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홀리 가든 ホル―ガ―デン / 江國香織
(에쿠니 가오리/소담출판사/10,000원)
2007년 10월 19일 출간
@ 책소개
우리 사이엔, 얼마만큼의 거리가 필요한 걸까?
<냉정과 열정 사이>,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의 작가 에쿠니 가오리 대표작. 어른임을 잊지 않기 위해 늘 손톱에 매니큐어를 칠하는 가호. 수영도, 금연도,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는 아침도, 그를 따라 시작한 시즈에. 함께한 시간만큼 많은 금기를 지닌 그녀들의 평화롭고도 위태로운 하루를 작가 특유의 감성으로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5년 전에 끝난 사랑의 상처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가호는 이사를 할 때마다 비스킷 깡통과 머스캣 상자를 가지고 다닌다. 이들은 모두 틈만 나면 가호를 괴롭히는 과거의 파편들이다. 아내와 19살짜리 딸이 있는 남자와 원거리 연애를 하는 시즈에는 그의 충고에 따라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는 아침을 꼭 챙겨 먹고, 학교를 쉬는 날에도 수영은 꼭 간다.
오랜 시간 서로의 과거를 지켜봤고, 현재를 보고 있는 가호와 시즈에는, 때로는 서로의 변화에, 때로는 변하지 않음에 놀라기도 하고 지긋지긋해하기도 한다. 잘 알기 때문에 물을 수 없는 것들로 고민하고, 잘 알기 때문에 상처를 주는 말들로 괴로워하면서, 둘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 채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양장본>
@ 목차
1 홍차 잔
2 한낮의 전철
3 피크닉
4 돌부리
5 탬버린
6 생각하지 않는 연습
7 기억
8 완두콩밥
9 천사
10 전원
11 사랑의 복숭아
12 밤의 전철
13 카스테라의 밤
14 공주님 놀이
15 금기
16 양호실
17 포르노보다 위험한 것
18 하루란 무엇인가
19 싸움
20 초겨울의 드라이브
21 생각하는 연습
22 거스러미
23 밤길
24 다시, 홍차 잔
작가 후기
작품 해설
역자 후기
@ 출판사 서평
『냉정과 열정 사이』,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의 작가
에쿠니 가오리 대표작
“우리 사이엔, 얼마만큼의 거리가 필요한 걸까?”
가호와 시즈에, 여분의 시간을 많이 함께한 두 사람의 이야기
_상처투성인 하루를 사랑하는 법
“정말 멀리까지 왔다고 생각하고, 정말 외톨이라 생각하고, 그래도 세수는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가호는 수도꼭지를 틀었다. 그렇다, 아무리 그래도 세수는 해야 하고, 아무리 그래도 이는 닦아야 하고, 아무리 그래도 아침은 먹어야 한다.”
5년 전에 끝난 사랑의 상처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가호는 이사를 할 때마다 비스킷 깡통과 머스캣 상자를 가지고 다닌다. 한쪽에는 자신의 웃는 얼굴이 찍힌 폴라로이드 사진이 잔뜩, 다른 한쪽에는 차마 깨뜨리지 못한 파란 장미 무늬 홍차 잔이 들어 있다. 모두 틈만 나면 가호를 괴롭히는 과거의 파편들이다. 아내와 19살짜리 딸이 있는 남자와 원거리 연애를 하는 시즈에는 그의 충고에 따라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는 아침을 꼭 챙겨 먹고, 학교를 쉬는 날에도 수영은 꼭 간다. 그 사람과 있는 시간이...
@ 작가 후기
옛날부터 어째서인지 여분의 것을 좋아했습니다.
이를 테면 이런 것이죠. 어떤 사람에 대해서 알고 싶을 때, 그 사람의 이름이나 나이, 직업이 아니라 그 사람은 아침에 뭘 먹을까, 어떤 칫솔을 사용할까, 어렸을 때 과학과 사회 중에서 어떤 과목을 더 잘했을까, 찻집에서는 커피를 주문할까 홍차를 주문할까, 또 어느 쪽을 더 많이 주문할까, 그런 것들에 더 관심을 쏟습니다.
여분의 것, 하찮은 것, 별 도움이 안 되는 것. 그런 것들로만 구성된 소설을 쓰고 싶었습니다.
여분의 시간만큼 아름다운 시간은 없지요.
이 소설은 여분의 시간을 많이 함께한 두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두 사람과 두 사람을 둘러싼 사람들의 일상, 그리고 여분의 이야기들.
소설 속에서 인용한 글에 대해 말씀드리죠. '사랑의 복숭아'에서 가호가 읽고 있는 책은 제이 맥너니의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Story of My Life』, 그리고 종종 읊조리는 시는 오가타 가메노스케씨의 시입니다. 오가타 가메노스케 씨는 쇼와 초기의 시인으로 이런 시를 쓴 사람입니다.
어리석은 날들
밥을 먹기 위해 한 번 일어섰을 뿐
종일을 책상에 기대어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은 저녁
책상 밑에 피운 모깃불을 발로 차는 바람에
화가 나서 저녁도 먹지 않고
잠자리에 들었다
그리 화낼 일도 아닌데
왜 이리 참을 수가 없는지
어둑어둑한 바깥을 노려보며
저녁 드세요
아내가 부르는데 대답도 하지 않고
불끈해서 자신을 내던진 꼴이라니......
나는
"이제 싫어졌어"라 말하고 나를 떠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