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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NYC Marathon 코스맵 (남쪽 스태튼 아일랜드에서 출발, 북쪽 맨허튼으로 골인)
현지에서는 뉴욕 마라톤에 참가하는 것을 "5 Boro.(Borough)를 달린다"라고 흔히들 얘기한다. 5 Borough란 뉴욕시를 구성하고 있는 다섯 개의 거대 자치구(맨허튼, 브루클린, 퀸스, 브롱크스, 스태튼 아일랜드)를 말하는데, 뉴욕 마라톤 코스가 이 다섯 개 자치구를 다 지나도록 짜여져 있다. NYC Marathon에 참가하면, 말 그대로 미국에서 가장 큰 도시인 뉴욕을 두 발로 다 달려보는 셈이다.
출발 ~ 5 마일(8km) 구간: 베라자노를 건너 브루클린으로
9시 46분, 수많은 주자들과 함께 다리 위 출발선을 넘었다.
베라자노 브릿지
스태튼 아일랜드와 브루클린을 잇는 베라자노(Verrazzano) 다리는 2층으로 되어 있어, 위 아래에서 동시에 주자들이 달린다. 대략 2마일 (3.2km)의 구간인데 고도표에서 보는 것처럼 오르막이 심하긴 하지만, 출발과 동시에 넘기에 평지처럼 느껴진다. 오히려 내리막에서 너무 오버페이스 하지 말라는 충고를 많이 해준다. 재미있는 건, 나처럼 녹색 그룹 주자들은 아래쪽 다리를 달리는데, 재수없음 윗쪽에서 떨어지는 "오줌비"를 맞을 수도 있다는 전설이...ㅋ (실제로 NYC marathon bridge pee라는 검색어가 있다..ㅎ) 하지만 대회 시작 직후 바로 화장실을 찾는 주자들도 없을 뿐더러(있다면 병원에 가봐야..ㅎ) 수많은 카메라와 남녀주자들이 달리는데, 가릴 곳 하나 없는 곳에서 실례를 하는 용자도 없는 듯. ^^
첫 5마일 고저도. y축 높이 수치는 "미터"가 아니라 "피트". 고도차가 대략 45m 정도 된다.
다만 완주 예상 시간으로 출발 그룹을 정했다면, 내 주변 주자들은 330 이상을 목표로 할 텐데, 나만 6분 페이스로 가면 길.막.이 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속도가 제각각이고 나처럼 사진 찍으며 달리는 관광모드 주자들도 보인다. 다리를 건너면 왼쪽으로 원 월드 트레이드 센터 (9.11 테러 이후 쌍둥이 빌딩 자리에 들어선...)가 있는 뉴욕 중심가가 한 눈에 들어온다. 특히 이 멋진 뷰는 1년에 단 한번, 걸어서 다리를 건널 수 있는 마라톤 대회 때만 볼 수 있는 풍경이라, 잠깐 달리기를 멈추고 카메라에 담아 본다.
날씨가 기가 막히다~^^
매년 뉴욕 대회가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시기에 열리는 지라 춥고, 비가 오는 경우가 많았다는데, 오늘은 구름 한점 없는 (미세먼지는 더더욱 없고 ^^) 가을 하늘의 끝판왕을 보여준다. 기온은 달리기에 딱 좋은 10도 안팎. 내가 어디가면 날씨운은 좋은 편.ㅎ 고가 도로를 내려와 브루클린 주거 지역으로 접어든다. 비슷하게 생긴, 전형적인 미국 중산층 주택들이 길 양쪽으로 주자들을 맞는다. 처음으로 페이스를 보는데, 6분 전후. 딱 좋다. 호흡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니, 주변 주자들이 눈에 들어온다.
브루클린 초입에서. 아킬리스(Achilles) 유니폼의 주자들과 가이드.
나랑 비슷한 페이스 주자들 중에 Achilles라고 적힌 유니폼의 주자들이 유독 많이 눈에 많이 띈다. 첨엔 아킬레스 건을 다친 주자들의 모임인가 싶었는데, 같은 유니폼을 입은 시각 장애인, 휠체어, 심지어 목발을 짚고 달리는 주자들까지 다양하다. 옆에 가이드 하시는 분께 물어보니 신체 장애를 가진 주자들과 그들을 돕는 단체란다. 길거리 응원단들이 유독 나에게 환호를 많이 보낸다 싶었더니, 사실 내 주변 그 분들께 보내는 응원이였다. ^^;; 특히 나랑 거의 골인 지점까지 비슷하게 달린 블레이드 러너 (양쪽 무릎 아래로 ㄴ자로 생긴 의족을 달고 달리는)분은 가는 곳마다 정말 뜨거운 응원을 받았다.
키로수가 더해질수록 응원단이 점점 늘어난다. 이 곳 주택가의 사는 거의 모든 주민들이 다 나온 것 같다.^^ 특히 주로로 고사리 손을 쭉 뻗어 하이파이브를 기다리는 아이들이 눈에 많이 띈다. 달리기가 점점 재미있어 진다. 주로는 주택가를 지나, 시내 중심을 관통하는 왕복 4차선 도로로 접어든다. 5마일 통과.
5마일(8km) ~ 10마일(16km) 구간: 꼭, 반드시, 필히 싱글렛에 이름을 붙이자 (영어로)!!!
브루클린 중심가에 들어서자 본격적인 응원전이 시작된다.
대회에 참가한 친구 이름이나 사진을 들고 응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달리는 모든 주자들의 이름을 불러주며 화이팅을 해준다. 특히, 이민자의 나라인만큼 본인이나 부모들의 모국 국기를 흔들며, 행여나 같은 국기를 붙이고 달리는 주자가 보이면 정말 몇 십년만에 상봉하는 가족인것마냥 열광적인 응원을 보내준다. 주자들 또한 응원해 주는 주민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거나 감사 인사를 한다.
거의 매 블럭마다 동네 밴드들이 나와 멋진 연주를 들려준다~
"목포 채수현"이라고 한글로 적힌(^^;;) 싱글렛을 입고 뛰는 주자에겐 뭐라 응원할 방법이 없었는지, 내 모자에 적힌 아이언맨 로고를 보고는 "Go, Ironman!"이라고 외쳐준다.^^ 마라톤 10년 하며 그 동안 받았던 응원보다 아직 10km도 못 뛴 이 곳에서 받은 응원이 더 많은 것 같다.ㅎ 혹시, 미국 대회에 참가할 계획이 있다면 꼭,꼭,꼭 영문 이름이 적힌 (없다면 테이프를 잘라 붙이면 된다) 싱글렛을 입고 뛰도록 하자. 태극기나 KOREA라고 적힌 운동복도 좋다. 아픈 다리가 치료되고, 평균 페이스가 30초 빨라지는 기적을 보게 될 것이다.ㅋㅋ
정말 응원 덕분인지, 중간중간 멈춰 사진도 찍고 했음에도 5~10km 구간 페이스가 5분 40초대가 찍힌다. 걱정했던 왼쪽 무릎은 오른쪽과 별반 차이없게 느껴지고, 오히려 속도가 점점 빨라지려는 걸 꼭꼭 눌러 늦춘다. 갑자기 뒤쪽에서 "U.S.A! U.S.A!"하며 구경 나온 시민들이 연호하는 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옆으로 NYPD 운동복을 맞춰입은 뉴욕 경찰 팀들이 미국 국기를 앞세우고 훅 지나가니 이번엔 앞쪽의 응원단이 "U.S,A"를 외친다. 동아 마라톤에서 경찰들이 태극기를 들고 달려가는 데, 응원나온 시민들이 "대~한민국!"라고 외치는 모습이.... 도저히 상상이 안된다.^^;;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닌, 문화적 다름의 문제겠지.
5~10 마일 고저도. 이 구간은 거의 경사가 없지만 8마일 지점부터 도로가 좁아지고 작은 오르막이 있다.
8마일 지점 그림처럼 서있는 브루클린 랜드 마크, Williamsburgh 저축 은행 (대회 홈페이지 퍼옴)
8마일(13km) 지점 Williamsburgh 저축 은행을 돌아가면 다시 좁은 폭의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도로 폭이 좁아진 만큼 주자들의 밀도도, 응원 나온 시민들과의 간격도 더 빽빽해진다. 이제 지나가면서 자연스레 하이파이브가 될 정도. 감동적인 응원덕분에 오르막에서 걸을수도 없고, 속도도 빨라진다. 10마일(16km) 통과. 10~15km는 5:23초 페이스.
10마일(16km) ~ 15마일(24km) 구간: 처음으로 만난 태극기.
대회는 점점 중반을 향해 가는데, 신기할만큼 몸에 쌓이는 데미지가 적다.
지금껏 풀 경험을 보면 15~25 구간 페이스가 늘 가장 좋긴 했지만, 그건 충분한 훈련을 했고 부상이 없었을 때 얘기고, 3주전 꼴랑 25키로 뛰다 15키로 지점에서 퍼진 걸 생각하면, 지금의 몸 상태는 놀랄만큼 잘 버티고 있다. 잘하면 써브-4도 가능할 거 같은데? ^^ 이번 구간은 브루클린에서 퀸스를 거쳐 드디어 맨허튼으로 입성하는 구간이다. 코스중 가장 길고 힘들다는 Queensboro 다리를 넘어서.
10~15마일 고저도. 대회 두번째 다리인 Pulaski Bridge 위에 하프 지점이 있다.
뉴욕 대회는 초반 5km(3마일) 지점을 지나면, 매 1 mile(1.6km)마다 한 번씩 이온음료(게토레이)와 물을 마실 수 있는 급수대가 설치되어 있다. 정말, 물 마시기 싫어질 정도로 자주 나온다.ㅋ 특히 17마일(27km) 지점의 급수대에서는 물과 스펀지, 그리고 "생음악"이 제공된다.(실제로 대회 홈피에 "음악이 제공된다"고 홍보ㅎ) Honey Stinger 회사가 제공하는 파워젤(상당히 점도가 높고 많이 달다.)은 11마일(17.6km)과 18마일(29km) 지점에서 제공된다고 해서, 한국에서 가져간 파워젤은 총 4개, 아미노바이탈은 3개를 가지고 뛰었다.
대회장과 급수대에서 느꼈지만, 이 곳 사람들 일회용품 사용량이 정말 어마어마하다. 비닐 봉지와 플라스틱 일회용품을 많이 사용하고 분리수거도 잘 안하는 듯. 급수대 컵만 해도 재활용 가능한 컵이라고는 하는데, 1인당 10개씩만 쓴다 해도 무려 50만개의 종이컵이 대회 한 번에 버려진다... 부자 나라라 그런가 ;;; 이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는 사이, Pulaski 다리위에 있는 하프 지점 통과. 시계를 보니 1시간 57분. 15~20km 페이스도 5분 30초대. 여전히 선방 중.
Pulaski 다리 위, 하프 지점에서 보이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홈페이지 사진)
브루클린에서 퀸스로 넘어가니, 주택보다는 공장들이 많은 느낌이다. 멀리 높은 굴뚝탑이 보이면 바로 앞을 지나는 다리가 24km 지점부터 시작되는 Queennsboro Bridge 이다. 그리고 다리를 오르기 직전이였나... 수많은 관중들과 피켓속, 눈에 확 들어오는 깃발 옆에서 누군가가 큰 소리로 "목포! 화이팅!"이라고 불러준다.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태극기와 한국 교민들을 만났다! 어찌나 반갑던지..ㅠㅜ 어찌나 반갑던지 급하게 주로를 바꾸다가 뒷 주자와 부딪힐 뻔 했다.^^;; (사람 많은 대회에선 멈추거나 방향 바꿀땐 반드시 수신호.) 반갑게 인사하니, 집에서 준비해오셨는지 과일 조각들을 건네준다. 다시 한번 화이팅을 받고, 다리로 올라간다. 오르막 구간에서 속도가 떨어졌는지 20~25km 구간 페이스가 5분 57초. 다리는 신기할 정도로 잘 버텨주고 있다.
15마일(24km) ~ 20마일(32km) 구간: 고요의 다리에서 환호의 땅으로.
15~20마일 고저도. Queensboro 다리를 건너면 맨허튼. 후반 Willis Avenue 다리까지 쭉 벋은 직선도로.
15마일 약간 못미처 시작되는 Queensboro 다리는 오르막이 1km 정도로 꽤 길다.
정상 컨디션이였다면 멈추지 않고 달렸을 텐데,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힘들어서 걸었다. 설상가상 이 구간은 응원이 없어 대회 코스 중 가장 조용한 구간. 안전상의 이유로 다리 위에 일반 시민들이 올라오는 걸 통제하기 때문이다. 뉴욕 대회를 자주 참가한 경험자의 후기를 보면, 이 구간이 가장 멋진 구간이라고 한다. 오직 들리는 소리라고는 수천 주자들의 발소리와 숨소리. 긴 오르막을 오르며 자기와의 싸움을 오롯이 즐길 수 있는 시간이란다. 난, 달려오는 뒷 주자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최대한 난간으로 붙어 오르막을 걸어 올라갔다.
Queensboro 다리의 맨허튼쪽 내리막. 저 앞쪽에서 왼쪽으로 돌면 1번가가 시작된다.
그리고 내리막길. 힘들게 올라온 걸 보상 받기라도 하듯, 다들 엄청 빠른 속도로 달려간다. 다리를 내려와 좌회전을 하면, 맨허튼 1번가 초입에 어마어마한 인파들이 주자들을 환호로 맞이한다. 이제 슬슬 다리에 힘이 빠지면서 걷고 싶은 맘이 굴뚝같은데, 도저히 걸을 수가 없다. 1번가에 들어서면 대회중 4번째 다리 Willis Avenue 다리까지 자로 잰 듯한 5km 직선도로가 나온다. 이런 직선 도로는 지루하고 쉽게 지치는데, 양쪽 도로로 늘어선 응원 인파들로 그럴 겨를이 없다.
정말 장관이다.
한 번의 구부러짐도 없이 반듯하게 뻗은 도로와 그 양쪽으로 늘어선 빌딩숲 라인이 정확하게 "X" 프레임을 만들어 낸다. 그 중심으로 수많은 주자들이 빨려 들어 가는 모습이 비현실적이다. 대회는 어느덧 후반, 30km를 넘어가니 준비 안된 몸은 이제 한계에 부딪히는 듯, 걷는 것과 별반 차이 없는 속도로 두 다리를 옮겨가고 있지만... 이 상황이 너무 즐겁다. 응원 나온 갓난아기에게 달려가 뽀뽀해주는 엄마 주자도 보이고... 백발 성성한 아빠가 딸 주자를 꼭 안아주며 화이팅하는 모습도 감동이다. 달리는 사람 응원하는 사람 모두 이 순간을 즐기는 거 같다. 25~30km 구간 페이스가 이제 6분 30초대로 떨어졌다.
맨허튼 1번가 모습. 고풍스런 건물들과 신식 빌딩들이 잘 어울린다.
끝날 것 같지 않던 직선 도로의 끝엔 브롱크스 자치구로 넘어가는 Willis Avenue 다리가 나온다. 이 다리위에서 두번째 태극기를 만났다. "목포에서 오셨어요? 정말 멀리에서 오셨네~ 꼭 완주하세요~!" 응원 나온 교민분들과 사진도 찍고, 사진 보내주신다고 전화번호도 알려드리고 (당시, 현지 유심을 사용하고 있어 사진을 받진 못했지만 ㅎ) 홍삼 캔디 하나를 건네시길래 감사히 받고 다시 주로로. 문득, 이번 대회엔 한국분들이 몇 분이나 참가했을까 궁금하다. 나중에 보니 안철수 전 의원도 달렸다는데 (그것도 무려 3시간 59분 기록으로 ㅎ) 실제 달리면서는 딱 한 분, "힘내세요~!"라고 하며 지나가는 한국 주자를 본 것 같다.
Willis Avenue 다리 위에서. "Welcome to the Bronx" 표지판이 보인다.
20마일(32km) ~ 골인 구간: 할렘 그리고 센트럴 파크.
20마일(32km) 지점은 국적 불문, 경력 불문 모든 마라톤 주자들에겐 "마의 구간"인가 보다. 그래서인지, 20마일 지점에 스프레이나 소염진통제를 바를 수 있는 메디컬 부스가 있고 역시 이 지점부터 대회 유일한 간식인 바나나가 제공된다. 브롱크스 지역은 맨허튼을 지나올 때만큼 응원단 부담(?)이 적어 이제 대놓고 걷.뛰 를 한다.ㅎㅎ 사실 왼쪽 다리가 젤 걱정이였는데, 무릎 보호대 덕분인지 특별한 통증이나 증상은 없다. 이제 이번 대회 마지막 다리인 Madison Avenue 다리를 넘어 흑인 문화와 소울 음악의 메카인 할렘으로.
다리를 넘어서자마자 강렬하게 귀에 꽂히는... 마이클 잭슨의 "Beat it". 갑자기 분위기 나이트 클럽(?)으로? ㅎㅎ 응원나온 댄스팀은 물론이거니와 구경하는 어른 애 할 것 없이 모두 둠칫 둠칫. 할렘은 할렘이구나...ㅋ 신나는 음악에 없던 힘이 막 생긴다. 35키로 지점을 통과하는 데 3시간 40분을 막 넘긴다. 이제 걸어도 목표한 5시간 안엔 들어갈수 있다 싶으니 웃음이 막 난다. 무엇보다 부상당한 다리로 "완주 할 수 있을까?" 에서 "완주할 수 있어!"로 바뀌니 너무 행복하다.^^
센트럴 파크 초입. 예쁜 여자 경찰관이 찍어준 사진 ㅎ
할렘 지역의 끝에서 회색 도시 풍경이 울긋불긋 단풍나무 가득한 공원으로 바뀐다. 뉴욕의 상징, 골인 지점이 있는 센트럴 파크다. 공원이라지만 길이가 무려 4.1km. 더욱이 마지막 1km는 쉽지 않은 오르막이라 기록을 염두에 둔 주자들에겐 막판 가장 힘든 구간이라고 한다. 힘든 구간인 만큼 응원도 더 강렬해진다. 이제 달릴 힘이 없어 잠시라도 걷고 있노라면, 어김없이 코치님(?)이 붙는다. "You can make it!!" "Keep going!!" 정말 걷기 민망할 정도로 옆에서 파이팅을 해준다.
센트럴 파크 후반 (대략 37km 지점) 길이 좁아지고 꾸준한 오르막이다.
드디어 오르막이 끝나고 38km 지점에서 공원안으로 들어가는데, 주로가 차 한대 다닐 정도의 폭으로 좁아지다보니 이제 도저히 걸을 수가 없다. 모든 주자들이 마지막 힘을 내어 골인으로 달려가는데, 나 혼자 길을 막을 순 없다. 더욱이 옆에서 "Almost there!(이제 거의 다 왔어!) "라고 쉴새없이 외치는 소리를 들으면, 미안해서라도 뛰게 된다. 드디오 40km 지점을 넘어 콜롬버스 써클을 지나 결승점으로...
주최측 사진. 누굴 보고 저렇게 반갑게 손짓했나 모르겠다... 혹시 숨겨둔 애인?! ㅋㅋ
콜롬버스 써클 지점과 마지막 결승점 직전.
다시 공원안으로 들어오니, 멀리 관중석이 설치된 피니쉬라인이 보인다.
멋진 포즈를 생각해 놨지만, 걸음을 멈추고 카메라를 꺼내들었다. 그냥 그 순간, 그 감동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다.
결승점 100m 전. 당시엔 몰랐는데 지금 보니 한국 응원단도 보인다. ^^
2019 New York City Marathon
그리고 골인. 4:36:55.
개인 통산 18번째 풀코스 완주.
가장 빠른 기록은 아니지만, "It will move you!"라는 대회 슬로건처럼 가장 감동적인 대회로 기억될 것이다.
골인 후(이제 맥주 마시러 가야지?! ^^) & 모바일 기록증 (5.3만명중 2.9만등, 중간은 했음 ㅎㅎ)
판초 받고 나가는 길에 & 2019 완주 메달 Big Apple.
결승점을 통과하고도 그 이후 대회장 밖으로 나가는 길이 좁고 꽤 많이 걷는다. 해서 경기를 마친 주자들에게는 보온 비닐이 먼저 지급되고, 메달 및 간식(이온음료, 초콜렛바, 사과 등)을 그 다음으로 나눠준다. 그리고 판초 받을 주자들과 가방 찾을 선수들의 길이 나눠지는데, 가방 찾으러 가는 길이 훨씬 멀다. 배번 받을 때 함께 받은 손목띠를 보여주면, 자원 봉사자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고급지고, 따뜻한 판초를 걸쳐준다. 판초 선택 강추!!!
판초를 받고 나가는 길이 72번가로 이어지는데, 출구의 경찰에게 물어보니 바로 옆 72번가 지하철 입구를 알려준다. 대회를 마친 선수들로 복잡할 줄 알았던 전철도 예상외로 한가하여, 편안하게 앉아서 호텔이 있는 29번가로.
그리고 짐을 찾아, 딸이 기다리고 있는 포트워싱턴으로~
(대회 후기는 여기서 끄~읕. 여행에 관한 얘기는 담에 시간 있을때 ~ ^^)
호텔 가는 길(뒤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저런 꼴로 시내를 돌아다녔는데, 많은 사람들이 완주를 축하한다고 인사를 건넨다. 마지막까지 감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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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완전 한편의 드라마?구만요
책내도 될듯ㅋ
후기 잘읽었습니다~~^^
ㅎㅎ 내년 신임 회장님 되신거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내년에는 더 재미있는 마라톤 여행 함께 많이 다니시게요~^^
후기 잘 읽었습니다. 멋지고 추억거리 하나 추가되어 좋아요
(아직 못가봤지만ㅎ) TMB가 자연이 주는 감동이라면, NYC 마라톤은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감동이였습니다.
나중에 꼭 경험해보시길~^^
옛날에 잠깐 뉴욕갔던 기억이 새록새록~
완주 축하드리고, 내년에는 해외마라톤 꼭 같이가요.
내년엔 꼭~!!! ^^
같이 가 봅시다~!!!
나도 뉴욕에서 한번 뛰여보고 싶다.
완주 축하드립니다~~
뛰면서 형님 생각 많이 나던데요~ 같이 왔으면 무척 좋아하셨을 것 같아서~^^
계획 잘 짜셔서 형수님이랑 함 다녀오세요~
어떻게 이렇게 실감나게 쓸수 있는지 감동있게 아주 잘 읽었네요ㆍ아주 훌륭하고 무릎부상 불구하고 강인한 정신력으로 완주해서
축하하고 대단합니다 ㆍ
저도 가까운 기일내에 기록을 떠나서 꼭 뛰어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