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한국사진의 변천사를 보면 과학의 발달과 사회환경의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1960~1990년대 초반 까지만 하더라도 흑백사진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으며, 카메라 또한 필름카메라가 대세였다. 컬러사진의 등장은 흑백사진의 단조로움을 해소 해 줄 수는 있었으나 촬영 이외에는 모든 작업과정을 전문현상소에 의존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었으며, 작가의 의도를 작품에 반영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색상선택의 관용도가 좁은 포지티브 필름(슬라이드필름)을 사용하여 작가의 의도를 반영하는 것이 최선 이었다.
반면에 흑백사진의 경우는 현상 인화의 처리가 컬러사진에 비해 비교적 단조롭고 경비가 절감 될 수 있어서 자가 처리로 작가가 자유롭게 작품을 컨트롤할 수 있어서, 의식이 있는 작가들이 많이 사용하게 되었다. 1997년 말 IMF이후 급격하게 변화되는 사회현상은 사진계도 예외가 아니었으며, 전자기술의 발달로 필름이 필요 없는 디지털카메라가 대중화 되면서, 사진계에도 일대 변혁이 일기 시작했다.
디지털 카메라와 컴퓨터와 포토샵이라는 프로그램만 있으면 모든 사진을 작가가 직접 촬영 편집 제작을 한 곳에서 할 수 있게 되었으며, 사진창작에 활력을 제시해 주는 계기가 되었다. 소개하는 작품은 1990년 대 초반 부천 여우고개에서 촬영한 작품으로 흑백사진의 가장 기본적인 모델로써 빛과 그림자를 구성한 작품이며, 겨울날 손님이 끊어진 한적한 상점 앞의 쓸쓸한 분위기를 표현한 작품이다. (사진, 글 : 사진평론가 덕암 장한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