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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와 하나됨의 관점에서 본 한국교회 성찬교육에 대한 기독교교육적 제언
--------------------------------<요약>---------------------------------
세계교회협의회가 발간한 BEM문서는 성찬을 하나님 나라의 식사로서 이해하고 있다. 성찬에서 우리는 하나님 나라의 식사를 미리 맛보며 동시에 회중들의 삶에 임하실 하나님 나라를 소망하게 된다. 그러기에 하나님 나라의 특징인 정의와 하나됨은 성찬의 식탁에서 요구되어지는 본질적인 가치가 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 논문은 한국교회 성찬교육을 정의와 하나됨의 관점에서 분석하고, 이에 대한 어떠한 기독교교육적 제언들을 찾아보고자 한다.
지난 이십 여년간 기독교교교육의 분야안에서 예전적 경험과 학생들의 신앙형성 및 변혁간의 관계에 대한 논의들은 예전적 문화화(liturgical enculturation)이론 학자들을 중심으로 발전되어 왔다. 그러나 이러한 논의들은 아시안적 상황에 대한 고려를 한 기독교교육적 연구들은 충분히 다루어지지 않았을 뿐더러, 정의와 하나됨의 입장에서 본 한국교회의 성찬교육에 대한 논의는 더더욱 부족해 왔다. 본 연구자는 성찬이 가지고 있는 형성적인 특징에 대한 교육적, 목회적 관심을 갖고, 정의와 하나됨의 관점에서 한국교회 성찬교육에 대한 기독교교육적 논의와 과제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현재 성찬교육의 현장은 회중들로 하여금 얼마나 성찬을 정의와 하나됨의 식사자리로서 경험하도록 도와주고 있는가? 만일 회중들이 이를 경험하는데 제한을 갖고 있다면 이에 대한 어떠한 기독교교육적 도전과 제언들이 있는가? 이러한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하여 현재 한국교회 성찬교육의 현장안에서 어떠한 실천들이 실행되고 있는지 교단(예장통합) 성경공부교재와 예배예식서를 분석하고자 한다. 이와 같은 연구는 현재 성찬교육 안에서의 교사, 성찬 집례자, 학생, 및 교육전략에 대한 변혁을 요구한다. 이를 통하여 본 연구자는 한국교회안에서 성찬교육의 현장이 회중들에게 있어서 비정의와 불평등의 자리가 아닌, 정의와 하나됨의 자리로 재개념화되기를 소망한다.
주제어: 예전적 문화화, 성찬, 재개념화, 비판적 대화,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I.들어가는 말
세계교회협의회가 발간한 BEM문서에 따르면 성찬은 하나님 나라의 식사이다. 우리는 성찬의 자리에서 하나님 나라의 식사를 미리 맛보며 동시에 회중들의 삶에 임하실 하나님 나라를 소망하게 된다. 그러기에 하나님 나라의 특징인 정의와 하나됨은 성찬의 식탁에서 요구되어지는 본질적인 가치가 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 연구자는 현재 한국교회 성찬교육은 회중들로 하여금 얼마나 성찬을 주님께서 베풀어주시는 정의와 하나됨의 식사자리로서 경험하도록 도와주고 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지난 이십 여년간 기독교교육의 분야 안에서 존 웨스터호프(John Westerhoff III), 토마스 그룸(Thomas Groome), 브렛 웹 미쉘(Brett P. Webb-Mitchell), 바이런 앤더슨(E. Byron Anderson), 로버트 브라우닝(Robert Browning), 로이 리드(Roy A Reed), 프랭크 핸더슨(J. Frank Henderson), 데브라 딘머피(Debra Dean Murphy), 제인 밴(Jane R. Vann), 그리고 로버트 마틴(Robert K. Martin)과 같은 학자들을 중심으로 학생들의 예전적 경험과 예전적 삶의 관계를 연구하는 이른바 예전적 문화화(liturgical enculturation)이론이 논의 및 발전되어져 왔다. 그러나 아시안적 상황에 뿌리를 둔 예전교육과 예전적 실행들(liturgical practices)에 관한 회중들의 삶을 반영하는 상황화적인 이슈들은 그간 기독교교육 분야 안에서 합당한 교육적, 목회적 관심을 갖고 연구되어오지 않아왔다. 특히나 본 연구에서 다루고자 하는 정의와 하나됨의 관점에서 한국교회의 성찬교육에 대한 논의는 더더욱 부족해온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본 연구는 한국교회안에서의 성찬교육의 현장을 정의와 하나됨의 관점에서 분석하고, 이에 대한 어떠한 기독교교육적 제언들이 있는지 찾아보고자 한다. 이를 위하여 (1) 기독교교육안에서 성찬이라고 하는 예전적 실천이 갖는 의미를 찾아보고, (2) 정의와 평등적 입장에서 볼 때 예전과 관련된 어떠한 기독교교육적 논의들이 있는지 살펴보며, (3) 현재 한국교회 성찬교육은 학생들로 어떠한 교육을 경험도록 하고 있는지 대한예수교 장로회 교단 성경공부 교재와 예배예식서를 분석함으로서 살펴볼 것이다.
II.성찬과 기독교교육
기독교 예전의 특징은 형성적이다. 이러한 예전이 가지고 있는 형성적인 특징에 관심을 갖아온 예전적 문화화 이론 (liturgical enculturation theory) 학자들을 중심으로 기독교교육분야와 예전분야안에서 상호 간학문적인 대화들이 적극적으로 발전되어왔다. 예전학자 로버트 호브다(Robert W Hovda)는 그의 책 Strong, Loving, and Wise 를 통하여 예전의 형성적인 특징에 대하여 한마디로 표현하기를 교회는 성례전적 예전안에서 지속적으로 정기적으로 개혁되고 또한 세워진다고 언급하였다. 그는 또한 무엇보다도 교회의 개혁은 지역회중들의 세례와 성찬에 대한 재발견과 참여를 통하여, 또한 온 회중들의 이에 대한 경험과 성례전적 삶으로의 헌신에 달려있다고 주장한다. 기독교교육학자 웨스터호프는 그의 책 Will Our Children Have Faith?에서 기독교 의례는 형성적인 특징을 갖고 있기에, 신앙공동체의 관습, 가치, 신념들을 전달할 뿐만 아니라, 교회와 세상 속에서 회중들의 삶의 의미와 목표를 부여하기에 기독교교육의 심장이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웨스터호프는 회중들이 주일 예배와 삶의 통과의례(rites of passage)를 이해하고, 준비하고, 참여하는 것을 돕는 것이 중요한 기독교교육의 본질중의 하나라고 이해한다. 기독교교육학자 토마스 그룸은 그의 책 Sharing Faith를 통하여 예전의 형성적인 특징을 강조하면서 회중들은 예전에 참여함을 통하여서 세가지 반추의 과정을 거치며 양육된다고 말한다. 첫째, 예전참여를 통하여 회중들은 하나님앞에 자신들의 신앙생활을 불러온다. 회중들은 예전에 참여함으로 인하여 그들의 삶의 의미를 깨닫고, 그들을 향한 하나님의 선하심을 인식하며, 그들의 양심과 의식을 돌아보게하고, 죄성을 알게하며, 예수의 제자들로서의 삶에 대한 회개와 갱신에 대한 필요를 인식하게 해준다. 둘째, 회중들은 예전참여를 통하여 하나님의 사랑과 생명을 예전실행을 통하여 경험한다. 회중들은 성찬안에서의 빵과 잔과 같은 만질 수 있고 볼 수있는 성례적인 요소 안에서 하나님의 인간을 향한 사랑을 경험한다. 셋째, 세상안에서의 삶을 향한 변혁적 공동체로서의 회중공동체에 능력을 경험하게 된다. 예전은 회중들로 하여금 하나님의 다스리심에 대한 교회의 사명을 반영하여주며, 인간 삶을 향하여 교회에 부여하신 사명을 가능케 할 힘을 불어넣어주신다. 이러한 관점에서 예전은 회중들의 삶의 거룩성의 근원(source), 교회의 사명을 향한 개혁의 근원, 그리고 사회적인 상황속에서의 평화와 정의의 근원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실천신학자인 바이런 앤더슨 또한 그의 책 Worship and Christian Identity 를 통하여 예전의 형성적 특징에 대하여 말하기를, 우리가 예배안에서 하는 것들이 곧 우리가 무엇으로 되어져 가는지에 대한 실천이다 라고 하였다. 예전은 기독교인들의 삶의 형성과 표현으로서 개인과 공동체안에서 구성적(constitutive)이며 규범적(normative)이다. 그것은 의미있는 행동들의 패턴안에서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연합시킨다. 회중들이 예전적 실천과 반추에 참여함으로 인하여 그들의 신앙, 성품, 그리고 의식들이 형성되어진다. 즉, 예전은 회중들에게 신앙과 삶을 가르친다.
이러한 관점에서, 웨스터 호프는 가장 중요한 기독교 예전중의 하나인 성찬을 기독교인들을 위한 기본음식이라고 이해한다. 그는 기본음식으로서의 성찬에 회중이 참여할 때에 그들은 영적으로 영양분을 공급받으며, 또한 형성됨을 강조하면서, 성찬은 설교와 더불어서 교회의 정례적인 주일 예배에 속하는 중심적인 예전이 되어야 하고, 우선적으로 공동체적이어야 하며, 모든 세례받은 회중들이 평등하게 참여되어야 하고, 우울하거나 참회적인 것에 초점이 맞추어지기 보다는 승리와 구원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토마스 그룸은 성찬이 가장 명백하게 하나님을 향한 인간의 예전적 역동성을 상징화하여 주며, 또한 세상안에서의 회중들의 삶을 향한 하나님의 생명을 상징화 해준다고 주장한다. 성찬참여를 통하여 회중들은 성찬식탁에 빵과 잔을 가지고 오면서, 그들의 삶을 함께 하나님 앞에 가져오고, 하나님께 찬양을 드리게 되며,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성찬기도를 통하여 기억하고 묵상하며, 생명의 떡과 부활의 잔을 함께 먹고 마시게 된다. 즉, 이러한 성찬참여의 행동은 회중들로 하여금 그리스도의 몸과 연합함으로 그들의 신앙적인 삶을 지탱해주고 성장하게 하여주고 그들로 그들이 성찬을 통하여 받은 그리스도의 몸이 되어져 가고, 세상속에서 그 몸으로 살아갈 힘을 부여하게 해준다.
그러나, 예전안에는 형성적인 특징만 있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비형성적(de-formative)인 특징의 가능성도 포함하고 있다. 명백하게 적당치 않은 예전적 실천은 회중들로 하여금 예전적 참여가 회중들의 신앙과 삶의 형성시키기보다는, 도리어 그들의 신앙과 삶의 정체, 심지어는 비성서적이고, 비복음적인 성장을 돕기도 하게 된다. 예전은 절대 자동적으로 회중들의 신앙과 성품과 의식의 발전적 변혁과 성장을 가져다 주는 것이 아니다. 바로 이점에서 본 연구가 다루려고 하는 성찬교육, 즉 성찬을 참여하기 이전에 실시되는 성찬에 대한 교육(education of the Eucharist)과 성찬을 참여함으로 경험되는 성찬을 통한 교육(education through the Eucharist)이 한국교회의 학생들의 성찬이해 및 신앙의 성장에 어떠한 영향을 주고 있는지에 대하여 분석하여 보고자 한다. 특별히 본 글에서 집중하고자 하는 하나님 나라의 식사로서 성찬의 특징인 정의와 하나됨의 관점에서 성찬교육의 현장을 볼 때 다음과 같은 질문이 제기된다. 한국교회 성찬교육은 학생들의 신앙과 삶에 어떠한 형성적, 혹은 비형성적 역할을 하고 있는가? 이러한 분석은 현 한국교회 성찬교육에 대하여 어떠한 도전들을 제기하며, 또한 어떠한 기독교교육적 제언들이 요청하는가? 이러한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하여 먼저, 기독교교육안에서 정의와 하나됨을 모티브로 한 예전과 관련된 어떠한 논의가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III.정의와 평등적 입장에서 본 예전과 관련된 기독교교육적 논의
본 글에서 정의와 하나됨의 관점이라는 말의 정의는 윌리엄 파이나(Pinar, William), 윌리엄 레이놀드(William M. Reynolds), 패트릭 슬레터리(Patrick Slattery), 피터 다우맨(Peter M. Taubman)의 편저 책인 Understanding Curriculum에서 분류된 정치적, 자서전적, 여성신학적 텍스트로서의 커리큘럼 (Curriculum as political, autobiographical, and gender text)의 이해를 따른다. 파이나는 정치적, 자서전적, 여성신학적 텍스트로서의 커리큘럼을 교육적 현장속에 만연되어있는 가부장적, 남성중심주의적, 그리고 연역적 교육체계에 대한 비판적, 적극적, 의식적인 반응이라고 이해한다. 그러므로 커리큘럼의 주요 이슈로서 교육현장안에서의 학생들의 억압적인 경험에 근거한 성-정치적 이슈들을 비판적 대화의 내용으로 가져온다고 기술한다. 이러한 입장에서 교육을 비판적으로 볼 때, 그동안 가부장적이고 남성중심적이었던 사회안에서 숨겨지고, 억눌려있던 학생들의 침묵의 목소리를 찾아내어, 평등과 정의의 가치를 바탕으로 비판적 대화 및 적극적 행동 반응으로 이끄는 일은 교육적인 명령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입장에서 비판주의적 기독교교육학자들은 자서전적, 대화적, 반추적 모델을 통하여 교육적 대안들을 제시하고 있다.
대표적인 비판주의적 교육과정학자로서 자넷 밀러(Janet L. Miller)는 성과 사회적인 통제와 힘에 관한 관계에 대하여 교육적 이슈를 주로 다룬다. 특히, 교실안에서 일어나는 가부장적 인식론적인 교육을 비판을 한다. 밀러는 그동안 남성중심적인 사회문화기준에 의하여서 침묵을 지켜온 것들을 깨는 것에 관한 비판적이고, 대화적이고, 협동적인 대화를 확장하고자 한다. 그녀는 여성들의 삶의 경험들을 교육의 현장에서 나누게 함으로, 그동안 침묵되어졌던 그들의 소리들을 안전하게 내는 공간들을 만들어내는 페다고지를 제안한다. 이를 위하여 그녀는 자신의 삶의 이야기 나누기, 비판적인 글쓰기, 그리고 협동적인 대화하기 등의 자서전적 삶의 나눔을 제안한다. 이러한 페다고지는 학생들로 하여금 자신의 삶의 경험을 정치적으로 반추하게하고, 비판적인 시각으로 그들의 삶속에 있어왔던 성적인 비정의의 부분을 드러내도록 돕는다. 또한 이것은 학생들로 하여금 그들의 배움의 환경안에서 인식과 감정, 배움과 삶, 그리고 개인과 공동체간의 분리가 아닌 연결로서의 교육을 경험할 수 있도록 돕는다.
밀러가 자서전적이고 대화적, 반추적인 교육과정이론을 제시하였다면, 그리어 앤 잉(Greer Anne Ng)은 교육의 현장에 좀 더 구체적으로 인격적이고, 상황적인 신앙적 개념을 중요시하는 기독교교육적 프락시스를 제공하였다고 볼수있다. 중국계 캐나다인으로서 후기식민주의적 기독교교육학자인 그리어 앤 잉은 캐나다 장로교단안에서의 정의이슈에 대하여 중심적인 역할을 해왔으며, 인종 정의 권고 위원회(Racial Justice Advisory Committee)의 창시자로서 활발하게 여성신학과 관련된 많은 컨퍼런스를 주도해왔다. 그녀는 아시안 회중들의 삶에 대하여 사회학적 분석 및 신학적 반추와 행동을 통한 문제-해결식 모델을 제안한다. 상황화 신학을 근거로 다양한 사회문화적 억압들을 뿌리로 갖고 있는 학생들의 삶속의 여성으로 인한 불평등과 부정의에 대하여 집중적으로 해결할 방법을 다룬다. 잉은 학생들의 상황화 과정에 과한 종교교육은 근본적으로 상황화 신학과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녀는 북미에 사는 아시안계 기독교인들의 상황이 공적인 장소에서는 서양의 문화를, 집과 아시안계통의 공동체안에서는 동양적인 가부장적, 권위주의적 사회문화의 상황아래에서 살아가고 있음을 지적한다. 잉은 아시안 여성들에게 성(gender), 나이, 남성주의적 사회문화, 후기 식민지주의, 정의와 평등의 문제 등이 삶의 실재적인 이슈가 된다고 말하면서, 가정을 포함한 아시안 신앙공동체는 이러한 여성들의 사회정의, 성, 평등과 정의에 관한 실재적인 문제들에 대하여 복음적인 관점에서 비판적으로, 진지하게 다루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하여 학생들이 살아가고 있는 사회에 대한 정의와 평등를 모티브로 한 비판적 분석을 하며, 그러한 가부장적이고 남성중심적인 사회문화적인 삶의 실재와 이슈에 대하여 학생의 삶의 경험에 대한 신학적인 반추의 과정과 이를 통한 행동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는 프락시스를 제안한다. 특별히 잉은 교육과정학자이자 캐나다 장로교 목사로서 교회회중을 교육하는 사역 중에 예전의 자리를 중요한 프락시스의 자리로 이해한다. 그녀는 예전의 상황화된 종교문화적인 상징들 안에서 여성 회중들의 목소리들이 구체화되어야 한다고 이해하며, 획일화된 예전의 요소들을 회중들의 상황이 반영된 상징 및 실천, 즉, 의례의 재이미지화(re-imaging)를 제안한다.
사실 이러한 회중의 경험적 삶을 복음적 시각의 입장에서 예전의 상징과 실천에 반영하고자 하는 시도는 예배학에서 먼저 시도되어 발전되어왔다. 예배학자들은 성만찬은 초대교회부터 역사적으로 그 의례와 실천이 회중들의 삶의 경험과 기독교 신앙의 상호적인 관계있었음을 확인하며, 예전적 문화화(liturgical inculturation)라는 단어를 통하여 기독교 신앙을 회중의 경제적, 정치적, 문화적, 사회적인 삶의 문제와 연결시키는 의례의 상황화 과정을 주장하여 왔다. 대표적인 예전학자 안스카 추펑코(Anscar J. Chupungco)는 이러한 예전적 문화화는 회중의 삶과 문화의 프레임안으로 기독교 예전의 텍스트와 의례를 집어넣는 창조적이고 비판적인 과정으로 실천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피터 팽(Peter Phan)은 이러한 예전적 문화화를 실천하기위한 세가지 단계를 제안한다: (1) 의심하기, (2) 재발견하기, (3) 재구성하기. 먼저, 의심하기는 예전안에 있는 텍스트와 실천들을 의심의 눈으로 보는 것이다. 힘있는 자들의 문화와 힘없는 소수들의 문화 사이에 있는 불균형적이고 불평등한 관계를 밝혀내는 것이다. 두번째, 재발견하기의 단계는 그동안 간과되어왔던 숨겨져 있고, 침묵되어왔던 회중들의 이야기, 특히 성(gender)이나 인종, 정치, 경제적인 자들의 삶의 이야기를 다시 발견하는 것이다. 세번째, 재건축의 단계는 새롭게 재발견된 이야기와 기존 예전의 비판적 대화 및 창조적 의례화를 통하여 회중의 삶의 실재, 즉 회중상황이 반영된 예전을 새롭게 만드는 것이다. 피터팽은 성찬이 본질적으로 회중의 삶과 복음의 만남의 자리라고 하는 관점에서, 회중의 삶의 경험이 성찬예전의 중요한 근원적 요소가 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그는 성찬의 예전적 문화화의 과정을 통하여 성찬은 회중들의 구체적인 삶의 예전을 상징화하고 강화하는 은혜의 통로가 되는 것이다.
위와 같이 예전경험 및 교육과 관련된 회중들의 신앙의 형성에 관한 비판적 논의들은 기독교교육학자들과 상황화 예전학자들을 중심으로 발전되어왔다. 특히나 위에서 살펴본 성찬교육에 관련된 정의와 하나됨의 관점에서 바라본 기독교교육적 논의들은 주로 교육의 현장에서 그동안 침묵되어지거나, 혹은 간과되어져온 회중의 성찬경험을 포함한 그들의 삶의 이슈 및 경험을 교육현장의 중심에서 다시 발견하고, 그것들이 실제로 회중들의 신앙과 삶의 변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인식하였다. 이러한 관점에서 한국교회안에서 일어나는 성찬교육의 현장은 학생의 성찬경험과 삶의 이슈들은 얼마나 고려하고 있으며, 또한 복음의 시각에서 반추, 도전, 변혁이 되고 있는가?
IV.정의와 하나됨의 관점에서 본 한국교회 성찬현장에 관한 분석
정의와 하나됨의 관점에서의 성찬에 대한 주된 논의가 성찬을 통하여 선포되는 복음과 학생들의 성찬경험 및 그들의 삶의 이슈에 대한 비판적인 대화라고 볼 때, 필자는 교단 성경공부 교재 『하나님 나라: 부르심과 응답』와 예식서 『대한 예수교장로회 예배 예식서』에 나타난 학생들의 성찬교육의 현장에 대하여 비판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먼저, 대한예수교 장로회 교단 성경공부교재인 『하나님 나라』는 성찬에 대한 교육을 초등부과정과 중등부과정에서 각각 고난주일에 학습하게 계획되어있으며, 이는 교회력에 맞추어 고난주일에 배우게 된다. 이 두 과정에 나타난 성찬교육안에는 명백히 학생들의 삶의 이슈와 성찬경험들이 복음을 통하여 반추되어질 만한 공간이 없음을 쉽게 발견할 수가 있다. 중등부과정안에 있는 성찬에 관한 교재를 보면, 수업의 전반부에서 교사는 학생들에게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Vinch)의 마지막 만찬을 성찬교육에 대한 표준적인 그림으로 보여주고 설명하게된다. 이어서 교사는 다빈치의 그림을 기초로하여 인간의 죄에 대하여 용서하시는 예수님의 고난과 죽음에 집중된 질문들을 던진다. 이 수업의 중심에 있는 다빈치의 마지막 만찬은 예수님께서 사시던 그레코 로만시대와 중동지역의 식탁문화를 반영한다기 보다는 다빈치가 살았던 중세기 서양문화, 남성중심적이고 상하계급적 식탁문화를 보여주고 있다. 성서 신학자 데니스 스미스(Dennis Smith)는 그의 책 From Symposium To Eucharist에서 그레코 로만 식탁문화는 그당시 사회적인 모임의 중심에 있었음을 말하며, 기독교의 성찬식탁을 포함한 많은 식탁문화들은 그레코 로만의 공통적인 식탁전통아래서 발전되어왔다고 이해한다. 스미스는 예수님은 당시 사회문화였던 그레코 로만의 공통적인 식탁전통과 연결선상에서 일치와 평등과 정의의 식탁공동체를 창조하셨다고 주장하며, 사도바울의 성찬식탁에 대한 이해 또한 예수님의 식탁코드를 반영한다고 이해한다. 그러나, 다빈치의 그림에 나오는 성찬식사의 장면에서 그레코 로만시대의 둥근 식탁이 아닌 중세시대의 긴 직사각형 식탁은 암묵적으로 예수님과 제자들로 하여금 물리적인 거리상 차별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평등과 일치의 식탁이라기 보다는 소수는 예수님옆에서 식사를 하며, 몇몇은 멀리서 식사하는 제자들로 보여진다. 정치적, 상하계급적, 남성중심적 식탁문화가 강한 한국사회안에서 이러한 그림은 내재적으로 성찬식탁을 정의와 일치보다는 남성중심적이고, 상하계급적인 자리로 이해할 가능성이 생긴다.
또한, 수업의 후반부에서 교사는 여성의 자리가 전혀없는 다빈치의 그림을 통하여 성찬을 묵상한 학생들에게 다음과 같은 두가지 질문을 던진다. “생명의 예수님을 닮기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내 안에 계신 예수님으로 인해 제자로서 아름답게 변해갈 자신의 모습을 기대하면서 기도문을 작성해보자.” 여성으로서의 자신의 삶과 성찬사건과의 비판적인 대화의 공간이 전혀 주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학생들은 위의 질문에 대답을 하여야 하는 상황이다. 이 성찬교육의 자리에는 성경말씀과 남성중심적 중세서양문화가 반영된 다빈치의 그림, 그리고 여성의 삶의 경험이나 반추될 공간이 전혀없는 질문으로 채워져있다. 이 수업 안에서 교사의 역할은 학생들의 삶과 성찬안에 드러난 복음의 만남을 격려하고, 도와준다기 보다는, 주로 지식전달자요, 지시적이라고 보여진다. 회중의 삶의 경험과 이슈가 소외된 수업으로서의 성찬교육은 초등부에서 실시되는 수업 역시 예외가 아니다. 성찬에 관한 교육을 하는 공과의 초등부 교사용 지도서를 볼 때, 교육의 목적안에는 학생들의 사회 문화적인 삶에 대한 반추나 연결에 대한 부분이 전혀 언급되어있지 않으며, 교사의 역할부분에서도 학생들로 하여금 성찬에 관련된 성경구절들을 토대로 작당한 답을 찾는 것을 인도하는 지식전달자로서의 역할이 주된 역할로 기술되어져 있다. 그러므로, 한국교회 성찬에 관한 교육의 현장안에서 여성들의 삶의 이야기는 나눔이 아닌 침묵으로, 환영이 아닌 소외로, 복음과의 대화가 아닌 단절로 묶여져 있는 상황이라고 이해된다.
그렇다면, 실제적인 성찬의 자리는 어떠한가? 『대한 예수교장로회 예배 예식서』를 통하여 보이는 한국교회 성찬의 자리 역시 암묵적으로 회중들의 삶의 경험과 이슈가 거의 반영되어 있지 않으며, 남성중심적, 집례자 중심적 의례가 실천되고 있다고 할 수가 있다. 예식서안에 포함되어있는 열한개의 성찬인도문중에서 회중의 삶의 이슈가 포함될 가능성이 있는 문장이 포함된 성찬 인도문은 하나도 없다. 단, 두개의 성찬인도문 치유예배 인도문과 주일예배순서 인도문 7에서 여성의 삶의 경험이나 이슈가 아닌, 질병과 통일이슈를 언급하는 간단한 문장만이 포함되어있을 뿐이다. 치유예배 인도문은 성령임재기도 파트의 후반부에서 병들고 약한 자들을 위한 중보의 기도가 아주 간략한 한 문장을 포함하고 있다: 병든 사람들, 고통당하는 사람들, 연약한 사람들에 주님의 평화를 내려 주소서. 주일예배순서 인도문 7은 성찬후 감사기도의 후반부에서 회중들의 삶의 경험으로서의 남북분단의 삶의 이슈를 반추하는 암시적인 문장이 있을뿐이다: 우리로 이땅에 화평을 심는 자가 되게 하소서. 그러나 이 문장 역시도 남북통일과 같은 구제적인 언어로 회중들의 삶의 경험을 표현하여 주고있지 않기에, 이러한 기도문장도 실제적으로 회중들의 삶의 경험과 이슈를 성찬기도문에서 반영하고 있다고 보기에는 충분치 못하다. 이와 같이 성찬인도문안에서 학생들의 삶의 경험과 이슈를 잘 반영하지 못하는 경향은 성찬식탁에서의 성찬경험과 세상속의 삶속에서의 성례전적 삶과의 간극을 더욱 심화시켜, 회중들로 하여금 성찬과 세상속에서의 삶의 분리현상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정의와 하나됨의 관점에서 현재 한국교회의 현실상 성찬 집례자의 대부분이 남성인 것을 고려한다면, 성찬 집례자와 여성을 포함한 회중간의 분리현상은 남성 인도자와 여성을 포함한 회중간의 불평등적 분리현상으로 이해 될 수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성찬 집례자가 성찬의 자리에서 주도적이고, 적극적인 참여자 및 실행자로서 묘사된 반면에, 여성회중을 포함한 회중들은 성찬 집례자에 의하여 참여하는 수동적인 참여자로서 묘사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예를 들면, 예배예식서에 나오는 총 열한개의 성찬인도문중에 일곱개의 인도문에서 성찬집례시 분병분장의 시간에, 성찬집례자를 먼저주고, 그 다음에 성찬분배자들을, 그리고 회중들을 가장 나중에 줄것을 명시하여 권고한다. 게다가 대부분의 성찬인도문에 나오는 행동지침(rubric)의 대부분은 성찬집례자의 자세나 행동에 관하여 설명하고 있으나, 회중의 행동이나 자세에 관한 언급은 총 열한개의 인도문중에서 오직 세개에서만 아주 간단한 문장으로만 기술된다.
[분병분잔시] 그들(회중들)은 잔에 찍거나 마시기 전에 떡을 받는다.(주일예배순서 인도문 6)
오늘 세례받은 자들은 떡과 잔을 먼저 받고, 그리고 다른 회중들이 받는다. (부활절 새벽예배 인도문)
그들 (회중들)은 잔에 떡을 찍거나 잔과 함께 떡을 먹는다. (세대통합예배 인도문)
더욱이 예식서에는 회중가운데 장애를 가진 자들의 참여에 대한 고려사항이나 예전지침이 구체적으로 설명되어있지 않고 있다. 모든 회중이 성찬상으로 나아가 떡과 잔을 받는 경우에 각종 장애들로 인하여서 다른 회중들과 차별을 당하지 아니하고 정의와 평등과 하나됨의 식탁의 자리로 성만찬을 경험하기 위하여 집례자는 어떠한 목회적, 신학적, 기독교교육적 돌봄과 양육을 제공하여야 하는지에 대하여 행동지침이 절실히 필요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성찬의 자리가 반복적으로 실천될 때에 회중들은 이러한 성찬안에서 성찬의 본질적 가치인 하나됨, 평등 및 환대 보다는 분리, 불평등, 소외의 가치들을 경험하게 되고, 암묵적으로 성찬의 성서적, 신학적, 예전적 이해가 올바르지 못하게 왜곡되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칼빈(John Calvin)은 성찬의 자리에서 회중과 성찬집례자 사이의 분리현상을 심각히 거절한다. 회중의 참여를 무시하고 지나치게 성찬 집례자를 의존하였던 중세시대의 미사에 대하여 격렬한 비판을 갖고 주장하기를, 성찬의 자리에서 회중들은 구경꾼이나 방관자가 아니라 적극적인 참여자로서 자리를 갖아야 한다고 말한다. 신학자 게리쉬(B. A. Gerrish)는 말하기를, 칼빈의 성찬이해에 따르면 성찬의 자리에서 회중들은 단지 성찬음식을 하나님의 보이는 은혜로서 인식하는 것으로 참여하는 것 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말씀과 삶을 반추하고, 성찬음식을 받고, 하나님을 찬양하고, 하나님께 감사하는 것으로 하나님께 반응해야한다. 같은 관점으로, 제 2차 바티칸 회의에서 규정한 예전안에서 회중의 역할을 나타내 주는 구절 온전하고, 의식적이며, 적극적인 참여 (full, conscious, and active participation)에 대하여 예전학자 길버트 오스디이크(Gilbert Ostdiek)는 예전적 실천안에 참여하는 회중들은, 자신들의 구체적인 사회, 문화적인 상황과 삶을 반추하는 예전적 실천을 통하여 성찬에 외부적, 내부적 참여 및 성찬에 대한 의식적 인식을 갖는 것이라고 이해한다.
나는 한국교회 성찬의 자리를 통하여 회중들이 성찬이 무엇이며, 성찬을 어떻게 참여해야하며, 성찬적 가치는 무엇인지에 대하여 학습하게 됨을 고려할때, 위에서 기술한 성찬교육안에서 일어나는 학생의 삶의 경험과 이슈에 대한 배제는 여기에 참여하는 학생들에게 삶에 관한 영(null)커리큘럼으로, 성찬의 현장에서 일어나는 남성중심적, 집례자 중심적 성찬실행은 학생들의 삶에 관한 내재적 (implicit) 커리큘럼이 되어왔다고 생각한다. 엘리엇 아이즈너(Elliot Eisner)는 그의 책 The Educational Imagination에서 학생은 학교에서 세가지 커리큘럼을 통하여 학습과정의 경험을 갖게 된다고 말한다. 그것은 명시적(explicit), 내재적(implicit), 영(null) 커리큘럼이다. 아이즈너에 따르면, 명시적 (explicit) 커리큘럼은 교사에 의하여 교육의 현자에서 의식적으로, 의도적으로 드러내어지고 교수 되어지는 커리큘럼에 비하여, 내재적 (implicit) 커리큘럼은 학습이 일어나는 장소의 교육환경이 내재적으로 드러내는 규범들과 가치들을 말하는 것이다. 또한 영 (null) 커리큘럼은 학생들에게 의도적으로 학습의 내용을 제외시키거나 교수를 하지 않는 교육과정을 말하는 것으로, 이러한 경험을 통하여 학생들은 이러한 제외된 교육적 내용이 가르쳐지는 것들에 비하여 중요하지 않은 것이라는 메시지를 받게 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입장에서 위에서 분석한 『하나님 나라』 교재를 통하여 실행되는 성찬교육은 여성학생들의 삶에 대한 영커리큘럼이 되어왔다고 생각한다. 중세시대의 남성중심적 식탁문화와 더불어 여성의 자리가 전혀 없는 다빈치의 그림을 통한 성찬교육을 통하여 학생들은 여성의 삶과 이슈의 이야기들은 성찬교육의 자리에서 적합한 것이 되지 못하거나, 혹은 중요하지 않은 것이라는 메시지를 받게 된다. 또한 남성중심적, 집례자 중심적 성찬과 회중의 삶의 이슈가 거의 반영되지않는 성찬실행을 참여하면서 회중은 성찬의 식탁을 하나됨과 평등의 자리보다는 분리와 불평등의 자리로 숨겨진 커리큘럼, 내재적 커리큘럼을 경험하게 되다. 그러므로, 정의와 하나됨의 관점에서 볼 때 한국교회의 성찬과 성찬교육의 현장안에는 교사가 의식을 하고 있건 하지 못하고 있건, 학생들의 성찬경험 및 삶의 경험과 이슈에 대한 영 (null) 커리큘럼과 남성위주적 내재적 (explicit) 커리큘럼이 존재하고 있다고 필자는 분석한다.
V.정의와 하나됨의 관점에서 본 한국 성찬현장에 대한 기독교교육적 제언
지금까지 성찬교육에 관한 공과와 성찬인도문의 분석을 통하여, 한국교회 학생들의 성찬에 대한 배움의 경험들이 교실과 성찬이 이루어지는 성찬식탁의 현장에서 그들의 매일의 삶의 경험과 이슈들을 명명하고, 비판적으로 반추할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을 제공하지 못하여왔음을 밝혔다. 이러한 한국교회 성찬현장에 대한 비판적인 분석은 기존의 성찬교육과 관련된 교사의 역할, 성찬 집례자의 역할, 학생의 역할, 교육적 전략 등에 관한 재개념화를 요청하고 있다.
1. 비판적 리플렉션 인도자, 협력적 촉진자로서의 교사
정의와 하나됨의 관점에서 보는 성찬교육의 현장에서 교사는 지식전달자에서 학생으로 하여금 그들의 삶을 비판적으로 반추할 수 있도록 돕는 비판적 리플렉션 인도자로 이해된다. 성찬교육의 현장이 성찬에 대하여 배우는 교실의 자리뿐만이 아니라 성찬을 직접 참여함으로 배우는 성찬의 식탁자리임을 고려할 때, 교사는 학생들로 하여금 성찬식탁의 자리에서 성찬경험을 포함하는 세상속에서의 삶의 경험을 성서적인 빛 아래에서 비판적으로 반추할 수 있도록 적절한 질문을 제공하는 인도자가 되어야 한다. 적절하고 비판적인 질문을 던지기 위해서 교사는 먼저 학생들의 삶의 현재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이러한 입장에서 교사는 학생들의 삶의 현장속에서의 사회적 중개인들, 예를 들면 가족, 또래집단, 학교교사, 공동체 동료들과 밀접한 관계들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그들은 학생들의 현재적인 상황들과 이슈들에 대하여 교사에게 정보를 제공해줄 수 있을 뿐 아니라, 학생들의 가치관, 규범, 행동, 태도, 삶의 스타일에 이르기까지 학생들의 학습에 직접적, 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자들이 된다. 또한 교사와 학생들간의 애정어린 연대가 확립되는 것은 교사로 하여금 학생들에게 그들의 삶을 함께 기억해보고, 반추해보고, 그들의 삶을 복음안에서 재구성해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법이 된다. 이러한 교사와 학생간의 연대는 일방적, 상하구조적인 의사소통적 분위기에서가 아닌 협력적이고 지원적인 분위기에서 가능하다.
또한 교사는 학생으로 하여금 그들의 삶을 비판적으로 반추하면서 성찬에 참여하고, 또한 그들의 성찬적 실천들을 이에 비추어서 비판적으로 개혁(reforming) 할 수 있도록 돕는 협력적 촉진자가 되어야 한다. 성찬실천을 개혁하는 과정안에서, 교사는 상황화 신학의 네가지 근본적 소스들을 활용하여야 한다. 그것은 말씀, 전통, 회중의 삶과 경험을 반영하는 지역문화, 그리고 사회적인 변화이다. 이러한 입장에서 교사는 성찬에 대한 성서적인 지식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는 부족하며, 역사적, 신학적, 예전적 이해를 충분히 갖고 있어야 한다. 여기에서 성찬에 관한 인지적인 배움의 과정은 절대로 축소되거나 소외되어서는 안되나, 인지적인 지식자체만으로 진행되는 교육은 합당치 않으며, 도리어 지식을 바탕으로하여 위의 요소들이 비판적 대화로 나아가야 한다. 그러므로 성찬의 개혁적 의례화 과정은 교사가 협력적 촉진자로서의 역할을 감당함으로 인하여서 성찬에 대한 지식적 배움과 학생들의 경험에 관한 협력적 반추 사이간의 비판적, 창조적 대화를 요구한다.
2. 참여적 파트너와 동역교사로서의 성찬집례자
성찬식탁의 자리에서와 성찬교육의 교실에서 모두 성찬집례자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교사가 학생들이 참여하게 될 성찬의 집례자가 아니거나 성찬집례자가 예전적 문화화 과정에 대하여 호의적이지 않을때, 아무리 교사와 학생이 예전적인 문화화 과정을 거쳐서 창조적이고 비판적인 의례화 과정을 거쳤을찌라도 이러한 과정이 성찬식탁에서 전혀 반영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입장에서 성찬 집례자의 예전적 문화화과정에 대한 긍정적인 이해와 협력은 기본적인 전제가 되어야 한다. 이러한 성찬 집례자의 예전적 문화화에 대한 공통적인 이해와 협력을 위하여, 교사는 그와 신학적으로, 예전적으로, 교육방법론적으로, 목회적으로 파트너쉽을 발전시켜야 한다. 성찬에 관한 커리큘럼을 처음에 세울 때부터, 교사는 신앙과 학생들의 삶에 대하여, 예전적 경험과 예전적 삶에 대하여 성찬 집례자와 지속적이고 상호적인 대화를 함으로 예전적 문화화의 과정에 대하여 공통적인 이해를 갖아야 한다. 이러한 공통적인 이해를 위하여 상황화 신학, 비판적 페다고지, 예전적 문화화, 회중의 삶의 이야기와 목회적 이슈들에 대한 개방적이고 비판적인 대화들이 포함된 정기적인 모임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러한 성찬 집례자와 신학적으로 예전적으로 협력적인 관계를 확립한 후에, 교사는 그들이 성찬교육의 교실안에서와 성찬식탁에서 참여적 파트너와 동역교사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또한 도와주어야 한다. 참여적 파트너라 함은 성찬교육의 교실에서부터 학생들의 삶의 경험과 이슈들을 함께 듣고, 성찬경험들에 대하여 함께 기억해보며, 함께 비판적으로 반추하고, 함께 대화하고, 함께 창조적 의례화를 하며, 함께 미래를 그려보는 것을 의미한다. 동역교사라 함은 성찬 집례자가 교사와 함께 학생들의 삶의 경험을 듣고, 분석함에 있어 그들에게 비판적인 질문들을 협력해서 학생들에게 하는 역할을 말한다. 또한 그들은 교사와 학생들이 성찬 기도문이나 성찬실행에 관하여 개정을 하려고 할 때 건강한 신학적, 예전적, 그리고 목회적 근거에 바탕을 둘 수 있도록 돕는 자들이 되어야 한다.
3. 비판적 반추자, 적극적인 행동자, 함께 성찬 참여하는 자로서의 학생
정의와 하나됨의 관점에서 변혁되어야 할 성찬교육의 현장은 학생을 비판적 반추자, 적극적인 행동자, 그리고 성찬 참여자로서 이해된다. 비판적 반추자라 함은 학생들이 성찬교육의 교실에서 수동적인 지식수용자로 있는 자로부터 가부장적 유교문화에 뿌리가 깊은 그들의 삶을 성서에 비추어 비판적으로 반추하며 성찬 참여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교실안에서의 비판적 반추자로서의 학생들은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침묵되어지고, 억압되어졌던 그들의 삶과 이슈를 다시 보게하며, 성찬과 관련된 말씀앞에서 그것들을 도전하며, 변혁하는 형성적인 예전으로서의 성찬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적극적인 행동가라 함은 학생들이 그들의 삶에 대하여 비판적인 반추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그들의 삶의 이슈에 대한 변혁을 위하여 적절한 행동을 취하는 것을 말한다. 성찬 참여자로서의 학생은 성찬교육의 교실과 성찬식탁 모두에서 성찬적 실천의 상황화 과정에 협력적 과정에 참여하는 자를 말한다. 즉, 성찬교육의 교실에서 함께 성찬에 참여하는 자로서의 학생은 교사와 함께 과거의 성찬적 경험에 대하여 함께 반추하며, 그들의 경험과 이슈에 관심을 갖고 성찬기도문과 성찬실행을 개정하는 작업에 참여하는 자이다. 또한 성찬식탁에서는 학생들은 그들의 삶의 경험과 이슈를 반영한 개정된 성찬을 성찬 집례자와 함께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기회를 갖는다. 이러한 학생들과 성찬 집례자가 함께 개정된 성찬기도문과 성찬실행을 통하여 성찬식탁에서 감사하고, 함께 빵과 잔을 먹음에 따라서, 학생들의 삶의 경험들을 함께 기억하며, 함께 반추하며, 복음의 빛에 비추어 그들의 삶을 함께 소망을 갖아보는 기회를 갖게 된다.
4. 대화로서의 교육전략
현재 한국 성찬교육의 현장은 남성중심적, 성찬 집례자 중심적이며, 여자회중들의 삶의 경험과 이슈들은 소외되어져 있는 경향이 강하다. 이러한 현상은 성찬교육의 교실에서 교사들의 지시적인 교수방법들, 일방적이고, 상하적이고, 연역적인 방법들에 의하여 더욱 강화가 된다. 또한 여자학생들은 그들의 학습과정안에서 그들의 삶의 경험과 이슈를 가져오는 안전한 공간을 갖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정의와 하나됨의 입장에서 보는 성찬교육 전략은 기본적으로 상황적인(contextual)인 성격을 갖는다. 성찬교육 전략이 진정으로 상황화되기 위해서는, 교사와 학생들 모두가 학생들의 삶의 경험과 이슈들에 대한 귀납적이고, 비판적이고, 협력적인 대화를 하여야 한다. 이러한 대화적 접근으로서의 교육전략안에서, 적극적인 학생들의 대화참여는 교수학습의 분위기를 배타적에서, 포괄적으로, 상하위계적에서 환대적으로, 교사중심적에서 협력적으로 바뀌게 돕는다. 이러한 학생들의 삶의 경험에 대하여 함께 기억하고, 함께 반추하는 과정을 통하여, 학생들은 그들이 교실안에서 교사와 동등한 대화적 파트너로서 부름을 받았음을 깨닫게 된다. 여기에서 학생들의 삶과 이슈들은 기억되어지고 성찬교육의 근본적 교육요소로서 배타가 아닌 환영을 받게 된다. 게다가 이러한 과정에서 학생들의 성찬에 대한 배움과 세상속에서의 그들의 성찬적 삶 사이의 관계는 분리가 아닌 연결이며, 상호보완적 관계가 되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관계에 중점을 둔 대화적 교육전략을 통하여, 학생들의 배움의 영역은 교실에서 그들의 전체적인 삶으로 확장되게 된다. 더불어, 이러한 성찬 교육전략은 지시적이며, 상하위계적이며, 연역적, 텍스트 중심적인 교육전략으로부터 대화적이며, 귀납적이고, 비판적이며, 삶 반영적이며 협력적인 교육전략으로 재개념화를 하게 되는 것이다.
위와 같이 정의와 하나됨의 관점에서 본 현재 한국 성찬교육의 현장에 대한 기독교교육적 분석과 암시점들에 대한 제안들은 현재 성찬교육 안에서의 교사, 성찬집례자, 학생, 교육전략에 대한 변혁을 요구한다. 교사들은 지시적 교사에서 비판적 리플렉션 인도자 및 협력적 촉진자로서의 교사로, 성찬집례자는 성찬교육의 교실과 성찬식탁에서 참여적 파트너와 동역교사로, 학생들은 소극적 수용자에서 비판적 반추자, 적극적인 행동자, 및 함께 성찬 참여하는 자로서의 변혁이다. 필자는 이러한 기독교교육적 변혁을 통하여 한국교회안에서 성찬교육의 현장이 학생들에게 있어서 불평등과 비정의의 자리가 아닌, 성찬의 본질적인 가치인 평등과 환대와 정의의 자리로 재개념화 (reconceptualization)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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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Educational Reconceptualization for the Education of the Eucharist with attention to Justice and Unity in the Presbyterian Church of Korea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find educational implications for the education of the Eucharist with attention to justice and unity in the Presbyterian Church of Korea by analyzing the educational contexts of the Eucharist critically. With understanding of the Eucharist as the place of heavenly banquet, it is a theological imperative for justice and unity to be essential characteristics of the Eucharist. Furthermore, with understanding of the reciprocal relationship between liturgical experiences and liturgical life, it is an educational imperative for the education of the Eucharist to have critical conversations with students’ life experiences including eucharistic experiences in terms of justice and unity.
In this regard, this study raises generative questions. "How much do current educational contexts of the Eucharist help students understand and experience the Eucharist as the heavenly banquet of justice and unity?" “If there are limits, what will need to be challenged and changed?” First, this study identifies the formative characteristic of eucharistic practices. Second, with the understanding of curriculum as political, autobiographical, and gender texts, it summarizes the main conversations between Christian education and liturgy regarding the Eucharist. Lastly, this study analyzes current eucharistic texts and curriculum materials. This critical analysis identifies educational reconceptulalization to be needed in the context of educating the Eucharis. I hope that educational reconceptualization with attention to justice and unity will help students understand and participate in the Eucharist not as a meal of injustice and separation but as the heavenly banquet of justice and unity.
Keywords: Liturgical enculturation theory, Eucharist, Reconceptualization, Critical conversation, Presbyterian Church of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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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이 논문은 제가 쓴 글이 아니고 심사하면서 좋은 글이라고 여겨져서 옮겨 놓은 것입니다. 심사용이다 보니까 저가가 누구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나중에 자연스럽게 알게 되겠지요. 아무튼 좋은 논문을 만난 것에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