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의 비약과 거친표현이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올립니다. 두사부일체라는 영화를 재미있게 보고 난후, 들었던 생각을 긁적여 본 글입니다.
두사부일체?
두사부일체(頭師父一體).
두목과 스승과 아버지는 하나다!
군사부일체(軍師父一體)의 현대판 변용인가? 임금과 스승과 아버지는 하나다! 그럴 듯한 옛 이야기이기에 그런가 보다 하고 지냈는데, 두사부일체로 바꿔보니 그야말로 딱이다. 이것만큼 딱맞는 말이 없다는 말이다. 물론, 두사부일체라는 영화는 앞으로 내가 할 이야기와는 관련이 적은 영화이다. 하지만, 그 두사부일체라는 영화이 제목을 통해 나는 지금 나 자신이 서있는 이 공간을 다시 한번 되돌아 보고자 한다.
< 군 = 스승 = 아버지 >라는 도식에서 < 군 = 스승 = 아버지 = '두목' >라는 도식으로의 확대. 이것은 도식적 단순확대만은 아닌 듯 싶다. 그 확대를 통해 우리 사회 군과 스승과 아버지를 둘러싼 집단의 '무늬'만을 보는 한계를 넘어 그 집단의 '결'을 보게 하는 것은 아닐런지. 이는 바로 군을 둘러싼 집단이나, 스승을 둘러싼 집단이나, 아버지를 둘러싼 집단이나 결국 '두목'을 둘러싼 집단과 결을 함께 한다는 것을 넌지시 비춰주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두목을 정점으로 하는 수직적 집단의 논리, 바로 조폭의 논리이다. 큰형님께 충성하고, 그 권위에 무조건 복종하는 상명하복의 수직적 질서. ( 물론, 또 다른 모습들도 많이 있지만, 여기서는 이에 한하여 이야기하기로 하겠다.)
그렇다면, 군을 둘러싼 집단의 모습은 어떤한가. 바로 지금의 정치인들과 공무원들, 높으신 님들의 모습이 어떤가말이다. 그 역시 조폭의 모습에 진배없다. 국민경선으로 뽑아놓은 대통령 후보마저 자신들이 이익과 배치되니 밀어 버리려고 하는 자들, 높으신 그들의 뜻에 국민의 뜻이야 눈에 보이지도 않을지도 모르겠다. 조폭적, 제왕적 정치인들이 판을 치는 지금의 군(君)집단이야말로 합법적 기득권 조폭의 세계가 아닌가 싶다.
아버지를 둘러싼 집단은 어떤가. 가족말이다. 한국사회의 가족집단은 유별나다. 물론, 가족 집단의 긍정적인 면을 무시하고 싶지는 않다. 두(頭)와 부(父)는 일체라지 않은가. 그래서 하는 말이다. (이야기가 다소 도식적이고, 극단으로 치달을지 모른다는 우려를 미리 밝혀둔다.) 아버지를 정점으로 가족이데올로기로 똘똘 뭉친 집단, 그것이 가족이다. 아버지를 정점으로 하는 수직적 모습(변화의 모습이 다소 보이기는 하지만, 가족간의 원활한 대화 역시 힘겨운 게 사실아닌가. 물론, 이 면에 대해서는 크게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은 그렇다 치더라도 매사 우리 가족 우선 사고는 조폭의 우리 조직 우선 사고와 무엇이 다른가 말이다. 한국 사회의 우리가족이데올로기의 힘은 어마어마하다. 많은 정치인들이 가족문제로 곤욕을 치르는 것 역시 그의 연장선상에서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가족이데올로기는 연줄이데올로기로 나타나는 기형적 모습 역시 우리 사회의 모습이다. 바로 미시적인 일상의 부분에서 마저 조폭의 모습이 보이니 한심하지 않을 수 없다.
스승을 둘러싼 집단은 그로부터 자유로운가. 우리가 희망을 그려나가야 할 학교 말이다. 승진을 위해 학교의 두목에게 충성하기, 그 두목을 중심으로 수직을 이룬 사회가 바로 학교 아닌가. 교직사회야 그렇다 치자. 그렇다면, 교실사회는 어떤가. 스승은 두목이란다. 그래서, 체벌도 하라고 법으로까지 보장해준다. 그것이 교사의 권위를 살릴 수 있는 양. 조폭 세계에서 두목의 권위는 몽둥이로 살려나가는 것처럼 말이다. 한국사회에서 대부분의 권위는 조폭 두목의 그러한 권위주의인 양 착각되고 있는 면이 있다. 권위와 권위주의는 엄연히 다른 것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땅에 떨어진 교사의 권위를 정년환원이나 회초리로 살릴 수 있는 것인양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는 한 우리의 학교 역시 조폭의 모습에서 더 나아갈 수 없지 않을까. 그보다는 그들 자신에게서부터 권위를 세워나가야 하는 것은 아닐는지.
군사부일체에서 두사부일체라.... 그것만큼 지금 우리를 잘 보여주는 말이 얼마나 있을지...이 사회의 조폭적 결을 해소하기 위해 우리는 어떠한 교실을 꿈꾸어야 하는 것일까. 다시한번 생각해 볼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