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네 코흐의 『나이 들어도 늙지 않기를 권하다』
가. 저자의 메시지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마리아네 코흐의 ‘나이 들어도 늙지 않기를 권한다’는 책은 노인들을 위한 책이다. 어쩌면 그 노인들의 자녀들을 위한 책일지도 모른다. 저자는 현재 92세이며, 여전히 의학 전문기자로서 그리고 라디오에서 ‘건강 대담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 저자가 자신들이 걸어왔던 흔적을 바탕 삼아 노인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들을 의학적 관점에 버무려 제안하고 있다. 저자는 독자들이 자신의 제안에 시선을 집중할 수 있도록 시종일관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들려준다.
저자의 이야기는 시종 진지하면서도 힘이 있다. 의학적 지식이 없는 대중들을 위한 책이라 다른 책보다 학술적인 분위기도 전혀 없다. 마치 옛날 할머니 무릎을 베고 누워 할머니의 옛날이야기를 듣는 듯하다. ’내가 살아보니 말이야‘ 하면서 말이다.
저자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노인들은 더 이상 예전의 늙은이가 아니다‘라는 것이다. 그러니 위축되지 말고 긍정적인 생활을 함으로써 노화를 늦추라고 한다. 노화를 늦추기 위해 높은 자존감, 건강한 식생활, 규칙적인 운동, 그리고 노년의 배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노인성 질환에 대한 제안도 하고 있는데 무엇보다 외로움의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는 것이다. 내게는 어느 것 하나도 놓칠 수 없는 제안들이다. 왜냐하면 나도 어느덧 노인의 반열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그것이 사실은 내가 이 책을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아이들이 다 자라 각자의 삶을 꾸리고 이제는 우리 부부만 덩그러니 남았다. 우리 부부도 나름대로 하루 생활을 빈틈없이 쪼개 쓴다고는 하지만 그것이 올바른지는 알 수 없었다.
나. 규칙적인 운동
우리 부부가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다. “둘 중 한 사람이라도 건강에 문제가 생겨 자리에 드러누우면 그것으로 끝”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그 말을 공유하고 각자 또는 함께 건강을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그런 우리 나름의 방식은 그저 주먹구구식이었다.
공원 산책을 채근하면 집사람은 마지못해 따라 나선다. 그저 운동이 좋다니까 그래야 한다고 여겼다. 그런데 이 책이 노년의 신체활동에 대해 논리적으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이제는 집사람에게 그 내용을 보여주기만 해도 될 것 같다.
-규칙적인 신체 활동을 통해서 심혈관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면역체계를 위해서도 신체 활동은 꼭 필요하며, 체중 부하가 실리는 우동을 꾸준히 하지 않으면 뼈가 약해진다.
-저자는 지금도 날씨에 상관없이 강아지와 매일 산책을 나간다고 한다. (pp. 90-92)
다. 건강한 식생활
뿐만 아니라 이 책에서 설명하는 음식은 특히 내게 눈이 번쩍 뜨이는 부분이다. 집사람은 피자, 통닭, 햄버거, 핫도그 등 인스탄트 음식과 칼국수, 김밥 같은 음식을 즐긴다. 아파트를 나서서 길을 건너기만 하면 그런 음식을 파는 집을 늘어서 있다.
나는 기왕에 나가서 먹으면 한식 뷔페를 선호한다. 그러나 음식에 대한 선택권은 내 차지가 아니다. 특히 집에서는 전혀 아니다. 별나다는 소리를 듣기 싫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제는 내가 왜 마뜩찮아 하는지를 이 책이 자세하게 일러준다.
" 그러니 책의 그 부분을 펼쳐 보이기만 해도 될 것 같다. 신선한 채소, 과일, 비타민이 풍부한 샐러드와 건강한 자연식품 들을 섭취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 몸의 면역체계를 해치는 방부제, 인공감미료 그리고 인공향신료 등 각종 화학물질이 들어간 식품은 멀리해야 한다."(p. 67.)
그러면서 저자는 올바른 영양 섭취를 위한 팁을 11가지로 정리하여 제시한다.(pp. 71-72)
라. 끝없는 배움
이 책은 또한 노화를 늦추기 위해서는 반드시 배움을 멈추지 말 것을 권한다. 집사람에게 슬그머니 읽을거리를 권해도 눈이 아프다는 핑계로 잘 읽으려들지 않았다. 이 문제 역시 이제는 설명이 불필요하게 되었다. 이 책을 먼저 읽는 것만으로도 설명을 충분할 테니까.
-뇌 속에는 여전히 더 많은 지식을 위한 자리가 남아있다.
-꼭 독서가 아니더라도 뇌가 활동할 수 있으면 된다. 퀴즈를 풀어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주민센터에 개설된 강좌를 신청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일기 쓰기, 암산 연습하기, 시 외우기, 메모를 집안 곳곳에 붙여두기 등도 훌륭한 방법이다. (pp. 140-143)
마. 노인의 외로움
한편, 나이가 들면 아무래도 바쁘게 생활하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시선이 멀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아파트에서는 함께 살아도 이웃 간에 인사를 나누는 경우도 별로 없다. 그럴수록 노인들은 점점 끼어들 자리가 없게 되고, 마침내 스스로 위축되어 외로움을 벗하게 된다.
노인들이 외롭지 않도록 살펴야 하지만, 우선은 스스로가 외로움에 빠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다른 사람들을 돌보는 것이 외로움에서 빠져나오는 가장 확실한 길이라고 한다. 주미센터에서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지역사회봉사단을 꾸리기도 한다.
바. 백세시대, 새로운 눈으로 세상 바라보기
이 책은 노인들에게 높은 자존감을 가지고 당당하게 살 것을 제안한다. 그래서 세상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며, 노인들이 먼저 세상으로 다가가라고 한다. 괜한 장유유서를 들먹이고, 예절을 입에 담아봐야 젊은이들에게서 듣는 말은 뻔하며 외면을 당할 것 또한 분명하다.
젊게 살는 방법으로 저자는 여행을 제안한다. 아울러 사랑에는 나이가 없다는 말도 강조한다. 그렇게 하려면 각종 노인성 질병을 늘 경계해야 하며 뇌가 늘 잘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불건전한 생활습관을 고치라고 말한다.
백세 시대다. 그것을 그저 구호로만 받아들인다면 의미가 없다. 그 말은 구호가 아니라 생활이어야 한다. 저자는 90세가 넘어서도 왕성한 활동을 한다. 그러므로 그의 이야기는 진솔하다. 나는 집사람이 이 책을 읽고 나면 늘 이 책을 책상머리에 두고 수시로 펼쳐볼 것이다.
이 책은 은퇴를 앞둔 사람이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또한 은퇴를 한 노인들은 자신의 삶을 보다 더 윤택하게 하기 위해 읽어봐야 할 책이기도 하다. 그런가 하면 노인들의 자녀들 또한 이 책을 꼼꼼히 읽고 이 책의 시선으로 부모를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