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궁의 활을 세우거나 눕히고 쏘는 강의
대한민국 활판은 좁다. 이름만 대면 다 알 수 있는 모 명궁이 사람들을 모아놓고 국궁 강의를 하는데, 활을 세우고 쏘는 사람과 눕히고 쏘는 사람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는데, 우리활이 어떻게 쏘는 활인지 모르고 중구난방으로 설명을 해 대니 기가 찰 노릇이었다.
우리활을 강의하는 사람이나 강의를 듣는 사람이나 둘 다 모르기는 매일반이고, 강의를 하는 사람은 자기가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고 떠들고 있고, 강의를 받는 사람은 무엇을 배우는지도 모르고 그저 헤벌레하고 듣고 있으니, 우리활이 어떻게 쏘아지고 어떻게 쏘아야 하는지 아는 한산으로서는 그저 기가 찰 노릇인 것이다.
왜 우리활을 쏘면 활이 수직으로 서는가? 어떤 사람이 어떻게 쏘면 우리활이 서는지 이해하지 못하면서 강의를 하는 명궁이나, 아무것도 모르고 명궁이 하는 이야기이니 거저 정답이겠거니 하고 듣는 불쌍한 군상을 보면서 안타까워 한마디 안 할 수가 없어 이 글을 쓴다.
결론부터 먼저 말하자면 사예결해에 “而其勢務向內이기세무향내 則弓身自橫측궁신자횡”이라하여 활을 눕힌다고 이미 나와 있기 때문에 활을 세우고 쏘는 활은 국궁이 아니다. 그건 양궁이지 국궁이라 할 수가 없다. 우리활을 설명하고 있는 명궁은 왜 우리활이 눕는지, 잘못 쏘는 활은 왜 버쩍 서는지 그 원인을 모르고 열심히 설명을 하고 있었다.
우리활이 눕는 원인은 과녁을 정면으로 보고 골반이 돌아가지 않게 하고 쏘기 때문에 활의 윗고자가 몸 안쪽으로 들어오면서 눕는 것이고, 양궁처럼 골반을 돌리고 쏘면 활이 버쩍 서게 되는 것인데, 우리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그저 쏘아 맞추는데 골몰하고 그 방책을 설명하니 근본바탕이 안된 활쏘기를 국궁이라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발시할때까지 배꼽과 미간이 과녁을 정면으로 보고 쏘지 않는 활은 국궁이 아니다. 왜, 과녁을 정면으로 보고 쏘았는지 철학적 사유가 없다보니, 그저 각궁 죽시만 들고 쏘면 다 국궁인줄 착각하고 설명을 하고 있는 것이다. 활을 세우고 쏘아서 맞출수 있는 방법론과 활을 기울여 쏘아서 맞출수 있는 방법론이 도대체 우리활에서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바르게 쏘아 맞추는 활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이야기를 국궁이라고 설명하고 있었다.
“활을 똑바로 쏘아서 맞힌 것에 한해서 시수를 쳐 주었다.”는 예기 射義사의의 이야기가 구름처럼 허공에 맴도는 현실에 대하여 딱히 설명을 해 줄 말이 없다. 이리 쏘아도 저리 쏘아도 맞추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은 적어도 우리활에 와서는 버려야 한다.
활을 쏘아 도와 덕을 완수하고자 했던 조상님들께 최소한의 예의라도 보이려면, 마치 골프에서 타수를 속이지 않는 것과 같이 스스로 몸과 마음을 바로하고 쏘아서 맞춘 것에 한해서 시수를 쳐주는 도덕심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이런 기본적인 개념도 없이 활을 쏘아 과녁을 맞추고 명궁이 되어서 여러 사람을 불러 모아 앉혀놓고 국궁강의를 하니 그 활쏘기가 국궁이라 할 수 있겠는가? 한산이 전체 강의를 들어본 결과 모 명궁의 강의는 국궁강의가 아니라 대한궁도협회 궁도강의였다. 대한궁협회 궁도는 국궁이 아니다.
대한궁도협회의 궁도교본을 보면 대한검도회 대한유도회처럼 일본무술 앞에 “大韓대한”자만 갖다 붙인 꼴이다.
• 궁도교본 상 https://www.youtube.com/watch?v=nR5AyOFGY2U
• 궁도교본 하 https://www.youtube.com/watch?v=GZS8KDhsXhk
대한궁도협회 양궁분과로 있던 양궁인들이 1983년 양궁협회를 만들어 떨어져 나갈때, 대궁에 눌러앉았던 -양궁을 바탕에 깔고 국궁을 배운(우리활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사람들이 90년대 초 대궁 어르신(구사)들이 나이가 들어 활을 못쏘고 전면에서 퇴장하자, 자기들이 실세로서 국궁교본을 만들어 전파할 때 일본활의 사법팔절을 끌고 오고 양궁씩 사법을 얹어서 정체불명 족보불명의 활을 전파했기 때문에 책 조선의 궁술과도 전혀 맞지 않는 턱밑살대 게발각지가 세상에 출현한 것이다.
1894년 갑오개혁 이전부터 6량전을 쏘지 않아서 전통이 희미해져갈 무렵 갑오개혁으로 무과가 폐지되고 활쏘기가 아무 쓸모가 없게 되자 일시에 철전사법이 사라지는 민족문화 단절의 아픔이 있었지만, 그래도 철전사법의 잔재가 얼마만큼 남아있던 우리의 활쏘기가, 양궁을 배운 사람들이 대한궁도협회를 장악하면서 일시에 양궁화되고 우리의 전통궁술이 사라지게 된 사실을 모르고, 엉터리 활쏘기를 국궁이라 알고 배워서 세상에 행세하게 되니 우리활의 비극이 시작되고 지금도 계속되게 된 원인이다.
자기도 우리활이 어떻게 쏘는 활인지 모르고 쏘아 명궁이 되고, 그것을 바탕으로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을 불러다 앉혀놓고 국궁강의라고 엉터리 활을 가르치고 있으니, 이 비극을 어찌 해소해야 할지 우리활을 어떻게 쏘아야 제대로 쏘는 활인지를 아는 한산의 입장에서는 안타깝기 그지없는 것이다.
우리활은 과녁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발시할때까지 배꼽과 미간이 틀어지지 않게 쏘는 활이다. 상하.전후.좌우를 반듯하게 하고 쏘다 보면 자연걸로 바르게 쏘는 활로 돌아올 것이다. 이 지점을 명심하고 바르게 쏘는 활로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