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아테네올림픽 태권도 경기장에서 한국 선수들은 `공공의 적` . 27일(한국시간) 태권도 둘째날 경기가 열리고 있는 팔리로스포츠파빌리온에서는 한국 선수가 매트에 들어서기만 하면 여기저기서 산발적인 야유가 흘러나왔다.
이는 태극마크만 달고 있으면 우승후보로 거론돼 누구라도 이들을 꺾어줬으면 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 이날 장지원(삼성에스원)이 57㎏급 준결승에서 멕시코의 이리디아 블랑코 살라자르의 큰 기술에 밀려 여러 차례 `슬립다운` 을 당했지만 간결한 받아치기로 포인트를 차곡차곡 쌓아 승리하자 멕시코 응원단을 비롯한 관중의 야유가 쏟아졌다.
김세혁 한국 대표팀 감독은 관중의 야유에 대해 "시기질투" 라며 "특히 유럽에서 절대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한국 선수들에 대해 질투를 많이 한다" 고 설명했다.
한편 남자 경기에서는 한국의 윤순철 감독이 이끄는 이탈리아 선수의 경기를 둘러싸고 한 차례 판정시비가 일기도 했다.
문대성 `죽` 때문에 발동동
○… `태권도 경기장에서 한국 선수와 응원단은 화젯거리` . 한국 태권도 최중량급에 출전하는 문대성(삼성에스원)이 한국에서 보내온 `죽` 을 경기장 안으로 들이지 못해 발을 동동 굴렀다.
경기 중간에 가볍게 요기할 수 있는 죽을 집에서 보내와 다른 선수들과 나눠먹기 위해 경기장으로 들고 들어가려 했지만 경기장 입구에서 보안요원들이 이를 막은 것. 경기장 규정에 따르면 선수단이 공식적으로 가져온 음식은 반입할 수 있지만 선수 개인의 음식 반입은 금지된다.
한편 경기장에는 하얀 도복을 차려입은 경희대 태권도 시범단이 관중석에서 열띤 응원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경희대 소속 송명섭을 응원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다는 이들은 `대~한민국` 등 구호를 외치며 장지원과 송명섭(경희대)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장지원의 준결승에서는 멕시코 응원단과 맞붙어 서로 누가 요란한지, 누가 더 조직적으로 응원하는지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윤미진 응원하다 디카 분실
○…2004 아테네올림픽 양궁 남녀 단체전 공동우승을 이끈 윤미진(경희대)과 임동현(충북체고)이 28일(한국시간) 여자 핸드볼 대표팀의 준결승전을 응원하던 중 디지털카메라를 잃어버려 울상이다.
윤미진과 임동현은 헬레니코 인도어어리나 관중석 2층에서 한국 응원단과 함께 응원전을 펼치던 중 옆자리에 뒀던 디지털카메라 2대가 없어진 것을 알았다.
윤미진과 임동현은 "카메라 가격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그간 아테네에서 찍은 100여장의 추억이 사라지게 됐다" 며 울상을 지었다.
이들은 현지 경찰에 분실신고를 한 상태이지만 사라진 카메라가 다시 돌아올지는 미지수다.
유전자요법 최고 `유혹의 덫`
○…근육강화에 도움을 주는 유전자요법이 최고를 노리는 선수들에게 `유혹의 덫` 이 되고 있다.
LA타임스는 27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강력히 규제하고 있는 도핑테스트 대상물질 가운데 하나인 EPO(에리트로포이에틴)가 지구력을 향상시킬 수 있어 각종 스포츠에서 가장 악명 높은 금지약물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EPO는 이미 알려진 대로 혈액 내 적혈구 생성에 결정적인 작용을 하는 호르몬으로 지난 1980년대 빈혈치료용으로 개발됐으나 근육 내 산소공급을 높여줌으로써 지구력 향상이 가능해 대표적 금지약물로 지목됐다.
미국 유전공학의 선구자 제임스 윌슨 박사(펜실베이니아 의과대)는 각종 유전적 질환을 치료하는 데 활용될 수 있는 기법인 유전자 치료를 도입, 붉은털원숭이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2주도 안 돼 고원지대에서 훈련을 받은 세계 정상급 육상스타들보다 적혈구 수가 많아졌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LA타임스는 운동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에 대한 유혹은 크지만 유전자요법은 위험부담이 없지 않다면서 윌슨의 실험에 동원된 원숭이 8마리 모두 죽었던 사실을 예로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