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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앙프라방의 꽃, 왓 씨앙통
얼마 전 뉴욕타임즈가 선정한 전세계 가볼 만한 곳 1위가 라오스 루앙프라방이 차지했다. 란쌍왕국(1354년~1707년)의 수도로 라오스인의 정신적 고향이기도 하다. 천년의 역사가 켜켜히 쌓여 있지만 위압적인 건물도 없고 그저 그저 소박한 옛 모습을 간직해 느림의 미학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나 미얀마의 바간처럼 거대한 신전이 위용을 자랑했다면 규모에 눌려 고개를 쳐들기 힘들었을 것이다. 사찰은 소박한 라오인의 심성을 닮은 사찰은 어머님의 품에 안기듯 아늑했다. 시내 곳곳에 산재한 고찰은 자전거를 빌려 타고 둘러보는 것이 효율적이다. 아침에 출발하면 한 나절이면 다 둘러볼 수 있다. 사찰 나름대로의 개성과 의미를 가지고 있으니 서두르지 말고 유유자적 거닐다보면 마음의 편안을 얻을 것이다.
루앙프라방의 깊은 맛은 바로 여기서 찾아라.
수많은 사찰 중 백미는 왓 씨앙통이다. '왓'은 사찰, '씨앙'은 도시, '통'은 황금이다. 루앙프라방이 황금의 도시가 된 이유는 이 사찰의 벽면을 보며 알 수 있다. 눈에 황달이 걸릴 정도로 수많은 황금을 만날 것이다.
루앙프라방의 사찰군들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사찰 초입부터 분위기가 남다르다. 메콩강에서 배를 대면 바로 계단이 이어지고 왓 씨앙통 사원과 연결된다. 왕이 드나들었던 계단이기에 폭이 넓은데 왕의 대관식이 열렸을 정도로 격조있는 사찰이다.
사원의 위치도 메콩강과 남칸강의 만나는 지점에 자리하고 있다. 교통의 요지인 만큼 배만 대면 바로 부처를 친견할 수 있다. 아무래도 라오스의 젖줄인 메콩강과 남칸강을 지키는 원찰 역할을 하지 않았나 싶다. 수많은 라오인들이 지나치면서 마음의 위안을 얻었을 것이다.
대전의 첫 인상은 '낮은곳에 임하소서'다. 바짝 엎드린 모습인데 지붕이 땅에 닿을 듯하다. 좌우대칭과 납렵한 지붕 그리고 섬세한 장식을 눈여겨 봐야한다. 지붕의 경사기 깊은 것은 우기 때 물이 빨리 떨어지게 하기 위함이며 처마는 미끄럼을 타듯 유연하게 내려온다. 곡선이 아름다운 이유다. 지붕을 세겹으로 덧씌운 이유는 지붕사이 공간을 통해 온도를 낮추고 처마를 깊게 해서 강렬한 햇볕을 막는 구조다. 용마루 끝은 는 용꼬리 같은 것이 달려 있는데 건물을 더욱 날렵하게 해준다.
용마루 가운데 피뢰침 처럼 생긴 장식품은 수미산을 상징하며 우리네 탑의 상륜부처럼 지상과 하늘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 처마의 잡상의 숫자처럼 건물의 규모를 말해주는데 10개 이상이면 왕실사찰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곳 왓시앙통은 무려 17개나 차지하고 있어 라오스 최고의 사찰임을 말해주고 있다.
신년 물축제 때 부처를 세안식을 하고 난 물이 코끼리의 코로 나와 이걸 받아간다고 한다. 힌두교에서 지헤의 신인 가네사를 절간으로 끌어 드린 것이다.
앗시앙통의 옻칠을 한 벽면에 스텐실 기법으로 금문양을 찍어 넣었기에 황금색이 절제되어 보인다. 하단은 라오스의 일상, 중단은 부처의 삶, 상단은 천상의 세계를 그리고 있었다.
천상의 꽃과 매듭문양. 넋이 빠질 정도로 바라 보았다.
대전으로 들어가는 문 입구는 입체감 있는 탑으로 꾸몄으며 탑 양편에 천상의 제자들을 그려 넣었다.
대전으로 들어가는 입구 양옆은 황금으로 치장되어 있는데 그 안쪽에 부처가 미소를 짓고 있다.
정성을 다해 바치는 청한님의 기도 그리고 비스듬이 앉아 있는 라오스 여인. 그 예쁜 모습을 부처님이 지켜보고 있다.
바깥 벽면은 검은 색이지만 내부는 붉은색을 가미해 강렬함과 화려함을 더했다.
조각 하나에 불심이 배여 있었다.
기둥은 붉은 기둥 그 위의 높았지만 천장은 높았겠지만 우물단자로 막아 놓았고 법륜을 새겨 넣었다. 진리가 톱니바퀴처럼 움직이는 형상이다.
여백의 미를 볼 수 있는 우리네 사찰과 달리 빼곡하게 그림을 그려 넣었다. 기와는 태백의 너와를 닮았는데 촘촘히 쌓아 물샐 틈이 없다
천상의 꽃 부처, 여인, 말, 매듭. 숨이 막힐 정도로 황홀했다. 검은색과 금색 단 두 색으로 이렇게 세련되게 표현하다니. 청한님은 고려 불화를 보는 것 같다고 한다. 역시 고수~
대전 밖을 나와 뒤쪽으로 가보니 또하나의 명작이 숨어 있다. 바로 생명의 나무, 그러니까 부처님 바로 뒤는 끊임없는 에네르기가 발생한다고 보면 된다.
나무 중심으로 양옆에 봉황(공작새)이 날개를 펴고 있으며 아래쪽은 지팡이를 짚은 사람이 보이고 오른쪽은 배가 쏙 들어간 호랑이와 어미소 그리고 송아지가 보인다. 여기에는 애틋한 사연이 숨어 있었다. 배 고픈 호랑이가 소를 잡아 먹으려고 하자 어미소는 집에 갓 낳은 새끼가 있어서 젖을 물려주고 나서 그때 잡아먹으라고 사정한다. 호랑이를 찾아간 어미소는 이제 자신을 잡아 먹으라고 하자 이에 송아지가 만류한다. . 그러자 어미소는 이에 감복한 호랑이는 자신이 굶으면 아무일도 없을 테니 돌아가라고 하고 소를 잡아 먹지 않았다고 한다.
나무 가지는 풍성하며 그 끝은 천상에 닿아 있다. 양옆에 천상의 생니 가릉빈가가 날고 있다. 그 위쪽에 부처님 입상이 서 있고 양쪽으로 천인들이 기도하고 있었다.
놀라운 것은 이 그림을 유리로 만든 것에 있다. 오후 3~4시쯤 찾으면 45도 각도로 햇살이 벽면을 비치는데 방향에 따라 나무의 색깔이 달라진다. 유리 모자이크로 꿈틀거리는 생명을 표현한 것이다.
이 생명의 나무는 지하-대지-하늘을 연결하는 철학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 나무는 우주의 근원으로생명의 윤회를 보여준다. 라오인들은 이 나무를 숭배의 대상이 되겨 티셔츠나 가방에 이 문양을 그려 넣는다.
금강역사상이 된 청한님^^
또하나 놓치지 말아야할 것은 와불당이다. 성냥갑같은 기붕을 얹어놓은 한 칸짜리 건물
주불은 와불이다. 내외부가 붉은 색을 띄고 있어 일명 '붉은 예배당'으로 불린다.
두 번 절을 하고 불상을 머리 위에 들어올리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역시 와불당의 백미는 크리스탈 벽화다. 부처 탄생 2500년을 기념해 조성한 모자이크라는데 총 3단으로 구성되어있다. 하단은 인간세계, 중단은 수행에 정진하는 부처, 상단은 천상세계를 묘사하고 있다.
세밀함과 정교함이 대단한데 라오인의 일상을 엿보게 해준다.
손톱만한 유리 면으로 인물의 희노애락을 생생히 묘사하고 있다.
합각면에는 사냥하는 라오인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부처의 가호가~~
대장경을 보관하는 경판고. 500여장이 불서를 모시고 있다고하는데 이곳역시 모자이크 그림이 볼 만하다.
외벽장식~~강렬한 눈빛을 나누는 거이 로미오와 줄리엣을 연상케 한다.
또하나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장례 마차 법당. 티크 나무를 조각한 외벽면이 기가 막히다. 화려한 조각으로 꾸며 놓았지만 모서리 부분은 하얀 색으로 처리한 것이 더 놀랍다.
벽면은 불교의 내용을 담은 것이 아니라 고대 인도의 대서사지 라마야마 설화를 조각한 것이다. 죽음만은 힌두교의 영향을 떨쳐 버리지 못했나보다.
봉황의 사실적인 표정. 깃털까지 세밀하게
라오스의 비너스. 화염문의 대단하네
왕의 시신을 운반했던 마차다. 1961년 4월 시사왕윙의 장례때 화장하기 위해 유골을 모셨다고 한다.유골함이 옆에 보인다.
이곳의 불상도 볼만 한데 양손을 앞으로 내면 것은 싸우지 마라. 차렷 려자세로 있는 것은 비를 부르는 수인이라 한다. 이들에게 가뭄은 곧 죽음을 의미한다.
내부 모자이크도 아주 볼 만하다.
측면에 햇살이 비추자 티크나무의 윤곽이 살아났다.
표정 하나가 살아있다. 이곳은 반드시 오후 3~4시경 찾아야 이 황홀한 순간을 만날 수 있다.
----------------------------------------------------------------------- 다음날 남쏭강에서 바비큐에 포식하고 강변따라 게스트하우스로 가는데 왓시앙통 인근이 시끌벅쩍 했다. . 자전거를 세워두고 사찰에 올라가니 부처님 몸을 씻어주는 세신식을 거행하고 있었다. 라오스에서 박제된 사찰만 보다가 이렇게 대중들이 모여 부처님을 경배하는 모습을 보니 그제야 불교국가에 온 기분이 들었다. 밤에 만난 왓시앙통 역시 아름다웠다. 부처가 더욱 가깝게 보였다.
양쪽 문의 벽화도 화려하고
무엇보다 민초들의 염원을 볼 수 있어 좋았다.
조명을 받은 모자이크화는 보석처럼 반짝였고
밤에도 역시 로미오와 줄리엣은 사랑을 나누고 있었다.
라오스 불자들은 화려한 문양의 단지를 하나씩 가지고 있다. 여기에 꽃을 넣은 물을 가져와 부처님께 빠치게된다. 부처님께 꽃향기 그윽한 물로 샤워를 시킨다니. 이 더운 나라에 걸맞는 숭배법이 아닌가
부처님께 기도하고 꽃을 뿌려 놓은 물을 관정에 뿌린다. 와 모델 뺨치는 미인일세
다음은 칙칙한 청한님 이 관정에 물을 뿌리면 수로를 따라 물이 모아지고 부처님 머리 위로 떨어진다.
저녁 샤워가 얼마나 시원한지 무처님이 미소를 지으며 "아이고 개운해" 수인은 여러분께 평화. 위에서 떨어진 물은 바닥에 모이고 또다른 관정을 통해 아래로 흘러간다.
이렇게 꽃물이 빠져 나오는데 불자들은 부처님의 몸을 거쳐간 이꽃물을 찍어 아픈 곳에 바르면 낫게 된다. 결국 자신이 뿌린 물은 다시 자신이 가져가는 윤회의 물인 셈이다.
라오스에서도 아주 유명한 부처인가보다. 기념촬영을 위한 사진사만 해도 여러명
난 청한님 사진사를 자처했다.
루앙프라방에서 유명한 부처인가보다. 사진을 파는 상인이 있을 정도로
스님께 바치는 제기물. 무슨 혼수품인 줄 알았어. 주전자,절구, 믹서기,바가지 옷. 등
불심이 바로 여기 있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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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와 그날의 감흥이 생생하게 되살아 납니다.
왓시앙통의 살아있는 종교행사에 함께 했다는 것만으로도
라오스여행의 끝이라고 생각했는데 날로 새로운 모습을 만나게 되었던 하루하루들
일신우일신이란 단어를
여행을 통해 깨달은 라오스였습니다.
사찰의 예법을 조금은 알겠어요
자세한 설명을 덧붙여 주시니 라오스를 다녀온듯 즐거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