정해 봅시다.
극대화자 M씨는 씹고 먹고 맛보고 뜯고 해서 25위짜리 선택을 했고,
만족자 S씨는 이 정도면 되겠다 싶은 걸 바로 선택한 게 57위짜리였습니다.
우리가 볼 땐, M씨의 선택을 더 좋은 선택이라 평가내리겠죠.
근데, M씨와 S씨의 주관적인 만족도는 어떨까?
위의 순위는 전지적작가시점으로 쳐서 이 글을 보고 있는 우리만 아는 거고,
실제생활에서 사람들은
내 선택이 과연 다른 기회비용들 대비 얼마나 괜찮은 걸까에 대한 정보를 온전히 가지고 있질 못 하니까,
즉, 내가 택한 그것의 객관적 서열(가치)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으므로,
; 현실세계에선, M이나 S나 자기들의 선택이 25위, 57위라는 걸 절대 알 수 없다.
결국,
극대화자이기 때문에 남겨진 가능성들로 인해 찝찝한 기분을 느끼고 있는 (25위짜리를 선택한) M씨보다
다른 거 다 필요없이, 내가 정한 조건에 맞아서 아싸 바로 찾았네 룰루랄라거리는
(57위짜리를 선택한) S씨가 더 자신의 선택에 만족할 수 있다는 것
객관적으론 극대화자의 선택이 더 나은데,
그들의 주관적인 만족도는 아이러니하게도 만족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극대화자를 타겟으로 한 일련의 조사들에서,
극대화 수준이 높은 사람들은 삶에 덜 만족했고, 덜 행복했고, 덜 낙천적이었고, 더 우울증을 경험한 적이 있었다
보고되고 있습니다. 또한,
극대화자들은 그렇지 않은 자들에 비해 후회 수준도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죠.
이상이 높으니, 목표가 높으니,
자신보다 이상이나 목표가 낮은 이들보다 더 높이 올라갈 수 있을 겁니다.
근데, 이상이나 목표가 너무 높다 보니, 왠만한 결과로는 좀체로 만족할 수가 없게 되어 버리는 셈.
이가 바로,
소박한 뜻을 지닌 동네 훈장 선생님이
수도에서 벼슬을 지내고 있는 정오품 벼슬아치보다 만족해 하고 행복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만족자로서의 안빈낙도, 안분지족
/일러스트=추덕영 기자 choo@hankyung.com
문명이 발달되면서,
우리에겐 많은 대안들이 생겨났지만,
그게 축복만은 아닌 것이,
선택의 범위가 넓어지게 됨에 따라,
기회비용을 셈할 게 많아지고, 가지 못 한 길에 대한 후회 수준 역시 높아지게 됩니다.
또한,
극대화자로서 살아가는 게 점점 더 피곤스럽고 빡세지고 있지요.
그런 의미에서, 30살을 넘긴 극대화자들의 최대 고민거리는 다름아닌 "결혼 문제"일 겁니다.
결혼이야말로 인륜지대사인데,
한낱 쇼핑에도 전력을 쏟아붓는 사람들이 결혼 같은 큰 일에야 말 해 뭐할까?
나와 더 잘 맞는 사람, 조건이 더 좋은 사람, 더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은데,
그게 정황적으로 쉽지만도 않을 뿐더러,
그런 사람을 만났다 한들, 불행하게도
잠재적 기회비용에 대한 미련, 더 좋은 상대를 만날 가능성에 대한 고민 등으로 인해,
쉽사리 만족하지도 못 하고, 쉽게 결정을 내리지도 못 합니다.
반면, 만족자들은, 주어진 삶에 더 만족하면서, 현재 애인에 더 만족하고,
그런 만큼 결혼에 대한 의사결정 역시 상대적으로 더 시원시원할 겁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객관적 좋음과 주관적 좋음이란 게 항시 같이 가는 것만은 아니기에,
오늘도 이 시대의 많은 Maximizer들이 갖가지 고민들과 미련들로 인해 몸서리를 치고 있습니다.
아휴 그 정도면 충분히 좋은데, 당췌 만족하질 않으니 원..
인생의 영원한 딜레마이자 미스테리입니다.
소박한 동네 훈장님의 삶을 원해? 아님, 야심찬 정오품 벼슬아치의 삶을 원해?
물론, 저는 소박한 정오품 벼슬아치의 삶을 원합니다만..
오늘의 결론) 정오품 정도면 만족하자.
글 참조_ 배리 슈워츠' 선택의 심리학(The paradox of choice)
※ 무명자 블로그 http://blog.naver.com/ahsune
첫댓글 전 85점나오네요ㅋㅋㅋㅋㅋ 좋은글 잘읽었슺니다 아 불행해..ㅋㅋㅋㅋㅋㅋㅋ
어이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많은 대안을 찾지만 접할수 있는 정보는 제한되어 있는 것도 사실이죠..ㅎㅎ
글을 읽고 생각해보니 전 선택하는 순간까지는 전력으로 극대화자인데 선택 후엔 만족자로 자기 최면 하는 타입이네요;;
적당히 만족할 줄 아는게 좋은 것 같습니다. ㅎ
53점이지만 잘 읽었습니다. 어느정도 공감되는 면이있네요.
뽐뿌 하면서 느끼는거랑 같네요 ㅎㅎ 이렇게 최저가 찾앗지만 더 잇을거같고... 들이는 시간도 크고 ㅠㅠ
전 귀찮아서 계산을 정확힌 안해봤는데 3-40점 정도 나오네요. 저도 20대 초반에만 해도 최고의 선택을 하려고 애를 썼는데, 이제 제 분야가 생기니까 그 시간에 실력이나 쌓는게 낫겠다 싶어서 점점 선택은 적당히 괜찮으면 빨리 해치우게 되네요. 언제나 그렇듯 좋은 글 잘읽었습니다 무명자님.
오늘도 좋은 글 읽고 갑니다~!!
팬입니다 ㅎㅎ 점수는 안 높은데 이상하게 맞는거 같기도 하고...
요새 심각합니다 저 둘 사이를 왔다갔다하면서 고민하는게.. ㅠㅠ 이정도면 만족해야하는지.. 만족하지 못했다가 더 나빠지면 어쩌지하고.. 판단이 너무 힘드네요 --;
공부할때 읽어본 아티클이네요. 전 전형적인 sacrificer 같습니다. 모든 만족을 잘하는 편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