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례 행사처럼 터지는 ‘경륜 부정’에 경륜팬들이 분노하고 있다. 팬들은 지난 2월부터 거액의 베팅금을 챙긴 사설 경륜조직 일당 15명과 이에 연루돼 현직 경륜선수 2명(구속) 때문에 그동안 경륜운영본부가 외친 ‘공정경륜’이 구두선에 그쳤다고 비난했다. 특히 일차적인 책임을 져야 할 경륜운영본부가 이번 경륜부정에 철저히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강하게 성토했다.
◇‘부정선수’한테 배상을 청구하라
네티즌 장정규씨(ds5fra)는 경륜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부정경기이면 부정선수한테 배상을 받든지 소송을 하든지 해야 한다”며 “공기업인 경륜본부가 ‘나몰라’라 하는 것은 몰염치한 짓”이라고 비난했다. 이영근례씨(adyoon123)도 “경륜본부는 이번 사태에 왜 일언반구도 없냐”며 “일주일 지나면 그냥 수그러 들겠지하는 생각을 버리라”고 충고했다 . 또 이헌규(stealaway)씨는 “경륜이 공정하지 못하다면 사람으로 치면 뇌사나 마찬가지”라며 “부정선수에 대한 페널티가 너무 작아서 자꾸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이 아닌가”라고 비꼬았다.
◇분골쇄신(粉骨碎身)할 터
선수들의 모임인 선수회(회장 박인규)는 발빠르게 ‘사과문’을 발표했다. 경륜선수 중 2명이 구속된 것은 같은 경륜선수로서 정말 충격적이라는 박인규회장(38)은 “이번 경륜경기 승부조작 사건에 대하여 팬 여러분께 머리 숙여 깊이 사죄한다”며 “그동안 공정위원회를 두고 주기적으로 승부조작과 같은 부정 방지 및 인성 교육을 실시해왔는데, 팬 여러분들께 깊은 실망과 좌절을 안겨드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을 환골탈태의 계기로 삼아 승부조작과 같은 부정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분골쇄신하겠다고 다짐했다. 박회장은 부정경륜을 제도적으로 막기위해 △지역별 선수회(전국적으로 24개지부가 있다) 연대책임 △지역별 신인 선수 발굴과 추천△ 선수대출 활성화 등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기막힌 수법이지
경륜운영본부 한 관계자는 “입상할 선수가 마지막 골인할때쯤 고의로 뒤로 빠지는 수법은 일본서도 ‘알아주는’ 고전적이고 기발(?)한 경륜부정”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이럴 경우 부정선수를 적발하기가 쉽지 않다고 실토했다. 이같은 ‘기막힌 부정수법’을 막으려면 1·2와 3위간의 상금 차를 크게 둬 입상권에 들지 못하면 금전적 손해가 커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륜예상전문지 ‘ 경륜박사’ 박진수편집위원은 “경륜본부는 좀 더 엄격한 규율을 적용해야 한다. 부정이 아니더라도 ‘강축’이 어이없는 플레이로 입상 실패했을 때 실격 이상의 책임(오랜기간 출전정지, 영구제명)을 물어 돈 잃은 팬들의 아픔을 보상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