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언론에서 흔히 쓰는 말 중 'Final piece for the championship puzzle' 이라는 표현이 있다. 이뜻은 ‘챔피언 쉽을 차지하기 위한 마지막 필요조건’ 이란 뜻이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한 순위경쟁과 선수보강(Tansaction) 이 활발한 7월 중순의 메이저리그는 각 구단의 ‘마지막 필요조건’ 을 찾기 위한 땀냄새가 베어 나오는 시기이다.
“8월 이후의 승부가 진짜 승부다”라는 속설처럼 각 지구 선두를 달리고 있는 팀과 와일드 카드를 노리는 팀들은 최선을 다할 것이다. ESPN 의 션 맥아담은 내셔날 리그 선수중 후반기 팀 성패의 촉매제(Catalyst)가 될 수 있는 10명의 선수를 선정했다. 10명의 선수중 ‘애리조나 비밀병기’ 김병현 투수도 선발되어 우리에게 관심을 끌고 있다.
1. 릭 앤킬
전문가들은 “좌완 투수로 60년대 샌디 쿠펙스, 70년대 스티브 칼튼이 있다면 2000년대 릭 앤킬이 있다” 고 말해왔다. 내셔날 리그 중부지구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세인트루이스는 대릴 카일,앤디 베니스, 스테픈슨, 팻 헹겐등이 선발진을 구성하고 있지만 매덕스,랜디 죤슨같은 확실한 에이스가 없는 상태이다. 슈퍼스타를 꿈꾸는 앤킬로서는 원정경기성적(1승 4패 2.97)을 높여준다면 카디널스의 포스트시즌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2. 멜빈 모라
메츠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수비형 유격수인 레이 오도네스가 60일자 부상자 명단에 올라 고전이 예상되었다. 그 자리를 박차고 들어온 선수는 28세의 멜빈 모라. 지금까지 모라는 기복이 심한 플레이를 했지만 발렌타인 감독으로부터 지원을 많이 받고 있다. 오도네스의 팔 수술이 예정된 가운데 모라의 활약은 메츠의 와일드카드 전선에 중요한 변수이다. 19게임 동안 6개의 실책을 범한 모라가 이를 개선하지 못한다면 메츠의 단장 스티브 필립스는배리 라킨등 다른 유격수를 영입할 것이다.
3. 케빈 브라운
게리 쉐필드가 내셔날리그 홈런선두에 오르는 활약속에서도 다저스는 마운드의 불안으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다저스 클럽하우스에서는 애리조나,샌프란시스코와 대적할 만한 투수가 충분치 않다는 말이 흘러나올 정도이다. 이런 상황에서 에이스인 케빈 브라운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질 수 밖에 없다. 다저스의 운명은 후반기 브라운의 성적과 일치할 것이다.
4. 배리 라킨
현재 선두와 8게임차로 뒤져있는 신시내티 레즈는 포스트 시즌 진출을 포기하고 내년 시즌을 노리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현실적인 선택일지도 모르지만 대니 니글의 양키스 행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레즈와 계약연장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배리 라킨도 다른 팀의 유니폼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켄 그리피를 영입했지만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을 내고 있는 레즈로서는 선택을 해야할 순간이다.
5. 래리 워커
캐나다 출신 메이저리거 중 가장 돋보이는 선수 래리 워커. 워커는 오른쪽 팔꿈치 수술을 받은 후 파워배팅과 강한 송구를 잃었다. 콜로라도는 단장 댄 오다우드와 감독 버디 벨의 의지에 따라 스피드와 수비가 탄탄한 팀으로 변모하려고 하고 있다. 래리 워커는 콜로라도의 프랜차이즈 플레이어이다. 최근 연패에서 겨우 벗어난 콜로라도가 와일드카드를 노리고 있다면 워커의 컨디션 회복이 열쇠가 될 것이다.
6. 죤 로커
애틀란타의 90년대 월드시리즈 진출역사를 살펴보면 마무리 투수로 인해 게임을 망친 경우가 허다하다. 만약 브레이브스가 다시 한번 월드시리즈에 진출한다면 케리 라이텐버그 투수로는 또다른 ‘Fall Classic(추락의 전설)’ 을 기대할 수 밖에 없다. 포스트시즌에 점점 가까워 질수록 로커의 영향력은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바비 콕스 감독으로서는 로커가 38세이브 방어율 2.49를 기록했던 99시즌의 폼을 찾아주길 바랄 것이다.
7. 김병현
매트 맨타이가 다시 애리조나의 마무리에 복귀하면서 김병현 선수는 다소 당황한 듯 싶다. 우연일지 몰라도 김병현의 손목 부상은 바로 그 시기에 발생했다. 김 선수는 지난해 휴스턴의 좌완 마무리 투수 빌리 와그너와 같은 삼진 퍼레이드를 해왔다. (73 탈삼진, 43 1/3 이닝 투구) 하지만 김병현 선수는 경험이 부족하다. 포스트시즌 진출이 유력시 되는 애리조나로서는 포스트시즌 김 선수의 진짜 능력을 시험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8. 배리 본즈
매스컴과의 불편한 관계를 갖고 있던 본즈는 “서부지구의 팀이며, 플레이오프에 자주 진출하지 못했던 샌프란시스코 소속이기 때문에 소외되고 있다” 고 불평해왔다. 만약 배리 본즈가 미디어의 평가절하를 일소하려면 포스트시즌에서 좋은 활약을 펼쳐야 한다. 본즈는 90-92년 막강 외야를 구축했던 피츠버그에서 포스트시즌마다 극심한 타격부진으로 비난을 감수해야만 했다. 더스티 베이커감독을 축으로 ‘끈끈한 팀웍’의 야구를 추구하는 샌프란시스코는 확실한 팀 리더(Go-to guy)가 필요하다.
9. 블라디미르 게레로
도미니카 출신 타자중 로베르토 클레멘테 이후 가장 재능있는 선수로 꼽히는 블라디미르 게레로. 올시즌 급성장한 같은 팀의 호세 비드로와 함께 몬트리얼 돌풍을 주도하고 있는 그는 야구의 불모지인 퀘벡 주 몬트리얼의 수호신이라고 할 수 있다. 만약 그가 없었다면 홈 구장 올림픽 스타디움의 분위기는 더욱 썰렁해 질 것이다. 게레로 로서는 81년 이후 몬트리얼 역사상 두번째로 포스트시즌 진출이 당면과제이다.
10. 커트 쉴링
완투,완봉이 거의 없어진 메이저리그에서 희귀한 존재인 커드 쉴링. 필라델피아는 올해도 변함없이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전무한 상태이다. 쉴링으로서는 양키스, 메츠, 인디안스등 가능성 있는 팀으로의 이적을 꿈꾸고 있을 것이다. 필라델피아의 에드 웨이드 단장도 트레이드 시한인 7월 31일까지는 결단을 내릴것임을 시사했다. 하지만 현재 숱한 소문과는 달리 쉴링에 관한 트레이드가 구체적으로 제시되지는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