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과 계곡이 아름다운 화천의 산
번암산(磻岩山.832m) / 강원도 화천군 사내면 사창리 (2016.8.9)
번암산쉼터-암릉-번암산-윗덕골-번암계곡-범암산쉼터 (약 9㎞.4시간)
동서울터미널에서 사창리 가는 아침버스를 탔다. 평일이라 군에 면회 가는 사람이나 산꾼이 적어서
한적하다. 차표는 맹대까지 끊어 광덕고개를 넘어 번암산쉼터에 내렸다. 번암은 반암이라고도 부르
는데, '강이름 번(磻)'이나 '강이름 반(磻)'으로 다 읽기 때문이다. 지금은 번암으로 통일한 것 같다.
강태공이 낚시를 한 중국 싼시성(陝西省) 동남쪽으로 흘러 위수로 흘러가는 강이름이 반계(磻溪)이다.
예전에 이곳은 사탄향(史呑鄕)이란 곳이고, 맹대는 그곳의 사람이 모여사는 세 군데 집터(垈) 중 한 군데
였다. 사탄향에 창고가 있었던 곳이어서 사창리요, 그곳 지역인 사탄내면은 줄여 사내면이 되었고, 사탄
외면은 사외면으로 하였다가 지금은 다른 지역과 합하여 사북면으로 부르고 있다. 이곳은 1945년 전만
하더라도 북한 지역이었다가 6.25 전쟁 후 남쪽지역으로 편입된 곳이다.
이 산은 사람들이 그리 찾지 않는 곳이다. 번암산쉼터에서 오르는 산길은 경사가 있고 중간에 바윗길이
있어 장마철이나 겨울철에 접근하기는 어려운 산길이다. 능선에 올라서면 나무들은 키가 낮아 뙤약볕을
이고 다녀야 한다. 땀을 흠뻑 흘리며 산길을 오르니 정상 표지석은 해발을 엉뚱하게 표시하고 있다. 산길
은 표시가 없어 지도가 있더라도 길을 잘못 들기 쉽다. 도마치쪽 가는 산길을 놓쳐 풀숲으로 들어가 정글
탐험을 하게 되었다. 오히려 그것이 산을 속속들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윗덕골로 내려서 번암계곡을 따라 덕골로 내려가는 길은 들꽃화원이다. 꽃에 앉은 벌과 나비 구경을 하고,
아름다운 꽃 구경을 하고 사진에 담느라 심심하지 않았다. 산길 이곳저곳에는 도토리거위벌레들이 참나무
가지를 잘라서 떨어뜨려 놓은 것들이 있다. 성충은 여름 막바지에 알을 도토리 속에 낳고, 그것을 땅에
떨어뜨려 유충이 도토리를 갉아먹다가, 땅속으로 들아가 월동하도록 돕는 것이다.
숲에는 벌써 누런 잎들이 조금씩 생겼다. 대부분의 나무들은 7월이 되면 차차 수분을 줄이고 활동을
자제하며, 늦여름동안 양분을 채우고, 잎에 있는 영양분을 줄기와 뿌리에 옮기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더워서 힘들어 하는 동안 나무는 할 일을 다 해놓고 또 다른 계절을 준비하고 있다. 나뭇잎들을
보니 더운 여름도 서서히 지나가고 있다.
출처 : 선비마을 향곡산방
http://blog.daum.net/jungsunbee
번암산 정상
바위 능선
번암산 정상 부근 (앞쪽 오른쪽능선)
도토리거위벌레가 잘라서 땅에 떨어뜨린 참나무류 가지
하산길 임도는 들꽃화원이다
배초향
금메뚜기
광대수염
칡꽃
달맞이꽃 줄기에 앉은 풀벌레
기린꽃
익모초
마타리
개미취에 앉은 부전나비
첫댓글 속속들이 다니시네. 사창리는 군대 있을 때 예하 부대 있 는 곳이라서 숱하게 들었는데 가보지는 못함
수복지역에도 가보셧군~!
그 옆 무학봉은 서너 번 갔었는데 이곳 부근이 여름에 맞는 산행지라 마저 갔네.
예하부대라면 이기자부대가 아닌지 모르겠네. 계곡에 이기자소나무가 있어서 그리 짐작하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