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 경북인 한마음 축제장에서
2011년 6월 4일은 재경대구경북시도민회 정기총회 및 대구 · 경북인 한마음 축제가 있는 날이다.
아직까지 참석한 일은 없었지만 친구 몇 명과 동참하기로 했다.
행사 하루 전날 밤에는 마음이 설렜던지 잠도 잘 오지 않았다.
하지만 아침 일찍 일어나 운동장으로 가기 위해,
식구들 조식을 준비하는 등 바쁘게 준비를 서둘렀다.
풍문에 5만원 상당의 선물을 준다기에, 빈 가방을 접어서 크로스백에 미리 챙겨 넣었다.
어쩌면 희망사항이 될지도 몰라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구름이 잔뜩 낀 날씨인지라 혹시나 싶어 우산도 챙겨들었다.
그리고 선수로 나갈 일은 없지만 응원수답게 편안한 복장과 운동화를 신고 집을 나섰다.
전투장에 나가는 것처럼 무장을 한 것이다.
운동장에 도착하기 전, 잠깐 동안 이슬비가 부슬부슬 내렸다.
국회운동장에 도착하자 행사를 축복이라도 하듯 비는 그쳤고,
바람까지 산들산들 불어대는 상쾌한 날씨였다.
행사를 준비하는 임원진들과 친구들, 향민들께서는 서로 웃음 띤 얼굴로 반가이 인사를 나눈다.
장구, 북, 꽹과리소리 등 사물놀이가 한창이다. 북소리에 가슴이 둥둥거린다.
높은 하늘에 현수막이 펄럭인다. 그야말로 서울에 살고 있는 경북인들의 축제장이다.
흥에 겨워 자연스레 어깨가 들썩 들썩거린다.
한참 후, 나라사랑, 향우사랑, 대구경북사랑! 구호아래
재경대구경북시도민회 체육대회가 개최되었다.
진행은 이형걸어나운서와 향민인 김민채어나운서가 맡았다.
큰 행사에 향민출신이 사회를 보는지라 마음이 뿌듯했고,
낯이 설 수도 있는 타지역민들까지도 편안한 가족처럼 느껴진다.
사회자는 그 행사의 꽃인 샘이다.
더욱이 이재오장관까지 참석하셨기에 넓은 운동장이 꽉 찬 듯한 느낌이 들었다.
영양군이 울릉도 다음으로 작은 행정구역이라지만 단합과 인정으로 뭉친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식순의 일정에 따라 1부 행사로 각 지역의 대회기 및 선수단 입장이 시작되었다.
선두에 ‘2011대구경북선수권한마음대회’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우아한 중년의 네 미녀들이 모서리를 잡고 입장을 한다.
현수막이 어찌나 큰지 바람에 요동을 치며 물결을 이룬다.
북과 꽹과리소리에 모두들 발걸음이 흥에 겹다.
이어서 26개 시군민들은 팻말과 기를 들고 본부석을 향해 손을 흔들며 입장을 한다.
각 지역마다 특색 있는 복장과 특산물을 이미지화 한 모습들로 각양각색이다.
보는 이마다 웃음꽃이 활짝 피어난다.
학창시절 운동회가 뇌리를 스치자 감회가 새롭다.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간 듯한 마음이다. 출향인과 고향인이 화합과 단결로 하나가 된듯하다.
입장식이 끝나고, 이어서 공로패, 장학금전달, 재경대구경북사랑봉사단 발대식이 있었다.
또 2010 결산서, 2011 예산안 및 사업계획 승인에 이어, 감사를 추대하고 승인을 받았다.
감사에는 전 영양군향우회 조훈영회장이 추인을 받았다.
재경대구경북시도민회 이상연회장님의 인사말씀에 이어,
이재오장관님과 몇 분의 축사가 있은 다음,
2부 행사가 시작되었다. 굴렁쇠굴리기, 공굴리기, 가수공연, 삼손계주달리기 등
다채로운 게임과 그 지역민들의 장기들로 응원을 할 때는 모두가 한 마음이다.
영양군은 삼손계주달리기에 남경순, 박영화향민이 선수로 나가서 열심히 뛰었다.
우리는 김정규 향민이 앞으로 들고나간 고추홍보용 피켓과 구령에 맞춰
박수를 치며 열띤 응원을 했다. 결과는 참가하는 데 의미가 있었고,
한마음이 되어 응원하는 모습이 더 아름다웠다.
각 부스마다 시끌벅적 잔칫집이다.
영양군민도 준비해 온 막걸리와 돼지고기수육, 참나물, 떡 등
저절로 군침이 도는 맛깔스런 음식이 풍성하다.
그 지역을 특화화한 안동하회탈. 성주참외, 영양산나물, 의성흙마늘, 청송사과, 청도소싸움 등
각 지역의 고향을 좀 더 알리고자 열연을 한다.
한눈에 금방 알아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오랜만에 만난 향민과 친구들은 눈빛을 마주하며 곡주를 권한다. 열띤 응원을 하는가 하면
한쪽에선 운동경기와 게임은 관심 밖이고, 그늘을 찾아서 자리를 펴고,
그저 형님, 아우님 부르며 고향이 묻어나는 정을 나눈다.
한마음체육대회라는 의미에 걸맞는 모습인 것 같다.
어느덧 시간은 흘러 5시가 넘어서자 시상식을 하고 있었다.
우리 영양군은 350여명의 최다 참석자수로 2등을 하여 상금 30만원을 받았다.
근소하게 1위를 빼앗겨 좀 안타깝기는 했으나, 그래도 재경영양군향우회오예원회장님,
읍민향우회김동암회장님, 일월면민회오준원회장님, 청기면민회구정회회장님,
입암면민회김진찬회장님, 석포면민회박영호회장님, 수비면민회회장님,
김세권사무총장님을 비롯한 각 임원진들의 노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음식을 도맡아 준비한 김금주여성회장님과 진종일 서서 배식을 했던 수고한 손길 덕분에
향민들은 마음도 부자가 되었고, 입도 즐거웠던 배부른 하루였다.
한참동안 향민들의 가슴속에 정답고, 아름다웠던 여운들이 메아리 칠 것이다.
이어서, 행운권 추첨을 하는지 경품권 번호가 방송을 타고 흘러나왔다.
번호가 불릴 때마다 환호성이다. 상품보다는 당첨되었다는 기쁨이 더 큰 것 같았다.
혹시나 하고 친구들과 함께 본부석 앞으로 나아가 두 귀를 쫑긋 세웠다.
이제껏 살면서 이런 행운권에 당첨된 적은 거의 없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이었다.
역시 꿈이 되고 말았다. 행사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뜨지 않고 남아 있는 사람에게는
기념품을 준다고 했다. 공짜에 눈이 어두워 마냥 기다렸다.
아뿔사! 하필이면 화장실에 다녀온 사이에 상품을 나눠준지라,
순서에 밀려 이미 상품은 동이 나고 말았다.
그래도 챙겨간 커다란 빈 가방에는 향민님들이 주신 사랑과 정을 듬뿍 담아왔다.
끝으로 바람이 있다면 내년에는 좀 더 많은 향민이 참석하여 최다참가상 1위가 되었으면 좋겠고.
또 하나는 현지민들의 예능단체(사물놀이, 원놀음 등)도 동참하여 흥을 돋우면 어떨까 싶다.
현지인들과 출향민들이 한데 어우러져 대화의 장이 된다면 영양군을 홍보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아무튼 축제 한마당은 향민들만이 아닌 각 타지역 민들의 섞임 속에서
고향을 더 사랑하게 되었고, 서로 정을 쌓는 단합된 모습들이 역력했다.
집으로 돌아가는 향민들의 발길이 가볍다. 영양군!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