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10명 중 6명은 현재 겪고 있는 피로를 최소 1개월 넘게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SK병원 웰빙클리닉이 최근 20~30대 남녀 직장인 169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복수응답)한 결과, 이 중 60.9%(103명)가 1개월 이상 피로가 지속되고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25.4%(43명)의 직장인은 6개월 이상 피로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의학적으로 만성피로가 6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피로증후군’으로 분류된다.
또한 통증 부위에 대해서는 설문대상자 중 절반이 넘는 58.0%(98명)의 응답자가 두통, 근육통, 관절통, 기타 전신통증을 앓고 있다고 답했고, 43.2%(73명)는 피로로 인한 업무능력 저하를 호소했다.
하지만 피로를 극복하려는 노력은 일회성에 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7.4%(97명)는 피로할 때 ‘그냥 참거나 쉰다’고 답했고, 20.1%(34명)는 ‘운동이나 취미생활을 한다’고 응답했다. 한편 ‘병원을 찾거나 약을 처방 받는다’는 응답자는 27.8%(49명)에 그쳐 만성 피로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5명 중 1명(17.8%)은 본인이 겪고 있는 피로의 원인을 모르고 있었다. 원인을 알고 있다고 답한 사람들의 경우 피로의 원인으로 ‘과중한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33.7%)를 가장 많이 꼽았고, 이어 ‘운동부족’(31.4%), ‘원인 불명’(17.8%), ‘잦은 음주’(8.3%), ‘지병(持病)’(5.9%) 을 꼽았다.
윤민선 연세SK병원 웰빙클리닉 과장은 “실제로 피로의 원인이 본인 스스로 생각하는 것과 정확히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원인을 추정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치료에도 큰 도움을 준다. 만약 원인을 도저히 추측할 수 없는 피로가 계속된다면 다른 질환이나 호르몬, 혹은 영양상태의 불균형 때문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만성피로증후군을 알아보는 진단은 먼저 간단한 검사부터 시작한다. 혈액검사나 염증수치검사, 소변검사, 혈당검사, 갑상선기능검사, 정신과적 질환검사 등 기본검사를 통해 만성피로를 일으키는 원인질환 유무를 판단하고, 질환이 있다면 서둘러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기본 건강검진에서 특별한 원인질환이 발견되지 않았다면 전자체액분석방법(ECS) 및 타액호르몬검사(SHA)를 통해 영양상태와 호르몬불균형 상태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영양이 불균형하고 호르몬 분비가 비정상적인 경우 체내 스트레스가 높아져 피로를 포함한 다양한 질환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남성호르몬으로 알려진 안드로겐 수치가 낮거나 스트레스에 대항하는 호르몬인 코티솔의 농도가 비정상적이면 만성피로를 겪기 쉽다. 또 프로게스테론 수치가 낮은 여성은 우울증상 및 피로감이 높아질 수 있으므로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그렇다면 만성피로를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영양섭취 상태부터 점검해 봐야 한다. 비타민 C가 부족하면 피로나 무력감, 우울증세가 나타날 수 있으므로 브로콜리나 오렌지, 토마토, 감자, 양배추 등과 같이 비타민 C가 풍부한 신선한 과일과 채소 등을 골고루 섭취하면 좋다. 비타민 E도 항산화, 항노화 작용을 돕는데, 잣이나 땅콩 등 견과류에 많이 들어가 있다. 콩이나 콩 발효식품에는 비타민 B가 풍부한데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해 피로회복에 좋다. 평소 간단한 스트레칭이나 걷기, 자전거타기, 수영 등과 같은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면 피로 예방 및 개선은 물론 정신적인 활력을 되찾는데도 효과적이다. 과도한 카페인 섭취와 음주, 흡연 등은 피로회복에 독(毒)이다.
윤민선 과장은 “만성피로를 겪고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무턱대고 건강기능식품이나 약물을 복용한다. 제대로 된 원인을 찾지 못한 상태에서 이런 것들을 먹으면 전혀 효과가 없어 돈 낭비일 뿐 아니라 간에 부담을 줘 나쁜 결과를 가져 올 수도 있다”며 “피로의 원인을 정확히 검사해 신체의 이상 유무를 따져보고 그에 맞는 체계적인 처방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Tip. 혹시 나도 만성피로? - 만성피로 자가진단법
아래 항목 중 특별한 이유 없이 5가지 이상의 증상이 1개월 이상 지속됐다면 만성피로일 가능성이 높다. 방치했다가는 만성피로증후군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초기에 정확한 진단을 통해 원인에 따른 처방을 받는 것이 좋다.
ㅁ충분이 쉬어도 여전히 피곤하다.
ㅁ잠을 자고 일어나도 상쾌하지 않고 어깨가 무겁게 느껴진다.
ㅁ 피로 때문에 업무능률이 떨어진다.
ㅁ기억력이나 집중력도 떨어지는 것 같다.
ㅁ목 안이나 목 주변, 겨드랑이 부위가 이유 없이 아프다.
ㅁ특별한 외상이 없었는데 근육이나 관절부위가 수시로 아프다.
ㅁ가끔씩 원인을 알 수 없는 두통 때문에 고생한다.
ㅁ운동을 하면 하루 이상 심한 피로감이 계속된다.
ㅁ예전보다 이유 없이 식욕이 떨어졌다.
ㅁ얼굴에 기미가 생기거나 푸석푸석하다.
치료법 없는 만성피로 탈출하는 방법은?
영국 킹스 컬리지런던 트루디 첼더 박사팀이 만성피로환자 640명을 대상으로 운동을 시키면서 결과를 관찰했다. 그 결과, 운동을 한 환자 60% 이상이 만성피로증상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고 환자의 30%는 일반인 수준으로 신체기능이 변화했다. 반면에 기존 생활 방식을 바꾸지 않은 환자는 만성피로가 계속됐다.
트루디 첼더 박사는 "만성피로를 앓는 사람일수록 집에서 쉬려 하지 말고 운동하는 것이 좋다"며 "운동량과 운동강도를 꾸준히 늘리는 운동요법은 힘들지 않을 정도로 운동하는 방법보다 훨씬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평소 간단한 스트레칭이나 걷기, 자전거타기, 수영 등과 같은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면 피로 예방하는데 효과적이다.이 연구결과는 '란셋(Lancet)'에 게재됐으며 영국 일간지 온라인 판 데일리메일 등이 최근 보도했다.
이유없이 오랫동안 피곤한가요? 지긋지긋한 만성피로, 해결책을 찾아라
겨울이 다가오면서 일조량이 줄면 우울감이 증가하고, 일교차가 10℃ 이상 나면 신체리듬이 깨져 쉽게 피로해진다. 푹 쉬어도 피로감이 가시지 않고 한 달 넘게 지속되면 만성피로를 의심한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찾아오는 만성피로의 원인과 해결책을 살펴본다.
#1 만성피로증후군은 무엇인가?
피로는 일상적 활동 이후 비정상적으로 탈진을 하거나, 기운이 없어 지속적 노력이나 집중이 필요한 일을 할 수 없거나, 일상적 활동을 수행할 수 없을 정도로 기운 없는 상태를 말한다. 이 증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피로증후군이다. 만성피로증후군은 호르몬 불균형을 초래하고, 체내 면역기능을 저하시킨다. 집중력 저하, 기억력 장애, 수면장애, 두통, 근육통, 위장장애, 수족냉증, 어지럼증, 식은땀 등을 유발하고, 복통과 흉통, 식욕부진, 우울, 불안 등이 생긴다. 그 결과, 사회생활은 물론 일상생활에 지장을 미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08년 만성피로증후군 환자는 10만여 명으로, 2006년 8만3000여 명에 비해 25%가량 증가했다. 날씨가 추워지면 만성피로가 더 심해진다. 광동한방병원 오행센터 조진형 원장은 "직장인이 평소 출근시간을 지키고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면 만성피로증후군으로 이어져 근육 계통과 소화기 계통, 심혈관 계통의 다른 질환을 유발할 수 있으니 주의한다"고 말했다.
#2 우울증과 스트레스가 원인
과거에는 신체적 질병에 의한 만성피로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정신적 문제나 스트레스 등으로 원인이 복잡해지고 있다. 우울증은 만성피로와 증상이 비슷한데, 우울증 자체가 만성피로의 원인이기도 하다. 스트레스는 만성화되면 쉽게 극복하기 어렵고, 만성피로의 원인이 된다. 따라서 만성피로의 원인으로 정신적·사회적 요인을 파악해야 한다.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건강증진센터 송상욱 센터장은 “만성피로는 원인이 단순하지 않고 장기화되면 치료가 쉽지 않다. 우울증과 만성피로를 잘 구분하고, 스트레스 관리에 전문가의 도움뿐 아니라 자신만의 방법을 찾는다. 증상이 나타나면 자가치료에 기대지 말고, 제대로 검사받은 뒤 전문적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의학에서는 만성피로를 ‘허로(虛勞)’라 하는데, 몸의 기운과 기혈 순환이 부족해 나타난다고 본다. 치료는 근본적으로 면역력과 체력을 키워 질병이 접근하지 못하게 기혈의 균형을 맞추는 데 중점을 둔다.
만성피로를 정확하게 진단 문진한 뒤 간질환 유무를 판단하기 위해 혈액검사와 초음파검사를 한다. 그 결과 이상이 없으면 전자체액분석검사(ECS)와 타액호르몬검사로 부신 상태를 파악하고, 세포 영양과 대사 및 에너지 상태를 점검해 신체의 균형 상태를 확인한다. 한의학에서는 오장육부의 건강 상태를 종합적으로 진단하는 경락기능검사인 메리디안과, 인체에서 자연적으로 방출되는 적외선을 감지해 이상을 진단하는 컴퓨터 적외선 열 영상진단기(DITI)를 사용한다.
#4 치료와 예방법
만성피로증후군은 일반적으로 몸의 불균형 상태가 오래 지속되기 때문에 단시간에 치료 효과를 보기 어렵다. 따라서 전문의와 상의해 평소 스트레스 관리, 영양 및 호르몬의 균형 유지, 잘못된 생활습관 개선 등을 한다. 약물치료할 때는 생활습관 조절이나 보조치료 등 다른 치료를 동시에 한다.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신호철 교수는 “약물치료만으로는 증상의 호전을 기대하기 힘들다. 약물치료 직후 나타나는 증상의 변화는 환자의 기대 심리에 의한 변화일 가능성이 크다”며 “약물치료 결과는 3개월 정도 지켜봐야 한다. 만성피로증후군 환자는 다른 환자와 달리 약물 부작용이 흔하기 때문에 초기에 정상 용량의 2분의 1 정도 저용량으로 시작해 부작용 유무를 관찰하면서 용량을 늘린다”고 말했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약물은 항우울제, 항불안제, 신경병증성통증치료제, 뇌혈순환개선제, 영양보조제, 면역기능강화제 등이다. 다른 원인 질환이 없으면 호르몬·미네랄 보충과 함께 규칙적인 생활과 운동, 충분한 수면과 영양섭취를 한다.
고려대 구로병원 가정의학과 이승환 교수는 “현미 등 다당류로 된 정제되지 않은 음식,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채소, 저지방 단백질을 섭취한다. 포화지방과 커피·홍차·콜라·인삼·마테차·알코올 등 자극적인 식품, 단맛이 나는 감미료, 동물성 지방, 인공 식품첨가제 등은 피한다”고 말했다.
#5 가장 좋은 치료법은 걷기
최근 세계 3대 의학연구지 중 하나인 <란셋>에는 만성피로를 느끼는 환자 640명에게 운동을 시켜 24주 및 52주 후에 관찰한 결과, ‘집 밖에서 운동할수록 회복 확률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실렸다. 전문의들은 만성피로를 줄이기 위해 운동은 낮은 강도에서 시작해 점차 운동량을 늘리라고 말한다. 만성피로에 가장 좋은 운동은 걷기다. 하루 10~15분 주 3회에서 시작해, 2~3개월 후에는 하루 40~50분 주 5회씩 한다. 수영은 호흡계와 순환계 기능을 향상시켜 만성피로 해소에 도움이 된다. 집이나 사무실에서 의자나 수건을 활용해 틈날 때마다 스트레칭하는 것도 좋다.
조진형 원장은 “한의학에서는 만성피로를 인체의 근본 기운인 원기가 고갈되고 오장육부의 기능이 약해져 몸이 쇠약해진 것으로 본다. 따라서 꾸준한 운동으로 피로를 풀고 체력을 강화하면 도움이 된다. 인삼과 당귀, 숙지황 등 한약재 달인 보약을 먹으면 효과적이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왕뜸이나 약찜요법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브로콜리와 버섯, 등푸른생선, 콩 같은 발효식품을 즐겨 먹는 식습관을 실천한다.
Health Tip 만성피로증후군 자가진단 리스트
다음 증상 중 4가지 이상이 동시에 6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피로증후군을 의심한다.
· 기억력 또는 집중력 장애
· 인두통(목감기 걸렸을 때처럼 목이 아픈 증상)
· 경부 또는 겨드랑이 림프절이 붓고 아플 때
· 근육통
· 다발성관절통
· 새로운 두통
· 잠을 자도 상쾌한 느낌이 없을 때
· 평소와 다르게 운동 또는 일을 한 뒤 심한 피로감이 지속될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