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미나의 『누가 뭐라고 해도 내가 가는 길이 꽃길이다』
살아가는데 정답이 있을까? 여러 번 생각했다. 지금까지 살아가면서 이런 생각을 해왔지만 정작 나는 짜여진 각본에 의해서 삶을 살아왔다. 다른 사람들과 다르지 않은 내 삶을 생각해 본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이 되어 월급을 받아 가족을 부양해왔다. 직장생활을 통해서 얻어지는 것은 통장에 들어오는 것도 있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아이들과 함께했던 보람이 더 크다. 퇴직을 하고 잠시 혼란스러웠던 날들은 지나고 이제 백조의 일상에 길들여져 있다. 가까운 곳을 여행하고 사진을 찍고 블러그에 올리고 이웃들과 공감하면서 살아가는 것도 나의 삶의 일부이다. 책을 읽고 느낌을 담아내는 것도 내 삶의 일부이다. 학교를 마치고 잠시 우리집에 머물다가 집으로 가는 도이에게 사과를 깎아주고 아이스크림을 챙겨주는 것도 나의 일과중 하나이다. 어쩌면 별 불만이 없는 삶일지 모른다.
손미나작가의 『누가 뭐라고 해도 내가 가는 길이 꽃길이다』를 읽으면서 많은생각을 하였다. 누구에게나 주어진 삶은 하나이다. 그 삶을 어떻게 보람있게 어떻게 행복하게 살 것 인가에 대한 답은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손미나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생기가 있었고 늘 기다려졌다. 그런데 그런 루틴이 그녀 자신에게는 참을 수 없는 무게가 되었나보다. KBS에서 잘나가는 아나운서가 휴직을 하고 퇴직을 하는 용기는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아마 나의 경우였다면 어림없는 생각이었을 것이다. 그 자리에서 안주하고 살아가면서 적당히 즐거움을 찾으면서 스스로에게 잘 했다고 할 것 이다. 그런데 손미나 아나운서는 진정한 사고의 자유로움과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이 강했다. 자신이 하던 일을 밀치고 여행작가가 되어 전 세계를 여행하면서 많은 모험(?)을 하게 된다.
사실 그녀가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꽃길만 걸었으리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녀는 결혼을 했고 어떤 이유인지는 몰라도 이혼을 했다. 이것이 그녀에게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데. 오히려 자신을 다잡으면서 살아가는 방법을 스스로 체득했을 수도 있다
그녀의 아버지의 놀라운 자녀 교육방법은 본보기가 된다고 말할 수 있다. 자녀들에게 편지로 이메일로 자신의 생각을 전하고 자녀들을 양육할 때 회초리보다는 다정하면서도 때로는 엄격한 말로 자라나게 하였고 손미나 작가는 그런 아버지께 고마움을 가지고 있다
작가의 부친이 세상을 떠났을 때 화초와 같았던 어머니와 함께 잠시 살았지만 다시 독립을 하게 되고 전 세계를 누비면서 여행을 한다. 무의미한 여행이 아닌 자신에게 힘을 주는 여행임을 알 수 있다. 여행을 하면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우정을 가지면서 교류를 하고 심지어는 멀리 떨어진 나라에 사는 그 나라의 친구의 결혼식에 참석하는 것을 보면서 삶의 자유로움과 또한 신념의 강함을 느끼게 한다.
그녀의 이력은 화려하다. 전(알랭 드 보통의)인생학교 서울 교장, 前 허핑턴포스트 코리아 편집인, 前 KBS 아나운서, 손미나앤컴퍼니 대표, 여행 작가, 소설 작가 등등. 정말 경험한 직업만 해도 많이 서른을 앞두고 삶에 대한 고민이 깊어져, 안정적인 직장에서 휴직을 감행,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날아가 전공했던 스페인어와 언론학을 공부했다. 석사 학위를 받고 돌아와 유학생활의 경험과 여행 이야기를 담은 첫 책 『스페인, 너는 자유다』를 출간하고, 단숨에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이후, 미련 없이 사표를 던지고 ‘여행 작가’로 인생 제2막을 시작했다.
그녀가 스페인어를 전공하게 된 데는 그녀의 아버지의 힘이 컸다. 물론 권고이겠지만 그녀는 받아들였고 그녀의 삶에 힘을 실어주었다. 유학을 하면서 더 단단해졌고 더성숙해졌다. 나이가 먹어가면서 그녀는 더 많은 이야기를 전해주리라 생각한다.
그녀는 2007년부터 전 세계를 누비며 여행기를 쓰기 시작했다. 일본 여행기 『태양의 여행자(2008)』, 아르헨티나 여행기 『다시 가슴이 뜨거워져라(2009)』를 집필 후, 해외 입양을 다룬 『엄마에게 가는 길(2008)』로 번역에 도전했으며, 파리에서 3년간 체류하며 첫 장편 소설 『누가 미모자를 그렸나(2011)』를 썼다. 그 외 파리 체류기 『파리에선 그대가 꽃이다(2013)』, 페루 여행기 『페루, 내 영혼에 바람이 분다(2015)』, 『여행이 아니면 알 수 없는 것들(2016)』 등을 꾸준히 출간하고 있다. 이책 『누가 뭐라고 해도 내가 가는 길이 꽃길이다』은 그녀의 이야기이지만 우리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녀가 던져주는 그녀의 ‘용기’와 ‘도전’은 더 많은 손미나가 나올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인생은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