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메거진 오늘 -정두수 피디, 김석훈 아나, 박지희 작가
우리 지역의 이웃들을 만나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목포지역의 학교 뿌리를 찾는 분을 만나봅니다. 목포여자고등학교 이기봉 교장선생님입니다.
질 - 안녕하세요? 답 - 안녕하십니까? 초대해주셔서 영광입니다.
질 - 제가 목포여자고등학교 교장 선생님이라고 소개를 하면서 지역학교의 뿌리를 찾는다고 했는데요, 그렇다면 목포여자고등학교의 전통을 찾고 있는 것입니까? 답 - 예 그렇습니다. 학교의 역사와 전통을 바로 세우고 연혁을 정비하기 위하여 자료들을 수집하고 있습니다.
질 - 언제부터 그 일을 시작하게 된 것이죠? 답 - 예! 작년 9월1일자로 발령을 받아 부임하여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질 - 작년부터 시작했으면 벌써 1년이 가까워지고 있는데 발령을 받고 학교 부임을 하고 무슨 이유로 갑작스레 학교 전통을 찾아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되었습니까?
답- 예, 전통이란 그 학교의 역사성과 교훈성 그리고 독창성을 함께 어우른 그 학교만의 독특한 문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학교의 역사와 전통을 바로알고 이를 계승․발전시킨다는 것이 학생들에게는 자긍심과 자존감을 갖게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연혁을 보완하고 자료를 정리하다가 보관용 앨범을 찾아보게 되었는데, 목포항도공립여자중학교 앨범은 물론 목여고 1회부터 10회까지 등 18회분 앨범이 없어서 앨범을 찾고자 하는데서 비롯되었습니다.
질문 - 학교에 졸업앨범이 없어요? 답 - 예! 항도여중 1회 졸업년도가 1950년, 2회가 51년, 목여고 1회가 1952년도입니다. 이 시기가 6.25동란 중이라 앨범을 제작하고 찾을 겨를이 없었다고 합니다. 전쟁 후는 형편이 더욱 어려웠고요! 그렇다보니,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데도 당시의 자료가 없어서 선배님들이 어떤 분들이고 어떤 활동과 행사를 했는지 모르고 있는 실정입니다.
질 - 그래서 지금 하시는 일 중에는 자료를 찾아서 앨범을 다시 제작하고 있구요! 답 - 예! 당시 졸업생들이 가지고 있는 개인 사진과 단체졸업사진 등을 모아서 항도여중1,2회와 목여고1회를 합본으로 하여 앨범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질 - 그런데 당시 졸업생들이 지금까지 연락되기도 힘들고 생존해 계실까도 의문인데 어떻게 추적하셨습니까? 답- 예! 많이 어렵고 힘들었습니다. 학교 문서고와 도서관, 목포문화원 등 여기저기를 찾아다니다가 성과가 없어서 인터넷으로 ‘목포항도공립여자중학교’를 검색하였더니, 수필가 김효자씨가 항도여중 2회 졸업생이었고 경기대 교수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기쁜 마음으로 경기대학교로 전화를 했는데 15년 전에 퇴직하여 그분의 행적을 아는 분이 없었습니다. 동료 후배 그리고 제자분들까지 수차례 전화통화로 마침내 김효자 교수의 전화번호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목포에 사시는 친구 임성순 시인을 소개 받아 그분을 찾아뵙는 자리에서 학창시절의 사진들을 보게 되었습니다.
질 - 대단하시네요! 그런게 추적이라고 해야 되나요! 하기 힘드셨을 텐데 생존해 계신 졸업생들을 만났을 때, 그분들이 이렇게 졸업앨범을 제작한다거나 자료를 찾는다고 하니 반응들이 좋아하시죠! 답 - 물론입니다. 얼마나 좋아하시던지! 항도여중 1,2회는 올해로 80세 81세의 연세로 생을 정리하는 중이어서 당신들의 물건이 남아 있으면 자식들에게 짐이 될까봐 1년 전에 사진 등을 소각하고 정리한 분들도 있어 대단히 안타까워 하셨습니다. 그런데 모교 교장이 나타나 65년 전 학창시절로 삶을 되돌려주었다고 얼마나 감격해하시는지요! 만나면 당시의 즐겨 불렀던 노래를 누군가가 선창하면 다 같이 합창으로 노래하고 당시 즐겨 읊었던 시를 때와 장소에 구애없이 읊조리고 깔깔대고 울고 웃고 그리워하신답니다.
질문 - 졸업생들께서 적극적으로 참여는 하고 계시는 것 같은데 워낙 시간이 오래 지난지라 자료수집이 어렵죠? 답 - 예! 졸업생이 여성분들이라 사회활동하시는 분이 적어서 자료수집이 무척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습니다.
질 - 그리고 자료를 찾다 보니까 부용산과 관련된 얘기도 다시한번 알려지게 됐더라구요!? 답 - 예! 맞습니다. 학생과 선생님들께서도 노래비에 대해 잘 알지 못하여 좀 안타까웠습니다. 천재소녀 김정희 학생의 재능을 지극히 아끼고 사랑했던 국어교사 박기동선생님이 김정희 학생의 요절에 충격을 받고 시심이 발동하여 완성한 작품에 안성현 음악선생님이 곡을 붙이고 배금순 학생이 불러 인구에 회자 되어 오늘에 이르렀다고 봅니다. 문학성과 예술성을 지닌 훌륭한 작품의 발원지가 본교라는데 커다란 의미를 두고 싶습니다.
질 - 앨범이 제작되고 자료가 어느 정도 갖춰지는 것에 의미가 있는 것이 이제 생존하신 졸업생들도 연세가 굉장히 많아 지금 정리해 두지 않으면 그나마 맥이 끊기잖아요! 답 - 예 앨범을 만들고 자료를 모으는 것은 결국, 학교의 역사와 전통을 바로 세워서 학생들에게 생활의 지침이 되고 교육의 지표가 되도록 하여 건전한 학풍을 조성하도록 하는데 의의가 있습니다. 항도1,2회 목여고 1회의 기념앨범을 다행스럽게도 독지가가 나와서 제작해주신다고 하여 지난 5월 20일에 마지막 편집을 완료하고 제본에 들어갔습니다.
문- 지금도 어려운 일을 하고 계시지만 앞으로 장학재단과 관련해서도 계획이 있으시다고요? 답 - 아닙니다. 늘 고맙고 갑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 박인숙 장학재단 이사장님께서 동문회장으로 계실 때, 전동문들께서 동참토록하여 개인별 회기별로 모금한 2억원으로 장학재단을 설립하여 재학생들에게 매년 약 700만원을 장학금으로 지급하고 있습니다. 늘 고맙고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바램이 있다면 기금이 더 확충되어 수혜학생이 많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문 - 앨범이나 자료를 계속 모으시구요? 답 - 예 앨범과 자료를 많이 모아서 목포여자고등학교 역사관을 건립하고자 합니다. 전임 박영덕 교장선생님과 손현자 동문회장님께서 노력하셔서 교육감님께서 우리 학교에 역사관을 건립금을 지원해 주셨습니다. 이런 모든 자료를 잘 정리하여 목여고 역사관이 교육적이고 모범적인 학습의 장이 되고 선후배의 연결고리가 되어 산 교육장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동문여러분께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역사관에 전시할 자료(교복, 교지, 앨범, 행사사진 등)를 우편이나 메일 등으로 기증 받습니다. 동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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