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9 .19 전북 고창군 아산면 삼인리 선운사
여태 꽃무릇기행을 가본 적이 없었는데 덕분에 잘 댕겨왔습니다. ^^
간사님들이 갑자기 다른 일이 생겨서, 이석희 운영위원장님께서 많이 애쓰시고 고생하셨습니다.
축제 인파 속에서 전혀 구별되지 않는 차림의 참가자를 챙기려면, 사실 구경이 아니고 여행이 아니시죠....^^♥


원래 어른들이 지지리 말 안들어요.... 모이라던 관광안내소 앞 ^^

여의주를 문, 두가지 다른 자세의 용들이 지키는 일주문


천연기념물 송악입니다.
오갈피나무과의 상록 덩굴인 송악은 남부에 자라고 나무나 바위에 붙어서 타고 오릅니다.
고창만 해도 남부 식물이 자라는군요....

원래도 절 주변에 석산이 있었던가본데, 몇백가마니나 계속 심었던 건지 가는 내내 길주변이 석산입니다.

석산은 원래 중국 양자강 유역이 원산지인 것으로 알려져 있고, 우리 나라에 들어온 것은 불교와 함께 전래된 듯 합니다.
양자강에는 씨 맺는 개체가 있다고 하는데, 울나라에서는 모조리 3배체여서 씨앗을 맺지 못합니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몰라도 절에서는 결실없는 꽃을 좋아하시나 봅니다.^^(상사화, 석산, 불두화.. 열매는.. 사고니께!!)
부드럽고 우아한 상사화와는 좀 다르게, 길다란 꽃술이 요염한 속눈썹같은 석산은 화사한 아가씨 모습입니다.
상사화는 여염의 여인을 사모하다 죽은 스님의 넋이라 하고, 석산은 반대로 스님을 연모하다 상사병으로 죽은 아가씨의 넋이라 하여
이 스님과 같이 속세의 욕망과 정에 흔들리지 말고 정진하라고 절에서는 열심히 열심히 심었고
딸자식을 두고 생각하기도 싫은 전설 때문에 이 근래까지 민가에서는 석산을 심지 않았던 것이
이만큼이나 요염한 꽃임에도 상사화와 헷갈리는 이가 많은 원인이 되었습니다.

만지면 아들을 낳는다는 믿거나 말거나한 이야기가 전해지는 은행나무의 유주 ^^
진짜 거시기를 만져도 못 낳는 아들을 설마 가짜 거시기가 뭔 힘으로 어쩔라구???

선운사까지의 길은 걷기 좋아요. 근데 숲길은 너무 패였더군요.

난데없이 요사스럽도록 붉은 꽃이 만드는 꽃바다는 도무지 비현실적인 색감으로, 저승꽃이라는 별명도 얻게 하였습니다.
이래저래 두려움이 많던 시대에 민가에 심기는 쪼매 부담스러운 꽃이었죠.


선운사에 왔어여. 어마한 크기의 동백나무 숲이 절 둘레를 에우고 있죠. ^^

절마다 사천왕상은 개성이 달라서 비교해 보아도 재밌습니다.
선운사의 사천왕상은 "이따 울집에 와서 한잔 하더라고" 할 거 같은 동네아저씨 인상입니다.



장난기 많은 할배같은 얼굴의 천왕 (제가 무식해서요, 누가 누군지는..... ㅜ ㅜ )

가득히 매달린 등롱이 만드는 그림자의 패턴

순탄치 않은 역사 속에 짜깁기 했다는 6층석탑의 첨두는 다들 거시기 같다고 생각하는 거 같습니다. ㅋㅋ
그니깐 바로 거시기를 연상했다고 "난 저질인가벼"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

동백나무도 오래됐지만 배롱나무도 정말 오래되었나 봅니다.

독특한 양식의 대웅보전


열공하시는 15기 샘들은 여기서도.....


여러 명필들의 글씨로 된 편액

꽃잎이 흩날리는 천상의 화원

깨끗한 물이 흐르는 도솔천

중부 촌사람들의 꽝꽝나무 구경하기, 불때면 꽝꽝 터진다는 설이 있어여...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 살짝살짝 섞어가며 재미나게 안내해 주신 문화유산해설가님, 참 감사하였습니다.

크~~다란 삼나무

여러 줄기로 높게 뻗은 특이한 체형의 장사송

첫댓글 저는 10월에 다녀왔습니다. 꽃무릇지고 잎이 숭숭.. 줄줄이 나래비선 전세버스 구경 많이 했지요.
10월도 좋았을 거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