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권 - 8. 게학산화상, 서선사, 연종선사, 보명대사, 영선사, 초오선사
1. 낙경 게학산화상
柏谷長老來訪 師曰 太老去也 谷曰 還我不老底來 師與一摑
백곡장로가 찾아오니 대사가 말했다. “퍽 늙으셨군요.”
“나의 늙지 않음을 돌려주오.”
대사가 한 주먹 갈겼다.
問駿馬不入西秦時如何 師曰 向什麽處去
“준마가 서진으로 들어가지 않을 때에는 어떠합니까?”
“어디로 가는가?”
2. 담주 위산 서선사
問正恁麽時如何親近 師曰 汝擬作麽生親近
어떤 이가 물었다. “바로 이러한 때에는 어떻게 가까이합니까?”
“그대는 어떻게 가까이하려는가?”
曰豈無方便門 師曰 開元龍興大藏小藏
“어찌 방편문이 없겠습니까?‘
“개원과 용흥이요, 대장과 소장이니라.”
問如何是速疾神通 師曰 新衣成弊帛
“어떤 것이 빠른 신통입니까?”
“새 옷이 헌 누더기가 되었다.”
問如何是黃尋橋 師曰 賺卻多少人
“어떤 것이 황심교입니까?”
“많은 사람을 속이는구나.”
問不假忉忉如何是和尙家風 師曰 莫作野干聲
“어지러움을 빌리지 말고, 어떤 것이 화상의 가풍입니까?‘
“승냥이의 소리를 내지 말라.”
3. 길주 조산 연종선사
資福和尙來謁 師下禪床接 資福問曰 和尙住此山得幾年也 師曰 鈍鳥棲蘆困魚止箔 曰恁麽卽眞道人也 師曰 且坐喫茶
자복화상이 와서 뵈니, 대사가 선상에서 내려와 맞았다. 이에 자복이 물었다. “화상이 여기에 계신 지 몇 해나 됩니까?”
“둔한 새가 갈대에 앉았고, 곤한 고기가 잠박 위에 멈췄소.”
“그러면 참 도인이시군요.”
“앉아서 차나 마시십시오.”
問如何是潮山 師曰不宿屍
“어떤 것이 조산입니까?”
“송장을 묶지 않습니다.”
曰如何是山中人 師曰 石上種紅蓮
“어떤 것이 산 안의 사람입니까?”
“돌 위에다 홍련을 심습니다.”
問如何是和尙家風 師曰 切忌犯朝儀
“어떤 것이 화상의 가풍입니까?”
“조정의 의식을 절대로 범하지 마시오.”
4. 익주 보통산 보명대사
問如何是佛性 師曰 汝無佛性
어떤 이가 물었다. “어떤 것이 불성입니까?”
대사가 말했다. “그대는 불성이 없다.”
曰蠢動含靈皆有佛性 學人爲何卻無 師曰 爲汝向外求
“꼬물거리는 생령들도 모두가 불성이 있다는데, 할인은 어째서 없습니까?”
“그대가 밖을 향해 구하기 때문이다.”
問如何是玄玄之珠 師曰 遮箇不是
“어떤 것이 현현한 구슬입니까?”
“그것은 옳지 않다.”
曰如何是玄玄珠 曰失卻也
“어떤 것이 현현한 구슬입니까?”
“잃어버렸다.”
5. 수주 쌍천산 양가암 영선사
問達磨九年面壁意如何 師曰 睡不著
어떤 이가 물었다. “달마가 9년 동안 벽을 향해 앉은 뜻이 무엇입니까?”
대사가 대답했다. “졸음이 오지 않았다.”
護國長老來 師問 隨陽一境是男是女 各申一問問問各別 長老將何秖對 護國以手空中畫圓相 師曰 謝長老慈悲 曰不敢 師低頭不顧
호국 장로가 와서 뵈니 대사가 물었다. “드러난 장소에서 남자와 여자들이 뒤섞여 제각기 한 가지씩을 묻는데, 묻는 내용이 각각 다르면 장로는 어떻게 대답하시겠습니까?”
호국이 손으로 허공에다 원상을 그리니, 대사가 말했다. “스님의 자비심에 감사합니다.”
“그렇다고 하기에 외람됩니다.”
대사가 고개를 숙이고 다시 돌아보지도 않았다.
問如何得頓息諸緣去 師曰 雪上更加霜
누군가가 물었다. “어찌하여야 모든 반연을 몽땅 쉬겠습니까?”
“눈 위에다 다시 서리를 보태는구나.”
6. 장주 보복원 초오선사[제2세 주지]
問魚未透龍門時如何 師曰 養性深潭
어떤 이가 물었다. “고기가 아직 용문을 지나지 못할 때에는 어떠합니까?”
“깊은 못에서 성품을 기른다.”
曰透出時如何 師曰 才昇霄漢衆類難追
“벗어난 뒤에는 어떠합니까?”
“잠깐 사이에 푸른 하늘에 오르니, 뭇 종류가 따르기 어렵다.”
曰昇後如何 師曰 慈雲普覆潤及大千
“오른 뒤에는 어떠합니까?”
“인자한 구름을 두루 덮어 대천세계를 적신다.”
曰還有不受潤者無 師曰有
“이슬을 맞지 않는 이도 있습니까?”
“있다.”
曰如何是不受潤者 師曰直杌撑太陽
“어떤 것이 이슬을 맞지 않는 이입니까?”
“곧게 선 말뚝이 해를 버티고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