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엽령 너머로 줄달음질 친 백두대간, 그 힘찬 기상
중봉으로 가는 길에도 눈꽃터널은 끝이 없다. 동화 속 세상으로 안내하는 눈길은 종종 곁가지를 친다. 그 길을 따라가면 어김없이 아름다운 풍경과 마주한다. 천년풍상을 견뎌낸 주목이 눈꽃을 이고 있거나 덕유산의 주릉이 펼쳐진 전망대가 기다리고 있다. 또 그곳에는 그 풍경을 사진에 담으려는 사진가들이 한둘쯤은 박혀 있다.
향적봉에서 1.3㎞ 거리의 중봉(1594m)은 향적봉과 함께 덕유산을 대표하는 봉우리다. 향적봉은 좌우로 밋밋한 산세라 정상다운 맛이 부족하다. 또 향적봉 대피소 위에 통신 안테나가 높아 솟아 있어 남덕유로 이어진 아름다운 주릉의 모습을 가린다.
그러나 중봉은 다르다. 중봉에서 동엽령까지는 150m 이상 표고차가 난다. 주릉이 갑자기 푹 꺼져버린 느낌이 든다. 중봉 전망대에 서면 동엽령과 삿갓봉을 거쳐 남덕유로 이어진 덕유산 주릉의 드라마틱한 모습이 한눈에 든다. 겨울 깊은 덕유산을 찾아 나선 이들이 새하얀 눈꽃세상 너머로 깨알같이 멀어지는 모습도 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