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무게의 두 물체를 천칭(天稱)의 좌우에 놓으면, 균형이 이루어져 천칭은 움직이지 않는다. 경제에 있어서도 일정한 조건이 충족되면 대비되는 두 경제량(예를 들면 쌀에 대한 수요량과 공급량)이 그 이상 변화하지 않는, 즉 안정이 잡힌 상태가 된다. 이 안정된 상태를 균형이라 하며, 그 때의 경제량의 값을 균형치라 한다.
그러므로, 이와 같은 정지하고 있는 상태가 얻어지기 위해서는 균형상태를 둘러싸고 있는 다른 사정이 변화하지 않는다는 것이 필요하며, 이 주변 사정의 상위(相違)에 따라 균형의 위치도 달라진다. 예를 들면 쌀이라는 특정한 재화만을 골라 다른 사정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가정 아래에서 얻어진 균형을, 경제의 일부분만의 균형이라는 점에서 부분균형(partialequilibrium)이라 하며, 인구 · 기호 · 기술 · 생산조직 등 이른바 여건이 변화하지 않는다는 사정 아래에서 경제 전체의 경제량들 사이에 정지한 상태가 얻어지면, 이 균형을 일반균형(general equilibrium)이라 한다. 그리고 자본의 양도 생산된 상품의 양도 일정하다는 공급조건에서 성립된 균형을 일시적 균형(temporary equilibrium), 자본의 양에는 변화가 없으나 생산되는 재화의 양은 조절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서 성립된 균형을 단기균형(short-runequilibrium), 자본량 그 자체도 조절할 수 있다는 조건에서 성립하는 균형을 장기균형(long-run equilibrium)이라 한다.
마샬(Marshall, A.)의 장기균형상태는 변동이 더 이상 없는 상태이며, 대표적 기업은 정상이윤만을 얻고 초과이윤 로빈슨(Robinson, J. v.)의 장기균형상태는 자본주의의 꾸준한 자본축적과정을 분석하려는 예비적 개념으로서 이윤률의 극대화가 보증되고, 외적 충격도 존재하지 않으며, 산출량, 자본량, 소비량 등의 관련제량(關聯諸量)이 동시적으로 성장하며, 기업가의 기대도 실현되어(이것을 정온 (靜穩)의 상태(state of tranquility)라 한다) 모든 사람들이 시장상태를 완전히 알고 있고(이것을 명석(lucidity)이라 한다) 그리고 분배관계가 불변(이것을 조화(harmony)라 한다)인 상태이다. 더욱이 일반균형의 상태와 같이 생산 · 교환 · 소비가 한 기간에 동시적으로 이루어지는, 거의 시간적 요소를 포함하지 않는 균형을 정태균형(static equilibrium), 모든 경제량이 균형관계를 유지하면서 시간의 경과와 더불어 변화하여 가는 상태를 동태균형(dynamic equilibrium)이라 하며, 특히 동태균형 중에서도 모든 시간의 경과와 함께, 여건이 변동함에 따라 변화해 가는 균형의 계열을 이동균형(movingequilibrium), 작년의 양과 금년의 양과 같이 시간의 차원을 달리하는 양사이에 균형관계가 성립되어 있는 상태를 이시(異時)균형(inter-temporal equilibrium)이라 한다.
균형이론에서 주의하여야 할 것은, 경제는 천칭의 균형과는 달리 '균형의 상태'에 있으면 그 이상 변동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며, 경제가 균형으로부터 조금이라도 일탈할 때에는 그 상태로 되돌아 올 것인가의 여부는 알 수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 경우 경제가 균형을 회복하는가 아니면 균형으로부터 멀어지는가, 즉 균형의 안전성을 연구할 필요가 생기게 되는데, 이 문제를 '안정조건론'이라 한다. 만일 원래의 균형상태로 돌아간다면 그 균형을 안정균형(stable equilibrium)이라 하며, 그것으로부터 더욱 더 멀어진다면 불안정균형(unstableequilibrium)이라 한다. 이와 같이 균형이라는 개념은 물체에는 정적 관계, 또는 안정적 관계가 존재한다는 사고방식 위에서 성립된 것으로서, 물체에는 그 스스로의 내부로부터 변동을 일으키는 여러 힘이 존재하며 정지적인 안정은 외적인 힘에 의하지 않고서도 스스로 깨어진다고 생각하는 마르크스 경제학의 입장과는 대조적이다.
글 출처 : 경제학 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