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새해 벽두, 모두가 새로운 희망을 가지고 올해는 좀 더 건강하게, 좀 더 행복하기를 바라는 소망이 한결 같고 어려운 경제가 살아나며 정치도 적대적 관계가 아니라 상생의 관계로 나라와 국민을 위해여 여야가 협치를 하여 보다 발전하는 자유민주주의를 바라는 것이 온 국민의 소망일진저. 나라나 국민이나 개인이나 지금보다 나은 미래를 꿈꾸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인간의 욕망이요, 인지상정이라 할 것이다.
새해를 맞으니 내 나이도 한 살 더하고 곧 80살이 바로 코앞에 이르고 보니 다시 마음을 다잡으며 무엇보다 노후를 건강하게 살아야 되겠다는 마음이 간절해지고 지금까지 하던 대로 건강을 위해서 산행을 계속하고 틈나는 대로 걸으며 글도 읽고 쓰고 무엇보다 신앙생활을 잘 해야 되겠다고 다짐을 하며 1월12일 아침을 먹고 앞산을 보니 눈도 다 녹은 것 같고 날씨도 포근하여 편안한 마음으로 집을 나섰다. 큰 길을 건너자마자 바로 산으로 진입할 수 있는 산행하기는 너무 좋은 조건을 감사하며 즐겁게 산길을 걷기 시작하니 아니 그늘에는 아직 녹은 눈이 밤사이 얼어붙어 군데군데 빙판이 보여서 조심스럽게 걸으며 늘 다니는 길로 목적지까지 약 한 시간 20분 정도 갔다가 의자에 앉아서 조금 쉬면서 간식으로 가지고 간 귤을 먹을까 하다가 별로 먹을 생각이 없어서 호주머니에 넣어 둔 채로 그냥 다시 일어나서 하산을 하였다. 산 남쪽으로는 눈이 완전히 녹아서 편하게 내려올 수가 있었는데 다시 음지로 들어서니 미끄러워 신경을 쓰면서 한발 한발 조심스럽게 내려오는데 약간 비탈진 곳에 빙판이 보이기에 순간적으로 이쪽으로 갈까 저쪽으로 갈까 하고 망설이다가 왼쪽으로 가면 줄이 있어서 괜찮은데 길이 패어서 약간 불안하고 오른쪽으로 가면 언덕에 나무뿌리가 튀어 나온 것이 있어서 그걸 잡고 내려가면 되겠구나 하고 나무뿌리를 잡으려고 왼쪽 다리를 구부리는 순간 그만 발이 썰매를 타듯이 확 미끄러지니 오른쪽 다리가 끌리면서 무슨 나무토막 부러지는 소리 같이 뚝! 하는 소리가 선명하게 들리는 것이었다, 그 소리를 듣는 순간에 아차 큰 문제가 생겼구나 직감하며 분명이 뼈가 부러진 것이라고 생각하고 틀어진 다리를 살며시 바로 잡으려고 하니 통증이 느껴지고 쉽지 않을 것 같고 혹시 무리하게 움직이다가 더 악화되면 안 될 것 같아서 그 자리에 앉은 채로 꼼짝을 하지 않고 바로 119에 전화를 하니 위치를 물으며 계속 반복해서 묻는 말이 밧데리가 얼마나 남았느냐는 것이다. 아침에 100% 충전해서 나왔으니 문제는 없었지만 상대편에서는 전화하는 중에 밧데리가 방전될까 봐 노파심에서 확인을 하는 것 같았다.
전화를 하고 약 30분 정도를 꼼짝하지 않고 차가운 맨 바닥에 앉아 있는데 처음에 미끄러진 후 잠시 온 몸에 싸아 하는 느낌이 드는 것이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 하고 약간 긴장이 되었는데 금방 싸한 기운이 사라지고 정신은 멀쩡해지고 어짜피 일어난 사고니 빨리 후속조치를 취하여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겠다는 생각 외는 다른 생각은 들지 않았다.
신고를 하고 약 30분이 되니 구급대원들이 오는 것이 보여서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는데 여자 두 사람을 비롯하여 10여 명이 와서 여자 대원이 상태를 살펴보고 응급조치를 취하니 남자 대원들이 들것을 놓고 몸을 움직여 들것으로 옮겨보라고 하여 손을 짚으며 힘겹게 옮기는데 대원들이 같이 들어서 들것으로 옮겨 누운 채로 네 명이 들것을 들고 내려가는데 왼쪽 뒤에 선 친구는 힘이 들어서 끙끙대는 소리가 들리는데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면서 힘이 센 사람이 했으면 하는 생각을 하며 가다보니 금방 구급차에 도착하여 바로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가는 중에 어디로 가느냐고 했더니 G샘병원으로 간다고 하여 나는 평촌에 사는데 우리 집 가까운 병원으로 가야지 않느냐고 하니 환자가 밀려서 빨리 치료를 못할 수가 있다며 금방 병원에 도착하여 응급실에서 우선 부상 부위 촬영을 하고 몇 가지 검사를 하니 복숭아 뼈 골절이라며 담당 의사 김*진 과장이 사진을 보면서 설명을 해 주는데 발목 부분이 완전히 부러지고 무릎 근처 종아리 바깥쪽에 있는 작은 뼈도 부러졌는데 그것은 손댈 필요가 없고 저절로 붙는다고 설명을 해 준 다음 바로 811호 6인실로 입원을 하였다.
11시20분경에 사고가 나서 병원에 와서 검사하고 입원실에 들어가니 아마 오후 2시경이 되었을 것 같은데 점심시간이 지났으니 저녁부터 식사가 나온다는 것이다. 그런데 긴장해서 그런지 배는 조금도 고프지 않고 입만 좀 마르는 것 같아서 마침 간식으로 먹으려고 가지고 간 귤 하나로 점심을 대신하고 커텐으로 사방을 가린 두 평도 안 되는 좁은 병실에 누워서 천장을 보면서 생각하니 새해 벽두부터 이렇게 원치 않은 사고로 병원에 입원하여 누웠으니 참으로 어의가 없고 앞으로 얼마나 병원에 있어야 할는지? 언제부터 걸을 수 있을는지 여러 가지 생각이 끊이지를 않고 병원비는 얼마나 나올까 하는 걱정도 피할 수가 없었다. 그렇지만 한편 불행 중 다행으로 그래도 제일 흔하게 일어나는 발목 골절인 것이다. 만약에 머리를 다쳤거나 고관절이라도 다쳤으면 어쩔 뻔 했냐며 스스로 자위를 하였다. 만약에 그렇게 됐다면 나이도 있으니 앞으로 어떻게 될는지 알 수 없는 일인데 다행히 발목뼈 골절이라 감사하며 편안한 마음으로 지내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집에 전화를 하여 안식구에게 산에서 미끄러져 조금 다쳐서 병원에 왔다며 대수롭지 않은 듯이 전화를 하였다.
밤낮 누워서 바라보던 천정
그런데 한 평도 안 되는 침대에서 딱히 할 일도 없고 할 수도 없는 상황에 골절이 되면서 부은 부기를 빼야 수술이 된다며 무릎을 구부리지 못하게 지지대를 대고 붕대로 칭칭 감은데다가 부기를 빼기 위해서는 아이스팩으로 찜질을 하고 다리를 약20cm정도 되는 상자에 올려놓아야 하며 상체를 낮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리를 높은 곳에 올린 자세로 앉아 있기도 불편하고 눕는 것이 제일 편하여 어쩔 수 없이 누워서 지내게 되었다. 밥을 먹는 시간이나 진료를 보러 가는 시간 외는 24시간 거의 누워서 지내게 되었다. 갑자기 한 다리를 못 쓰게 되어 한쪽 다리로 생활을 하며 움직일 때는 휠체어를 타야 하니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고 또 다친 부위에 조금만 충격이 가거나 무엇이 닿기만 해도 자지러지게 아파서 신경이 곤두 서는 것이다. 그러니 침대에 누워있을 수밖에 없고 누워있으니 나도 모르는 사이에 잠이 들곤 하여 낮이나 밤이나 잠은 실컷 자면서 고통 속에 7일을 보내고 마침 수술을 하게 되었다. 전날 점심부터 다음 날은 하루 종일 금식을 하고 오후 2시경에 하반신 마취로 수술을 시작하여 5시경에 수술이 끝나니 다시 6시간 후에 물이나 음식을 먹을 수 있다고 하여 밤11시까지 기다렸다가 죽으로 허기를 달래고 늦은 잠자리에 들었다. 그 뒤로 나흘째가 되도록 변이 나오지 않아서 상당히 불편하여 간호사에게 이야기 하여 변비약 두 알을 먹고 나니 밤새 배가 살살 아프고 밑이 마려워서 몇 번을 휠체어를 타고 외다리로 화장실에 들락거렸는지 모른다. 하지만 변을 보는 것은 실패를 하고 불편한 배만 만지작거리다가 다음날 오전에 있는 힘을 다하여 변을 조금 보고 서너 시간 지난 다음에 어렵게 마지막 변이 나오면서 확 뚫리니 다음은 저절로 한꺼번에 쏟아지는데 나도 놀랄 정도였다. 아! 이 시원함! 수술을 하고 그렇게 힘들게 2주를 보낸 다음 실을 뽑고 다음날인 1월12일에 들어와서 2월2일 딱 21일 만에 퇴원을 하였다. 마음은 날아갈 것 같은데 몸이 말을 안들으니 답답하기 그지 없다.
내 친구가 된 휠체어
안양시 보건소에서 빌려온 휠체어를 타고 집으로 오는 데 쉽지가 않다. 작은 턱만 있어도 휠체어가 못가니 장정인 아들과 안식구가 옆에서 도와주고 힘을 써 준 덕분에 어렵게 집에까지 오게 되었고 한 다리로만 움직이려고 하니 정말 불편한 것을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다. 다친 오른쪽 다리는 안정을 취하고 시간이 지나야 골절된 부분이 붙게 되니 어쩔 수 없이 시간이 말해주기를 기다리며 불편하지만 참아야 하고 스스로 이겨낼 수밖에 별다른 도리가 없었다.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는 나 자신과의 싸움인 것이다. 그러다 보니 옆에 사람이 잠시도 떠날 수가 없고 언제든지 내가 원하는 바를 거들어 줘야 하니 같이 있는 사람도 참으로 힘든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럴 때 부부라는 게 얼마나 필요하며 고마운 존재인지 새삼 깨닫게 되는 순간이다. 양치하도록 칫솔을 준비하고 물을 떠 주어야 하며 수건도 옆에 항상 대기를 해 놔야 한다. 세수를 할 때도 옆에서 지켜보면서 그때그때 필요한 것을 들어주며 하나부터 열까지 신경을 써야 하고 특히 머리를 감을 때가 조금 힘이 들고 조심을 해야 한다. 시설이 안 된 상태니 힘들어도 불편해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인데 안식구도 여간 힘드는 게 아니다. 바지를 입는 것도 자유롭지 못하며 가장 불편하고 힘든 것은 몸을 씻는 일이다. 한쪽 다리에 물을 넣을 수 없는 상황이니 샤워를 제대로 할 수가 없어서 수건을 따뜻한 물에 적셔서 온 몸을 닦는데 안식구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이고 특히 화장실 갈 때는 휠체어가 못들어가니 입구에서부터 조심스럽게 옆드려 기다시피하여 변기에 앉는 일은 바로 나 자신과의 싸움이요 각별히 조심해야하는 순간이다. 그 외에도 물을 먹거나 필요한 것을 그때마다 옆에서 도와주고 거들어 주니 안식구도 힘들지만 나도 미안한 마음을 숨길 수가 없다. 그래도 한 마디 짜증이나 불평 없이 언제든지 부려 먹으라며 흔쾌히 도와주니 얼마나 고마운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고 하나님이 남자와 여자를 짝지어 주신 참 뜻을 헤아릴 수 있을 것 같고 다시 한 번 안식구에게 너무나 고맙고 미안한 내 마음을 전하고 싶다.
세상에 수많은 사람들이 선택을 잘 못 하므로 힘들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고 어렵게 삶을 지탱하는 경우들을 보게 되는데 그런 큰 일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쪽으로 갈까? 저쪽으로 갈까? 망설이다가 오른쪽을 선택한 순간의 선택이 이렇게 엄청난 결과를 가져오게 되었고 내 몸이 힘든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옆 사람까지 힘들게 하니 참으로 미안하고 금전적으로도 여간 손실이 아니다. 앞으로 매사에 더욱 신중하고 조심하며 살아야겠다는 교훈을 가슴 깊이 새기며 세월만 가기를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