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허연것을 많이 모테갖고 씹으믄 껌 된당께...."
오빠의 이말에 해가 질때까지 논두렁 사이사이 풀숲을 헤쳐
삐비를 한아름 뽑아 왔답니다..
그리곤 그 삐비를 마루에 펼쳐 놓고 풀 이파리속에 잇는
하얀속살을 꺼냅니다..
자그마한 손으로 가득 그 하얀속살이 모아지면..
그걸 한거번에 입안에 넣습니다..
그래도 제법 풀내음에 단맛이 느껴지는 그럴싸한 맛이난답니다.^^
그런데 그걸 어느정도 씹으면 단물은 빠져 버리고 질긴느낌만 남을뿐...
턱이 아려와도 씹는걸 멈출수가 없었습니다..
왜냐면...
오빠의 저 거짓말 때문이엿죠..^^
그땐 껌이 아주 귀했답니다..
(저희집이 가난하여 그리 느낀것인진 모르겠지만..)
하긴 10원에 콩과자 4개주는 것도 우리에겐 커다란 과자였으니까요..
어쩌다가 껌이 하나 생겨 씹을라치면...
하루종일 씹는것도 모자라..
잘땐 벼랑박에 붙혀두고는 그다음날 다시 떼어 씹곤 했거든요.^^
5월의 어느날...
저런 하얀솜털 같은 풀들이 피어 오르거든...
이제는...
그 삐비를 씹던 아이들이 사라져...
삐비꽃이 되어 지난 동심을 추억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해 주십시요...
첫댓글 저도 비슷한 추억이 있어 공감이 되네요. 손 때가 시커멓게 묻어 딱딱해진 껌, 방 벽에 붙여놓고 잠들던...가난한 기억. 그런데 왜 그 때가 그리운거지?
단물빠진 껌 크레용과 같이 씹으면 아릿한 석유냄새가 났어요.입도 혀도 껌도 빨강 파랑 노랑물들어 알록달록...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글이군요. 잘 읽었습니다.
그 짖궃은 오빠가 있는 친구들이 얼마나 부러웠던지....
예전엔 정말 껌 하나도 귀했지요.저역시 아주 어린 시절엔 껌을 두고두고 씹었던 기억이 납니다.한 때는 풍선껌을 자주 씹었는데 요즘은 잘 않보이네요.가화님이 사진까지 올려주셨지만 저는 '삐비'란 풀은 본 기억이 없네요.한번 보고 싶습니다.누가 이게 삐비다 라고 얘기 해주지 않으면 봐도 모르겠지요?
저희는 '삘기'라고 불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