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느덧 5월입니다.
저는 합격하면 반드시 합격 수기를 쓰리라 다짐하며 하기싫은 공부를 했습니다.
그런데 왜 이제야? 제가 가장 힘들었던 5월이었기에 힘을 드리고 싶어서 바쁜 학교생활을 하며 5월을 기다렸습니다.
저는 16개월, 33개월 연년생 남매를 데리고 공부를 해보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어린나이(중학생)에 갑상선 기능 항진증을 앓기 시작한 저는 한번도 공부를 잘해본 적이 없습니다.
남들보다 대학도 늦게 마칠 수 있었습니다.
공부를 잘해본 적 없던 저는 지방대 경영과였지만 컴공 수업이 재밌어서 이수해둔 덕으로
취업을 피해 교육대학원을 정보컴퓨터 교육으로 진학 할 수 있었습니다. (이때 상업을 선택하지 않은 저를 칭찬합니다.)
그 후 딱 1년의 기간제 생활을 하고 결혼, 출산, 육아를 하며 살았습니다.
그러다 육아우울증이 심각하게 왔고 자존감이 높았기에 버틸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ㅠㅠ (엄마한테 잘하시면 좋겠습니다ㅠㅠ)
2018년 1월 중순 - 아빠의 권유로 딱 한번만 임용을 쳐보자 결심했습니다.
임용의 임도 몰랐고 제 길이 아니라 생각했기에 정말 무지한 상태였습니다.
기간제 때 알게 된 선생님들 도움으로 임고카페를 알게 될 정도, 한국사가 필요한 것도 이때 알게 되었습니다.
한국사 원서 접수하고 공부를 시작했는데 애둘이 번갈아가며 아프고 저도 아프고 입원하고..
수액 바늘 꽂고 달리는 아이들 쫓아다니며.. 한시간 마다 기저귀를 갈아가며.. (수액으로 소변을 많이 봅니다)
저녁에 퇴근하고 온 신랑에게 아이들 맡기고 울면서 한국사 공부했습니다.
2018년 2월 - 한국사 시험 합격, 둘째는 아직 어린이집 가기 전, 첫째는 어린이집 방학.
공부는 못 했고 카페들 가입하고 강의 선택하기로 밤시간을 보냈습니다.
2018년 3월 - 드디어 아이둘이 어린이집을 갑니다. 이때 전 전화번호를 바꾸고 요금제를 바꾸고 친구들에게 연락합니다.
2019년에 돌아올께 라는 비장한 메세지를 남기고 세상에서 사라집니다. (조금 부끄럽네요 그땐 비장했습니다.)
어린이집은 적응기간이있어 3월 3째주부터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그냥 아는게 없는 저였기에 교육학 1년 패키지, 전공 1년 패키지 등록 했습니다.
샘플 강의 들어보고 저랑 잘 맞는 선생님으로 선택했습니다.
2018년 4월 - 오랜만의 공부에, 육아보단 덜 힘든 공부라 정말 즐거웠습니다.
교육학, 전공 모두 강의를 두번씩 들었습니다. 저는 귀가 강한 편이라 들은 내용은 그 사람의 목소리로 기억됩니다.
2018년 5월 - 교육학은 외워지진 않았지만 서브노트를 만들지 않고 자기전에 누워서 늘 생각했습니다.
저의 유일한 대화 상대인 신랑과 아이들에게 모든 말을 교육학으로 합니다. (신랑이 피곤한 스타일이라고 했습니다.)
이때, 강의를 들으며 전공 기본서를 봐야겠다는 생각으로 2017년 10월에 다 버린 전공서를 모두 구입했습니다.
그리고 컴퓨터구조 기본서 연습문제를 풀다가 '아 이길은 나의길이 아니구나' 울면서 공부를 접었습니다.
3주간 공부를 못 했습니다ㅠㅠ 계속 울기만 했습니다ㅜㅜ
그러다 이쌤 카페에 글을 올렸고 글을 보시고
저에게 전화주신 임@@선생님 덕분에 다시 마음을 잡고 공부를 할 수 있었습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2018년 6월 ~ 8월 - 하루에도 몇번 씩 롤러코스터타는 기분을 다 잡으며 꾸역 꾸역 공부했습니다.
아이들도 신랑도 저도 많이 울었고 반드시 한번에 합격해야 한다. 온식구가 불쌍하다. 생각뿐이었습니다.
2018년 9월 ~ 11월 - 서울 직강으로 이용현쌤 모의고사 들으러 갔습니다. 가는 첫날부터 길을 헤매 많이 힘들었습니다.
네이버지도 덕분입니다ㅜㅜ 긴이야기는 못 하겠습니다ㅜㅜ
매주 금요일 서울까지 새벽부터 일어나서 10만원의 경비를 들여 모의고사 갔습니다.
학원에서 열의를 느꼈고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지게 해주었습니다.
저는 노량진을 추천합니다.
11월 24일 시험 1교시, 제가 선택한 교육학 강사님이 외우지 마라!!한 부분이 1번부터 나왔고 저는 멘붕이었습니다.
그리고 1교시 치고 집에 가려 했습니다ㅜㅜ
앞자리 선생님께서 우시는데 같이 울었습니다ㅜㅜ
2교시, 3교시 정신 없이 치고 눈물도 나지 않는 며칠을 보냈습니다.
그러니 2차 준비에 마음이 안 잡혔습니다ㅜㅜ
그래도 스터디를 꾸려 꾸역꾸역했습니다. 후회 하지 않으려고, 미련남기지 않으려고, 딱 한번인 임용 고시를 깔끔하게 끝내려고..
감사하게도 합격했습니다.
합격 후 신체검사에, 직전연수에, 발령교 워크숍에, 바쁘게 보내다 보니 개학이고 수업이고 업무고..
정말 하루하루 바쁘게 보내고 있습니다.
선생님들.
딱 한번뿐이라고 생각해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저는 모든 SNS를 끊었고 친구를 끊었고 가족 친척 다 끊었습니다.
그래도 가족들은 저를 응원해주었고 친구들은 제 생일과 같은 특별한 날엔 문자와서 축하해주며
답장은 하지 않아도 된다 니 마음 다 안다고 저를 위로해주었습니다.
제가 합격 했을 때 누구보다 기뻐 해주었고 지금도 늘 곁에서 힘을 주고 있습니다.
아줌마들 집에서 공부 안됩니다. 공부하려하면 설거지가 보이고 빨래가 보이고 청소를 해야 할 것 같고..
저는 아침에 늘 나갔습니다. 씻고 나가는게 공부의 시작이었습니다.
저에게 맞는 공부 장소를 찾기 위해 독서실, 도서관, 스타벅스 여러지점을 다녔고 커피값도 많이 썼습니다ㅜㅜ
전화기를 가져가지 않았고 손목시계와 스탑워치를 가지고 다녔습니다.
허리와 어깨가 안 좋아서 9월까진 운동을 했습니다. 나중엔 운동하는 시간도 아까워 '주원홈트' 틀어놓고 스트레칭했습니다.
학원 추천합니다.
저는 자기주도적 학습이 되지 않는 사람이라 학원강의를 등록하면 강의 스케줄을 따라가게 됩니다.
특히나 들을 수 있는 날이 한정되어 있어 안 들을 수 없는 시스템입니다. 'ㅁ'b
저는 전공강의를 두번씩 듣고 이용현 교수님 교재만 공부했습니다.
모든 교재를 두번씩 노트에 다 옮겨 적었고 손에 물집이 여러번 생기고 터지고 했습니다.
(손이 못 생겨졌습니다ㅠ)
이용현 교수님 교재는 모두 분철해서 과목별로 묶어서 계속 봤습니다.
책이 너덜너덜 형광펜도 막 다 그어놓았습니다.
제가 적은 것은 다시 보기 위함이 아니라 외우기 위함이라 보도 못합니다. (글씨도 악필)
기출문제를 과목별로 나눠서 2번 풀고 연도별로 2번 풀고
한문제씩 따서 출력 후 풀이과정과 객관식 경우 문항들까지 다 풀어서 정리했습니다.
교육과정은 계속 새로 출력해서 더럽게 보고 다 버렸습니다.
볼때마다 중요하다 생각되는 단어가 달라서 보고 버리고 보고 버리고...
일반화된 지식은 노래로 만들어서 외웠습니다. (제가 누군지 알게 되겠네요 ㅎㅎ) - 필요하면 드립니다.
그 결과 출력해서 풀어본 기출문제, 외운 교육과정, 교육학 등의 출력물이 A4박스 2박스 나왔습니다.
비전공자가 시험치는 것과 같다고 늘 말했는데 저는 학문이 아니라 시험치기 위한 학습을 했습니다.
아는게 너무 없어서 제가 어떻게 졸업을 했나라는 의문이 들 정도 였습니다.
두번의 출산과 한번의 맹장수술을 핑계로 말해봅니다.
학원 광고 아니고 받은 것도 없고 할인 받은 것도 없지만 저는 이용현 교수님 덕분에 합격했다고 말합니다.
물론 공부는 제가 한 것이지만 ^^;;;
지금 공부하시는 선생님들 힘드시지만 이겨내시고 꼭 학교에서 만나고 싶습니다.
정말 힘내고 계신거 알지만 조금 더 힘내시길 응원합니다.
24일~25일 서울에서 정컴 연수가 있습니다. 토요일에 학원으로 가면 교수님 뵐 수 있을까요?
2019
첫댓글 선생님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선생님 행복 하세요.
저도 40대 아줌마입니다. 어떻하나 막막하지만
님글을 읽고 힘이나네요 홧팅입니다.
수고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학교생활도 멋지게 해내시고 존경받는 교사되세요. 합격축하드리고, 오세요. 차 한잔 준비해 놓겠습니다.^^
아~ 그 유명하신 대구샘이닷! ^^ 학교 교정을 걸을 때 문득 문득 꿈만 같고 눈물로 공부한 2018년의 5월이 생각나죠~ ㅋㅋ
샘~ 연수때 봐요~ ^^/
연수가 일등고시학원 동창회일 듯ㅋㅋ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9.05.24 23:11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9.05.24 23:39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9.05.25 10:07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9.05.29 10:15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9.05.30 12:25
전 대구 2016년합격생 아줌마입니다^^
혹시 내가알고있는 쌤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얼마나 힘들었을지 알것같아요^^
한해정신없이 지나갔죠??
넘 멋지십니다^^
좋은 엄마로 아내로 선생님으로 멋진 선생님의 앞날을 응원합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1.02.17 15: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