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내골 배내산장!! 그곳 그 집에 가보면 사람 냄새가
물씬하다. 경남 양산의 경부선 원동역과 울산 언양 성남사를 잇는 계곡길 칠십 리를 배내골이라 한다.
1천m가 넘는 주변의 산들을
묶어 영남 알프스라고 하는데 산자락을 타고 흘러내리는 맑은 물들이 모인 계곡은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이다. 이 계곡가에는 야생의 배나무들이 많이
자란다 하여 배 이(梨)자와 내 천(川)자의 이천동(梨川洞)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사람들은 이천동보다는배내골로 즐겨 부른다.
한편으로는 이 계곡을 둘러싼 양쪽의 산들을 이어 보면 물 위에 뜬 한 척의 배(船) 모양이라 '배내골'로 불리게 되었다고도 한다.
실제로 뱃머리에 해당하는 원동 쪽에는 포구(浦口)를 뜻하는 내포, 함포, 쌍포, 영포 등의 지명이 있다.항해 중인 배의 기관실쯤 되는
위치인 원동면 선리 태봉마을에는 토속적인 분위기에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배내산장이 있다.
울산과 양산의 경계 지점 가까운
곳이다. 아직까지 도로가 완전하게 포장도 되지 않은 곳인데도 주변에는 기와집을 위시하여 국적불명의 온갖 형태의 많은 집들이 들어 서고 있다.
배내산장과 별난 대조를 이룬다. 배내산장은 흙벽과 너와 지붕으로 지었다. 너와 지붕 위로 솟아 있는 굴뚝에는 하얀 연기가
피어오른다. 그 지붕 위로 밤이면 달빛이 내려앉고 별빚도 내려앉는다.
집주인의 말대로라면 배내산장은 배내골에서 제 '꼴값'을 하고
있는 셈이다. 민박 손님들이 찾아오고 찾아온 손님들에게는 식사도 제공한다. 식사 역시 '꼴값' 을 한다는 토속적인 음식들이다.
영취산 신불산 재약산(사자평) 산행을 위해 찾아온 손님들에게는 안내도 하고 함께 등산도 한다.집주인 김성달, 황점생 부부는 '욕심
없이 사는 것이 크게 편안한것' 으로 알고 욕심 없이 살고 있다. 무욕대안(無慾大安)이다. 자신들만의 색깔을 갖고 살고 있는 것이
이 부부가 사는 삶의 방식이다.
깊은 계곡 안이라 손님들은 주말이나 공휴일에 찾아온다. 주중에는 한가하다. 그래서 주말 이틀은
혼신으 정성으로 손님들을 맞는다. 잘 갖춘 민박 시설에 정성스럽게 음식을 차려낸다.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잔잔한 음악이 흐르고 시와 그림이
있고 사람 냄새가 물씬한 곳에서 산골의 정서를 담아가도록 한다.
단순하게 음식을 제공받고 잠을 자고 오는 그런 곳만은 아니라는
뜻이다. 그러고는 주중5일은 한가롭게 보낸다.
3일간은 문을 열고 이틀은 그들만의 시간을 갖는다고 한다. 낯선 곳으로 여행을 하고
새로운 풍물에 젖어보기도 한다. 도시 사람들이 주5일 근무제로 5일을 근무하는 그 방식과 별다를 바가 없다. 물론 일주일 내내 산장의 문을
열어두고 손님들을 맞는다면 수입이야 늘어났겠지만, 그렇게 돈을 벌어야만 했다면 이렇게 깊은 곳으로 들어올 이유가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자연과 더불어 살겠다고 선택한 삶에 '넘치는 부(富)는 불행을 자초할 수도 있는 사치'로 믿고 있었다. 그런 가운데 주말 이틀은
사람 냄새 따라 분위기 좋은 곳으로 찾아온 손님들과 이야기꽃을 피우며 주객의 구분이 없는 밤들을 세운단다.
산장을 이용하겠다는
손님들은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을 하고 찾아온다. 새봄이 오는 계절, 배내골 얼었던 계곡이 녹아 내리고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린다. 그 소리는
우리들 가슴에도 와 닿는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