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충경 창원상의회장이 상의 창립 30주년 인터뷰에서 지역 현안 몇 가지에 대한 나름의 견해를 밝혔으나 그 진정성이 잘 전달되지 않는다. 4대강 사업의 경우 전폭적인 지지가 확실한데 다만 양극화가 되어서는 아니함만 못하다며 논리적 양극화 입장을 취함으로써 심각한 모순점을 드러냈다. 상의 회장이 지적하는 양극화란 재벌업체와 지역 중소건설업체의 참여 비율을 말한 것으로, 이는 미래형이 아니다. 공사 전 지역건설협회와 경남도가 중앙요로에 지방 참여 폭 확대를 수차례 읍소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현재 공사는 대형 중앙건설업체 중심으로 강행되고 있고 컨소시엄 대열에 합류한 지역업체는 미미하다. 그래서 지역경제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 역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렇게 되어서는 곤란하다는 말이겠지만 엄연한 현재 진행형이다. 양극화가 진행되는 마당에 희망사항을 반복 시사하는 것은 피로감의 표현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통합시 청사에 대한 최 회장의 견해 또한 양비론으로 무장해 있는 듯 보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신청사 불요론을 앞세운 우월적 통합주의에 묻혀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갖게 한다. 시청사는 조장행정의 산실로서, 또 지역정치의 매개처로서 시민 생활의 구심점이 되는 곳이며 인체로 치면 심장부이다. 통합에서 변방처럼 인식된 마산과 진해가 통합시 청사만이라도 유치함으로써 최소한의 불이익을 보상받으려 한 이유는 지역 자존심에서 비롯됐다기보다 청사 때문에 유발될 수 있는 경제적 효과, 균형적 발전 기대감이 더 컸기 때문이다. 특목고나 대학병원 분원 유치 등을 통한 대체 은전이 청사를 대신할 수 있다는 생각은 주관적이다. 통합이 실현되면서 모든 기관 명칭이 창원으로 통일된 것은 당연하나 그 기관들의 청사 위치도 옛 창원시 관내로 통합되는 현상은 불균형적이다.
말로만 지역주의 타파를 외쳐도 소용없는 일이다. 행정구역통합이 주민 이익과 지역 균형발전을 도모하려는 것이라면 우선 공공기관의 분산 배치가 전제돼야 하고 지역 상공인 대표자인 상의 회장이 일정부분 역할을 자임해야 한다. 비교적 정치적으로 자유로운 상의 회장이 범시민적·지역적 이해심 아래 지역 대동단결을 위한 초석을 놓는데, 균형된 시각을 가져 줄 것을 기대한다. 창원시 정체성이 흡수통합이 아닌 수평통합이라는 사실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