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5. 26. 목요일
남양주에 있는 철마산을 걸었다.
아침 일찍 채비를 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진접역으로 갔다.
9시 10분에 일행을 만나 해참공원의 등산로 입구에서 산행을 시작했다.
어제 내린 비로 땅과 낙엽은 살짝 물기를 머금고 있어 발바닥에 전해오는 촉감이 아주 좋았다. 공기도 맑았고 바람도 시원하게 불어주었다.
목표봉(440m)까지는 아주 완만한 길이었다. 목표봉을 지나면서 가파른 길이 시작됐다. 쪽동백나무꽃이 보이기 시작하며 그윽한 향기를 풍겼다. 아카시아꽃과 아주 비슷한 모양인데, 산 중턱쯤에서는 꽃이 지기 시작하면서 땅바닥을 하얗게 수놓고 있었지만, 높이 올라갈수록 꽃이 한창 피고 있었다. 철마산 북쪽 사면은 쪽동백나무 군락지였다.
11시 20분에 철마산 정상(711m)에 도착했다. 표지석 앞에서 사진을 몇 장 찍고, 준비해 온 간단한 음식(주먹밥, 삶은 달걀, 과일)으로 점심을 먹었다.
식사 후 주변 풍경을 감상했다. 철마산 정상은 조망 장소로 아주 훌륭한 곳이었다. 동쪽, 북동쪽, 남쪽은 나무숲에 가려져 조망이 어려웠지만, 서쪽을 중심으로 북쪽과 남서쪽으로는 아주 시원스레 멀리까지 바라볼 수 있었다. 북한산, 도봉산, 수락산, 불암산은 물론, 멀리 감악산까지 또렷이 보였고, 한강, 롯데월드타워, 남산, 서울 강북 일대가 한눈에 들어왔다. 구리, 오남, 퇴계원, 의정부 시내 등도 눈에 들어왔다.
철마산에서 주금산으로 이어지는 북동쪽 능선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이 능선길은 산행객이 많이 다니지 않은 탓으로 낙엽이 수북이 쌓여 있어 마치 두꺼운 스펀지를 밟으며 걷는 기분이었다. 하얀 쪽동백나무꽃과 노린재나무꽃이 낙엽이 쌓인 능선길 위를 아름답게 수놓고 있었고, 은방울꽃, 민백미꽃, 큰꽃으아리꽃 등 야생화들도 많이 피어 있었다.
신창아파트로 내려가는 하산길을 지나 내마산(774m)까지 걸어갔으나, 카카오맵에 나타나 있는 팔야1리마을회관으로 내려오는 등산로를 찾지 못했다. 앱을 켜보니 지도상의 그 등산로 갈림길을 지나왔음을 알게 되었다. 다시 뒤돌아서 걸어가다 보니 그 등산로인 듯한 희미한 길이 보였다. 100m 정도 아래로 내려가 보았더니 길의 흔적이 점점 거의 사라져 버리는 데다가 절벽에 가까운 암벽이 나타나 그 길로의 하산을 포기했다.
신창아파트 하산길 갈림길로 다시 돌아와 하산하기 시작했다. 등산객의 발길이 드물었던 탓으로 등산로의 흔적이 거의 사라져가고 있었다. 매우 가파른 암벽 구간이 여러 번 나타났다. 조심스레 내려왔다. 오후 3시 10분에 신창아파트 앞에 도착하여 버스를 타고 진접역으로 갔다.
음식점으로 가서 솥뚜껑삼겹살을 주문해서 저녁을 먹었다.
집으로 와서 텃밭으로 갔다. 며칠 새 쑥 자란 채소를 두어 보따리 솎아내고 물을 주었다. 친척과 지인에게 채소를 나눠주기 위해 따로따로 담아놓고 보니, 어느새 날이 어둑어둑해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