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 그래비티. 울프 오브 월 스트릿, 겨울 왕국, 또 하나의 약속, 노예 12년, 수상한 그녀, 노아. 금년들어 건대입구 스타시티 롯데시네마 조조할인으로 본 영화들 입니다. 농사지으러 촌에 내려가면 영화 볼 기회 없을 테니까 마지막으로 실 컷 봐두자고, 돈 아까우니까 조조 상영작만 보자고 해서 보았는데, 결론은 혜문스님 강연 만큼은 못하네요. 그야말로 명불허전에 시간이 갈수록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다가, 마지막엔 '소름이 끼치도록'(영화평 같은 데서 자주 쓰는 표현) 선명하게 나오는 국새 사진, 부채, 플랑카드... 휴게소 커피 파는 아저씨, 면피할려고 뒷북치다 엄청난 역할을 해내는 "대한민국 정부 공무원", 미상원 외교위원장과 그 아들, 현직 검찰총장, 미합중국 대통령. 점입가경 입니다. 안 봤으면 두고두고 후회했을 영화였슴다.
사족. 혜문 스님은 워낙 시나리오(?)가 탄탄해서 특별한 스킬이 없어도 흥미를 자아내게 하시는데 반해, 현진 스님은 그저 그런 시나리오로 매 주 흥미를 자아내시는 거 보면 현진스님이 한 수 높으신 거 같아요. ㅋ
수업 중 기억나는 것 세 가지 1.예의범절은 받아서 향유 하는 것이 아니고 주고 받으며 서로 즐기는 것이다. 내가 먼저 인사를 할 경우, 내가 그 사람을 존경하는 마음도 있지만, 그에 앞서 내가 그만한 예의를 차릴 수 있는 사람이란 걸 나타내는 것이라고.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설명이었습니다. 앞으로 수업시간에 선배님, 동기분 만나면 인사 바로바로 올리겠습니다. 저도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지요. 아는 자의 유희를 누려 보렵니다. 산스끄리뜨어로 'arian'이 성스러운 이란 뜻이라고 들었는데 이런 경우에도 쓸 수 있으려나요?
2. 언제까지 스님 하시는 거 따라만 해야하나? 1,2기 선배님들 입장에서는 스님 하시는 거 따라할려니 갑갑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따라만 가도 속이 다 시원해지겠슴다. 스님 고스톱 치는 거 옆에서 보고는 있는데 아직 화투 짝도 구분 못하는 처지에서 내고, 디끼고, 내고, 디끼고... 설사라도 한 번씩 나오면 그 때야 "아~ " 하고 한 마디 하는 격입니다. 어느 세월에 솔, 메조, ... 똥, 비 다 외우고, 광에 홍단 청단 초단, 고도리, 피박 광박, 흔들고 폭탄, 뚜꺼비 ... ... 끈덕지게 붙어 앉아 있노라면 차츰 눈에 익는다니 믿고 기다릴 수 밖에요.
3. 옷 장사 지내기 제가 신던 양말이나 속옷이 닳아서 그냥 휴지통에 버릴려고 하면, 집사람은 "입고 있던 거 그냥 버리는 게 아니래" 하면서 세탁기에 넣곤 합니다. 그럴때면 "어짜피 버릴껀데 말라꼬 빠노?" 하면서 핀잔 주곤 했는데, 알고보니 집사람이 제 머리 위에서 놀고 있었네요. 물론 스님 말씀처럼 아름다운 이유는 아니었지만 일맥 상통하는 듯도 하네요. 참 희한하게도 집사람이 뭐라 이야기하면 "웃기는 소리 하지마라." 하다가도 똑같은 말을 스님이 하시면 "음, 그렇구나. 역시..." 그래서 그런지 집사람도 내가 뭔 말이라도 꺼낼라치면 "아, 됐어. ..." 해버리니 참, 나, 원, 용건 있을 때마다 스님더러 얘기해 달랠 수도 없고, 깝깝하네요.
추신. 오늘 발족하신 회장단(봉사단)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혹시 심부름 시키실 거 있으면 언제든지 시켜주세요. ^^ 참, 회장단 인사 다시 해야겠어요. 최소한 자기 이름들은 밝혀 주셨어야 했는데, 뭐라고 부르죠? '회장님 왼 쪽에 서 계셨던 예쁜 보살님!' 너무 길잖아요?
첫댓글 _()_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