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안재환이 자살했을 때 세상 사람들은 사채가 사람잡는다며 몇 날 몇 일 언론보도가 끊이지가 않았습니다
탤런트 최진실이 자살했을 때 악플이 사람잡는다며 정치권에서까지 악플 근절을 위해 ‘최진실 법’까지 만든다고 난리였습니다.
지난 28일 광주에 사는 10살짜리 소년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이유인즉 성적 비관이랍니다. 초등학생이 성적 비관이라니 이게 말이나 되는 얘기인가요?
그런데....조용합니다.
신문도 방송도....한마디도 안합니다. 그 아이가 연예인이 아니라서 그런가요? 아니면 이제 무감각해진건가요?
아니면 한참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사교육 시장에 행여 찬물이라도 끼얹을까봐 그런가요?
해맑게 뛰어놀기만 해야 할 열 살짜리 아이가 성적을 비관하며 죽음을 선택했는데 이에 대해서는 그렇게 할 말들이 없나요?
사채만 문제입니까? 악플만 문젠가요? 왜 사람잡는 교육현실에 대해서는 언론이며 정치권이며 이렇게 모른 척 하는건지,
아니 모른척 하는 정도가 아니라 아직도 부족하다며 아이들을 더욱 몰아칠 수 있는 일제고사와 같은 아이디어들을 짜내느라
조용하고 있는건지 정말 알 수가 없군요.
안재환이 가엽습니까?, 최진실의 죽음이 안타깝습니까?
저는 이름도 모르는 열 살짜리 어린 목숨에 더 가슴이 찢어집니다.
어린 영혼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이 무한 경쟁구도가 사채보다, 악플보다 더 악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경쟁 장사’는 메뚜기 떼들마냥 먹을 것이 없어지면 끊임없이 옮겨다니며 시장을 넓힙니다.
대입 경쟁을 만들어놓고 고등학생들을 들볶더니 갉아먹을 건 다 갉아 먹었는지 특목고를 만들어놓고 중학생들을 몰아칩니다.
이제는 국제중을 만들어서 그 시장을 초등학생들로 옮겨가려고 합니다.
침묵하는 우리는 누구입니까? 그 속에서 메뚜기 먹이처럼 속절없이 쓰러지는 우리 아이들을 경마 바라보듯이 팔짱끼고 바라보는
우리들은 과연 누구냔 말입니다.
첫댓글 몇년전 천안의 초등학교 4학년생이 물고기처럼 자유롭게 살고 싶다고 읽기장에 써놓고 이세상을 떠난 적이 있습니다. 그 아이의 나이도 10세에서 그리 많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런 살인교육을 두고 교사나 학부모를 비난하는 글들을 보면 열불이 납니다.
백의민족의 정갈한 기상은 어디로 가고... 이건 어느 누구의 잘못이라기 보다, 타락한 국민성의 한 열매입니다. 울화통을 넘어 서글퍼지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