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파주의 신생 학교, 혁신 학교, '동패 중학교'를 방문하였습니다. 이수현 선생님의 헌신이 느껴지는 산뜻한 도서관에서 아이들을 만났습니다.... 아이들이 궁금해 하는 법, 로스쿨 이야기, 그리고 헌법의 정신, 드라마 '너의 목소리'와 관련된 국선변호인, 국민참여재판 등에 대하여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길게 설명하는' 제 특유의 버릇 때문에, 얼마 질문을 받지 못한 것 같은데, 한 시간 반이 그냥 지나고 말았습니다....
이수현 선생님과 읽고, 생각하고, 또 생각을 나누는 그런 교육에 조금이라도 기여해 보고자 하는 것이 제 소망이라면 소망입니다. '배우는 것은 많지만, 체득되는 것은 적은', '공부의 양은 많지만, 생각하는 바는 적은' 그런 교육은 교육이 아니라 '사육'일 것입니다. 우리 대학부터 초등학교까지 새로운 교육, 새로운 배움의 문화, 그 새로운 물결이 퍼져 나가는 그날이 어서 오기를!
어제 시간이 부족하여 책에 대하여는 얘기를 많이 못했는데, 선생님께서 원래 주문하셨던 기억에 남는 책, 추천하고픈 책들 몇 권을 더 적어 보겠습니다.
1. 장 지오노, <나무를 심은 사람>, 프랑스 작가 장 지오노가 리더스 다이제스트의 청탁으로 1950년대에 쓴 짧은 단편인데요, 한 외로운 노인이 흔들리지 않은 신념과 삶의 희망으로 묵묵히 일생을 헌신하여 황폐한 산을 수풀이 우거진 푸른 산으로 바꾸는 놀랍게 아름답고 감동적인 이야기입니다. 우리 나라에도 여러 번역본이 있습니다. 프레드릭 바크의 애니메이션으로도 나와 있습니다.
2. 데 아미치스, <사랑의 학교>. 이탈리아의 작가이자, 국민계몽의 언론이이었던 아미치스가 이탈리아 통일의 민족정신을 고양하고 어린이들의 공화주의적 애국심과 명예심을 북돋기 위하여 저술한 어린이 연작 동화로서, 아이들에게 교육이 무엇인지, 같은 학교 동급생의 존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과연 진정한 인간의 명예와 덕성이 무엇인지 정말 웅변적으로 가르쳐 주는 책입니다. 제 어렸을 적 감동적으로 보았던 만화 '엄마찾아 삼만리'도 원래 이 책의 막간 극으로 실려 있던 것이었습니다.
3. 방정환, <만년샤쓰>. 일제시대 우리 어린이들, 어린이들의 순수한 영혼과 민족적 긍지를 위하여 헌신한 소파 방정환의 짧은 단편입니다. 가난하지만, 사랑이 충만한, 그리고 씩씩하고 떳떳하게 살아나가는 창남이, 그는 바로 일제시대 헐벗은 우리 민족이 나아갈 바를 상징하는 민족정신이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
4. 현 덕, <나비를 잡는 아버지>. 월북작가로서 잊혀진 현 덕, 그러나 저는 우리 아동 문학계에서 현덕이라는 두 함자는 영원히 기억될 이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의 동화에 나오는 개구장이 아이들, 그 순박함, 그 치기어림, 그 명랑함, 그 아이들의 동심은 가히 우리 문화의 보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의 동화 중에 <나비를 잡는 아버지>는 아이들의 동화라기보다 일제시대, 소작농의 비애, 그 비인간적 구조를 한 편의 풍경화처럼 그린, 눈물 겨운 이야기입니다....
첫댓글 죄송해요 교수님..책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했어야 했는데, 그날 온 아이들이 '법'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온 아이들이어서
제가 '책 이야기'를 챙기지 못했어요. ㅜ.ㅜ
이제 열흘 정도 남았네요. 긴긴 여정 준비 잘 하시고, 무엇보다 건강 먼저 챙기세요!! ^^
늘 언제나 감사합니다!!! ^^
별 말씀을요, 선생님! 선생님이 가꾸신 도서관이 분명 아이들에게 넓은 세상을 만나게 하고, 잃어버린 세상을 찾게 해주고, 또 세상으로 나아가게 하는 인연의 장소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이제 정말 안식년 떠날 날이 얼마 안남았네요^^. 갔다 와서 또 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