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속에서의 시간이 길어 에어컨 바람때문에 급성 후두염으로 무척이나 고생하다
이제 펜을 들어 다녀온 소감을 적어볼까 합니다.
오래 전부터 부풀었던 설레임으로 용성 초등44회라는 안내문이 달린 관광버스를 타고
처음으로 간 곳은 안동, 안동 뷔페에서의 냉면맛은 여느 비싼 이름난 냉면집보다 맛있었다.
이 곳에서 김복수 친구를 만나 버스에 동승하여 간 곳이 낙산사 입구 버스 주차장,
반가운 서울 친구들과 만나 낙산사를 걸어 올라갔다.
그 곳은 몇 해 전에 산불로 완전 소멸되었지만 거의 완공단계였다.
뒷 쪽에 우뚝솟은 해수 보살 앞에서 내려다 보는 끝없는 바다의 풍경은 아직도 가슴에 가득차 있다.
홍련암에서 바닥에 가로 세로 10cm정도 되는 사각 유리를 통해 아래를 보니 바위와 자갈뿐이더만
자칭 성불받은 이는 부처님이 보이더라나...
돌아와 의상대에서 내려다 보는 바닷물엔 내 마음을 그 속에 풍덩 넣어 깨끗히 씻어 다시 넣고 싶었다.
되돌아와 버스를 타고 숙소로 갔다.
깔끔해보이는 모텔이었는데 너무 숲이 좋아 그런지 방안엔 곰팡이 냄새가 좀 났지만
이 냄새마저도 어릴 적 한겨울 사용안하던 빈 방에 군불때어 친구들과 생고구마 깎아먹으며 밤새
놀았던 기억을 되살려 주었다.
모텔 앞마당에서의 한바탕 놀이는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하늘을 찌를듯한 주위의 나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마주치는 술잔 소리에 마음은 풍선처럼 하늘을 날고
친구들의 흥은 온 설악을 뒤흔들었다.
또 다시 언제 이런 분위기에서 친구들과 어우러져 세상사 잊고 흥겹게 놀 수 있을까 생각하니 마음이 찡했다.
아쉬운 놀이 시간을 마감하고 내일을 약속하며 각 호실에 들어가 못 다나눈 옛 이야기로 자는 둥 마는 둥
날은 밝아져 밖을 내다보니 잠없는 할머니 분늠이하고 부지런한 정순이가
밤에는 몰랐는데 뒤엉클어진 테이블 위에 컵이며 먹다 남은 음식접시며
그야말로 셀 수 없는 술병들을 치우고 있었다.
8시, 집에서와는 반대로 식당에서 차려주는 밥을 먹으니 주부가 아닌 왕비가 된 기분이었다.
9시, 다시 버스를 타고 설악산으로 향했다.
입구에서 조금 걸어들어 가다가
줄을 잘 서는 바람에 또 친구 덕분에 케이블카를 타고 산으로 올라갔다.
케이블카에서 내려 돌산을 조금 올라가니 고지에 태극기가 휘날리고 있어 한 번 만져보고 사방을 둘러보니
이리봐도 산, 저리봐도 산, 깎아세워놓은 듯한 바위들은 병풍처럼 우리를 감싸주는 듯 했다.
올라간 김에 기념 사진을 찍고 내려와 다시 비선대, 와선대 쪽으로 걸어 올라가니
선두 친구들은 내려오고 뒤따라 삼삼오오 내려오는 중에 우리는 후미 친구들과 만나 돌아오는데
그 맑은 공기들을 어디 넣어 올 수 있으면 한없이 많이 담아와 오지 못 한 친구들에게 나눠주고 싶었다.
항상 여행을 떠날 때는 가슴이 벅차지만 되돌아 올 때 쯤이면 가슴이 텅빈다.
점심을 먹고 서울 친구들과 헤어짐이 너무 아쉬워
노래방에서 한 시간 이상을 신나게 마시며 먹으며 흥겹게 한바탕 놀았다.
그래도 아쉬웠지만 숙소로 되돌아와 서울 친구들을 하차시키고 창문 밖을 보며 서로 손을 흔드니
다시 못 볼 것처럼 이별은 슬펐다.
끝없이 펼쳐지는 동해바다를 간간히 보면서 대구로 대구로 향해 달렸다.
후포에 와서 마지막 만찬! 회로 저녁식사를 하고 조금 오다가 영덕에서 또 복수친구와 이별을 했다.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는 듯 용욱이와의 악수는 좀 길었다.
그 뒤부터는 굳이 글로 안써도
차 안에서는 어떤 풍경이 펼쳐질 지 이 글을 보는 친구들은 모두 알리라 생각한다.
집을 잊고 나만 떠나 친구들과 어우러져 놀았던 1박 2일이 내 인생의 전환점이 되서
설악산의 바위처럼 무덤덤 할 지라도 변함없이,
설악산의 공기처럼 맑게,
설악산 계곡에 흐르는 물처럼 깨끗하게,
설악산에서 바라본 하늘처럼 넓은 가슴으로 앞으로 살아가야겠다는 마음이다.
다음에 기회가 있다면
이번에 함께 하지 못 한 친구들도 꼭 참석하여 그 때 그 때 눈 앞에 펼쳐지는 자연의 정경을 만끽하길 바란다.
부족한 글솜씨로 1박 2일의 막을 내리며
그 날 까지 그 모습 그대로 행복!
건강하소서~
첫댓글 한옥 총무님 수고 많았수.. 이글을 읽다보니 즐거워던 과정 과정이 눈앞에 선하네요. 칭구들아 모두들 건강하기를 ....
한옥아 참말로갓다온것같으네 ,이렇게 그시간들를글로표현해주어 같이가지는못햇지만 간것같은ㄴ느낌이네 특히 맨날설이와 상차림하다가 감만이앉아서먹으면 정말왕비가됀듯한기분 공감이가 .그아름다운자연과 맑은공기 못본고 못즐긴사람들도 이글를보면 조금은 위로가됄까? 언제나 건강하고 행복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