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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5월 26일 살아나서 살리는 교회 주일 설교
제목 : ‘Church With Acts’ - 8. 신기루였던 교회여, 오아시스가 되라!
본문 : 사도행전 28장 30~31절
바울은 자기가 얻은 셋집에서 꼭 두 해 동안 지내면서, 자기를 찾아오는 모든 사람을 맞아들였다. 그는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아주 담대하게 하나님 나라를 전하고, 주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일들을 가르쳤다. <새번역>
사막에 가면 두 가지 신비한 현상을 만날 수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바로, '신기루'입니다. 신기루(蜃氣樓, Mirage)란 물체가 실제의 위치가 아닌 다른 위치에서 보이는 현상을 말합니다. 주로 사막에서 위 공기는 차갑고, 아래쪽은 복사열로 인해 굉장히 뜨겁기 때문에 굴절이 일어나기 쉽고, 사막 지형이 보통 평원 형태라 먼 곳의 신기루가 보이기 쉽다고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런 진짜 단어의 해석보다는 눈앞에 있는 듯 보이면서도 실제로는 없기 때문에 ‘획득하기 불가능한 목표’ 혹은 ‘실존하지 않는 환상’을 이루기 위해 방황하다가 파멸하는 경우를 두고 ‘신기루를 쫓는다.’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욱 더 일반적인 ‘신기루’에 대한 표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오아시스’입니다. 오아시스(Oasis)는 사막 지대에서 발견되는 물이 고여 있는 지형(샘, 연못, 호수 등)의 총칭입니다. 하지만 역시나 일반적으로 사막의 죽을 것 같은 갈증 속에서 휴식을 주는 존재인지라 비유적으로 ‘안식처’라는 의미로 자주 사용되곤 합니다. 그런데 이 오아시스가 보통 작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오아시스는 바로 사우디아라비아에 있다고 합니다. 수도 리야드에 있는 알하사 오아시스로 무려 85.4Km2나 된다고 합니다. 분당구 전체 면적이 약 70km2니까 정말 무척이나 큰 오아시스가 사막 한 복판에 만들어진 것입니다. 그래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도 등재되어 있고, 덕분에 오래전부터 수백만 그루가 넘는 대추야자 나무를 비롯하여 농작물 재배도 가능했기에 770만명이나 살 수 있었다고 합니다.
여러분은 만약에 사막에 간다면 무엇을 만나보고 싶으십니까? 당연히 ‘오아시스’라고 대답하실 것입니다. 누가 ‘신기루’를 만나고 싶어 하겠습니까? 그런데 신기하게도 ‘오아시스’를 만나고 싶도록 생각하게 만드는 가장 큰 요소가 바로 ‘신기루’라는 것입니다. 당연히 오아시스라고 생각해서 달려갔는데 신기루였던 것입니다. 특히 사막에서 길을 잃거나, 오랜 시간 걷게 되면 이 신기루는 더욱 뚜렷해져서 오아시스라고 속는 비율도 점점 높아지게 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신기루와 오아시스에 대한 또 다른 이야기가 뜻밖에 이 단어와 결합된 것에 대해서 알고 계십니까? 바로, ‘교회’입니다. 주로 이렇게 사용되어 집니다. ‘인생이라는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찾아 헤매던 사람들이 교회를 오아시스인 줄 알고 도착했는데 신기루였더라’ 라는 표현입니다. 정말 씁쓸하면서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표현입니다. 하나님이 만들어주신 교회는 ‘오아시스’가 확실합니다. 하지만 우린 그 교회를 오아시스로 유지시킨 것이 아니라 오아시스인 듯 보이게 하는 신기루로 만들어 버렸다는 것입니다. 너무도 많은 사람들의 목마름을 해결해 주던 교회는 이제 물이 메말라버려 아무도 찾지 않는 우물이 되어 버렸습니다. “목마른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라는 말이 진짜가 아니라 유혹하는 말이 되어 버린 것입니다. 줄 물이 없습니다. 그래서 신기루입니다.
교회는 뭔가 다를 것이라는 기대, 그 기대의 오아시스를 가진 이들에게도 어김없이 교회는 신기루라는 것을 보여 주었습니다. 교회는 뭔가 다르지 않습니다. 교회는 어느새 세상보다 더 세상 같은 장소로 전락해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토록 미워해야 하는 세상이 오히려 교회를 미워하는 데까지 현재 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교회는 이렇게 ‘실존하지 않는 환상’을 쫓는 신기루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럼 이대로 포기해야 할까요? 아닙니다. 다시 오아시스인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오아시스인 줄 알고 찾아온 이들에게 오아시스라는 것을 당당히 보여 줄 수 있는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신기루라는 말이 교회란 단어와 함께 사용되어지지 않도록 교회가 교회다워져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방법을 오늘 사도행전 마지막 부분을 장식하고 있는 바울의 삶을 통해 배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첫째, 교회는 셋집이어야 합니다.
바울은 자기가 얻은 셋집에서 꼭 두 해 동안 지내면서 <사도행전 28장 30절A, 새번역>
교회는 지상낙원이 아니어야 합니다. 교회라는 오아시스는 그 오아시스에서 머물러 살게 만드는 오아시스가 아니라 목적지로 잘 도착하게 만드는 중간 휴식처가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교회는 완전하신 하나님 나라에 다다르기 전에 잠시 들러야 할 오아시스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미 교회가 너무도 완벽한 지상낙원을 이루고 있다면 진짜 가야 할 목적지에 대한 기대감은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교회는 셋집이어야 합니다. 셋집이라는 말 자체가 ‘나그네’들의 집임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임시 거처라는 것입니다. 바울은 그 집을 구입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 전세와 월세 제도와 비슷하게 2년을 임대해서 교회로 사용했습니다. 언제 떠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바울 입장에서는 언제든 땅 끝이라고 생각했던 서바나, 즉 스페인으로 가라고 명령하시면 떠나야 했습니다. 그러니 로마에서 집을 사서 그 곳에 눌러 앉을 생각을 하면 떠나는 것이 불가능했기에 셋집을 얻게 된 것입니다.
언제든 떠날 준비를 하는 나그네 인생! 그렇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이 허락하신 순례의 삶을 살고 있는 순례자들입니다. 그러니 교회는 셋집이면 충분합니다. 잠시 거쳐 가야 할 휴식처일 뿐입니다. 교회에 너무 많은 투자를 하지 말아야 합니다. 완벽한 지상낙원을 만들기 위하여 더 크고 웅장한 교회 건물을 소유할 필요가 없습니다. 언제든지 정리하고 진짜 목적지로 떠나기 위하여 몸을 가볍게 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교회는 부자가 되었습니다. 금싸라기 땅에, 개발되는 땅에, 돈이 좀 될 만한 땅에는, 이미 교회가 다 들어서 있습니다. 정말 눈이 부신 교회도 있고, 크기에 압도당하는 교회도 있고, 최신식 건물에 입이 떡 하니 벌어지는 교회도 있습니다. 그런 교회 건물을 소유한 교회는 부자 교회입니다. 어느 목사님이 농담으로 하신 말 중에 서울 강남에 있는 교회 10개만 팔면 전국에 있는 모든 교회를 도울 수 있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습니다. 그만큼 부자 교회가 많다는 것입니다. 이거 원 아까워서 떠날 수나 있겠습니까? 그 돈 다 자식에게 물려 줄 겁니까? 오아시스가 목적지가 아니었는데, 아직 가야 할 목적지가 남아 있는데, 오아시스에서 멈추도록 만들지는 말아야 할 것입니다.
둘째, 교회는 누구에게나 오아시스여야 합니다.
자기를 찾아오는 모든 사람을 맞아들였다. <사도행전 28장 30절B, 새번역>
바울은 2년 동안 셋집에서 자기를 찾아오는 모든 사람들에게 오아시스가 되어 주었습니다. 그토록 유대인과 헬라인, 유대인과 그리스도인을 가리던 바울은 이제 사람을 형용하는 모든 수식어를 다 제외시켜 버린 평등의 사람이 되었습니다. 이것이 그리스도인입니다. 그리스도인에게는 차별이 없어야 합니다. 그리스도인은 평등해야 합니다. 그런 그리스도인들의 모임은 교회는 더욱 더 그러해야 합니다. 교회는 누군가를 가려 받아가며 오아시스 물을 제공하는 사업 공간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누구든지 목마른 자들은 와서 마시라고 하셨던 예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교회가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4년 전에 강남에 있는 한 교회를 지나가면서 안타까운 광경을 목격한 적이 있습니다. 크고 화려하고 웅장하고 빛나는 교회 그리고 그 교회 앞을 꾸미고 있는 화려한 장식들, 그리고 한 명의 노숙자가 벤치에 누워있었습니다. 그 광경을 보며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제 모습 같기도 했고, 무기력함이 싫었고, 교회가 참 싫어졌던 순간이었습니다. 저 노숙자 한 분도 도와주지 못하는 교회가 교회일까 자괴감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그 마음 그대로 그 마음을 잊지 않기 위하여 찬양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 곡의 제목이 바로 ‘교회 앞에서, 소감’이라는 곡입니다. 잠시 함께 가사에 유의하면서 들어 봤으면 좋겠습니다.
지극히 작은 자 그에게 한 것이 그렇게 중요하다더니 지극히 높은 자 그들만 보고 있네
세상을 많이도 미워한 교회는 닮아버렸네 이제는 세상이 교회를 미워하네
어느덧 세상이 교회를 향하여 간절히 호소하네 이제는 교회가 교회가 되달라고
셋째, 교회는 교회가 해야 할 일을 해야 합니다.
그는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아주 담대하게 하나님 나라를 전하고, 주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일들을 가르쳤다. <사도행전 28장 31절, 새번역>
왜 사도행전의 제일 마지막 글귀가 이 구절일까 정말 많이 고민했습니다. 뭔가 화려한 마무리도 아니고, 뭔가 특별한 마무리도 아니라 큰 의미가 없어 보였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완전히 반대였습니다. 이것이 교회가 가장 회복해야 할 일이라는 것을 사도행전 마지막을 통해 기록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진짜 교회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교회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교회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들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교회는 하나님 나라를 전해야 합니다. 교회가 하나님 나라가 아닙니다. 교회는 하나님 나라를 보여주는 미리보기일 뿐입니다. 중간 휴식처인 오아시스입니다. 진짜 오아시스로 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어야 합니다. 이 교회라는 오아시스가 최종 목적지라고 착각하는 이들을 향해 하나님 나라를 아주 담대하게 전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교회가 다시 신기루로 변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입니다. 하나님 나라를 전해야 합니다. 하나님 나라가 있음을 전해야 하고, 하나님 나라에 갈 수 있는 방법을 전해야 하고, 하나님 나라에 대한 소망을 전해야 합니다.
또한 교회는 주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일들을 가르쳐야 합니다. 즉 ‘복음’을 선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오아시스를 찾은 이들에게 주어진 갈증 해소입니다. 교회가 복음을 선포하지 않으면 신기루가 되는 것을 떠나 정말 ‘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하는 것입니다. 얼마나 많은 경험이 있습니까? 복음을 선포한 교회와 복음을 선포하지 않은 교회, 복음을 가르치던 시대와 복음을 가르치지 않았던 시대, 너무도 극렬한 차이가 있었습니다. 어찌 보면 오늘 교회의 ‘신기루화(化)’는 복음을 선포하지 않고, 복음이 아닌 것들을 선포하면서 일어난 일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봉사도, 구제도, 평안도, 쉼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복음을 가르치는 것이 우선입니다. 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서 모르는데 어떻게 교회가 될 수 있겠습니까?
교회는 하나님 나라라는 목적지를 가기 위한 중간 휴식처여야 합니다.
그리고 누구든 갈증을 해소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 두어야 합니다.
교회는 반드시 하나님 나라를 전하고, 주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모든 것을 가르쳐야 합니다.
사랑하고 존경하고 축복하는 예배자 여러분! 우리는 지난 2달여의 시간동안 사도행전과 함께 ‘교회 이야기’를 함께 나누어 보았습니다. 최종적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교회는 함께 한 마음으로,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가진 교회로 유지되는 공동체입니다.
둘째, 교회는 지금도 호감을 살 수 있고, 부흥할 수 있습니다.
셋째, 교회는 거룩한 부담을 내려놓고 자원하여 섬기는 공동체가 되어야 합니다.
넷째, 교회는 이 시대의 거대한 문화에 휩쓸리는 것이 아니라 딛고 설 수 있어야 합니다.
다섯째, 교회는 믿음을 가진 교회, 믿음으로 기도하는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여섯째, 교회는 더불어 함께 울고 웃는 교회에 대한 주인의식을 가진 이들의 공동체입니다.
일곱째, 교회는 성령 하나님의 임재를 통하여 성령의 불타는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여덟째, 교회는 신기루가 아니라 오아시스가 되어야 합니다.
이것이 하나님이 사도행전을 통해 보여주신 ‘교회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이 교회 이야기는 바로 우리 살아나서 살리는 교회의 이야기가 될 것입니다. 함께 만들어가야 합니다. 그리고 여러분 각 자의 이야기이도 합니다. 여러분이 교회입니다. 우리가 교회입니다. 당신이 교회입니다. 제가 교회입니다. 하나님께 이 교회들을 통하여 하나님의 일들을 행하실 것입니다. 사도행전의 기록이 저와 여러분, 우리라는 교회를 통해 오늘도 이어질 것입니다. 할렐루야!
결단 찬양 - 너는 교회가 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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