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기도
주님,
주님의 종들에게 끊임없이 자비를 베푸시니
주님을 창조주요 인도자로 모시는 이들과 함께하시어
주님께서 창조하신 모든 것을 새롭게 하시고
새롭게 하신 모든 것을 지켜 주소서.
제1독서<하난야, 주님께서 당신을 보내지 않으셨는데도 당신은 백성을 거짓에 의지하게 하였소.>
▥ 예레미야서의 말씀입니다.28,1-17
1 유다 임금 치드키야의 통치 초기 제사년 다섯째 달에,
기브온 출신의 예언자이며 아쭈르의 아들인 하난야가
주님의 집에서 사제들과 온 백성이 지켜보는 가운데 나에게 말하였다.
2 “만군의 주 이스라엘의 하느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내가 바빌론 임금의 멍에를 부수기로 하였다.
3 두 해 안에, 바빌론 임금 네부카드네자르가
이곳에서 가져가 바빌론으로 옮겨 놓은 주님의 집 모든 기물을,
내가 이곳에 다시 돌려 놓겠다.
4 바빌론으로 끌려간 유다 임금 여호야킴의 아들 여콘야와
유다의 모든 유배자를 이 자리에 다시 데려다 놓겠다.
주님의 말씀이다. 내가 정녕 바빌론 임금의 멍에를 부수겠다.’”
5 그러자 예레미야 예언자가 사제들과,
주님의 집 안에 서 있는 온 백성이 지켜보는 가운데
하난야 예언자에게 말하였다.
6 예레미야 예언자가 말하였다.
“아무렴, 주님께서 그렇게만 해 주신다면 얼마나 좋겠소!
주님께서 당신이 예언한 말을 실현시키시어,
주님의 집 모든 기물과 모든 유배자를 바빌론에서
이곳으로 옮겨 주시기를 바라오.
7 그러나 이제 내가 당신의 귀와 온 백성의 귀에 전하는 이 말씀을 들어 보시오.
8 예로부터, 나와 당신에 앞서 활동한 예언자들은
많은 나라와 큰 왕국들에게 전쟁과 재앙과 흑사병이 닥치리라고 예언하였소.
9 평화를 예언하는 예언자는 그 예언자의 말이 이루어질 때,
비로소 그가 참으로 주님께서 보내신 예언자로 드러나는 것이오.”
10 그러자 하난야 예언자가 예레미야 예언자의 목에서 멍에를 벗겨 내어 부수었다.
11 그러고 나서 하난야는 온 백성이 지켜보는 가운데 말하였다.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내가 두 해 안에 바빌론 임금 네부카드네자르의 멍에를
모든 민족들의 목에서 벗겨 이와 같이 부수겠다.’”
그러자 예레미야 예언자는 자기 길을 떠났다.
12 하난야 예언자가 예레미야 예언자의 목에서 멍에를 벗겨 부순 뒤에,
주님의 말씀이 예레미야에게 내렸다.
13 “가서 하난야에게 말하여라.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너는 나무 멍에를 부수고, 오히려 그 대신에 쇠 멍에를 만들었다.′
14 참으로 만군의 주 이스라엘의 하느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내가 이 모든 민족들의 목에 쇠 멍에를 씌우고
바빌론 임금 네부카드네자르를 섬기게 하였으니,
그들이 그를 섬길 것이다. 나는 들짐승까지도 그에게 넘겨주었다.′’”
15 예레미야 예언자가 하난야 예언자에게 말하였다.
“하난야, 잘 들으시오.
주님께서 당신을 보내지 않으셨는데도,
당신은 이 백성을 거짓에 의지하게 하였소.
16 그러므로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오.
‘내가 너를 땅 위에서 치워 버리리니, 올해에 네가 죽을 것이다.
너는 주님을 거슬러 거역하는 말을 하였다.’”
17 하난야 예언자는 그해 일곱째 달에 죽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예수님께서 하늘을 우러러 찬미를 드리신 다음 빵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니 제자들이 그것을 군중에게 나누어 주었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4,13-21
그때에 세례자 요한의 죽음에 관한 소식을 13 들으신 예수님께서는
배를 타시고 따로 외딴곳으로 물러가셨다.
그러나 여러 고을에서 그 소문을 듣고 군중이 육로로 그분을 따라나섰다.
14 예수님께서는 배에서 내리시어 많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시어,
그들 가운데에 있는 병자들을 고쳐 주셨다.
15 저녁때가 되자 제자들이 예수님께 다가와 말하였다.
“여기는 외딴곳이고 시간도 이미 지났습니다.
그러니 군중을 돌려보내시어, 마을로 가서 스스로 먹을거리를 사게 하십시오.”
16 예수님께서 “그들을 보낼 필요가 없다.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 하고 이르시니,
17 제자들이 “저희는 여기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밖에 가진 것이 없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18 예수님께서는 “그것들을 이리 가져오너라.” 하시고는,
19 군중에게 풀밭에 자리를 잡으라고 지시하셨다.
그리고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손에 들고
하늘을 우러러 찬미를 드리신 다음 빵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니,
제자들이 그것을 군중에게 나누어 주었다.
20 사람들은 모두 배불리 먹었다.
그리고 남은 조각을 모으니 열두 광주리에 가득 찼다.
21 먹은 사람은 여자들과 아이들 외에 남자만도 오천 명가량이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예레미야는 하난야의 말에 “주님께서 그렇게만 해 주신다면 얼마나 좋겠소!”(예레 28,6)라고 말합니다. 그는 멸망을 바라지 않지만, 하느님의 말씀이 심판을 선고하라는 것이었기에 그 말씀을 선포합니다. 하난야는 하느님께서 자신에게 말씀하지 않으셨는데도 임금과 백성들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하고, 하느님의 말씀을 물리쳐 버립니다.
내 마음 안에도 참예언자와 거짓 예언자가 있습니다. 문제는 그것을 알아보기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물론 어떤 때는 명백합니다. 하느님의 뜻을 알고 받아들일 때도 있지만, 알면서 거부할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내 안에 있는 거짓 예언자가 나를 속이는 순간에는, 정말 깊이 돌아보지 않으면 속아 넘어갑니다. 사람들이 하난야의 말을 따라가는 이유는, 하느님께서 네부카드네자르의 멍에를 부수시고 성전 기물들을 되찾게 하여 주신다는 말이, 그들이 믿고 싶은 말이기 때문입니다.
마음 안에서 이것이 하느님의 뜻이라고 믿고 싶은 것이 있을 때, 그 마음으로 속게 됩니다. 그런 마음은 여러 가지 그럴듯한 이유를 대면서 하느님의 뜻이라고 속삭입니다. 식별은 쉽지 않습니다. 하느님의 뜻은 인간의 예측을 벗어나기 때문에, 어떤 도식에 따라 간단하게 알아볼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예레미야는 하난야에게, 평화를 예언할 때는 그 말이 이루어져야 참예언자로 드러난다고 말합니다. 멸망을 예언할 때는 그 일이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심판 선고를 들은 이들이 회개하면 그 심판은 일어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자신이 듣고 싶은 말을 하느님의 뜻이라고 믿을 때는, 진실하게 깨어 있는 사람만이 그것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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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 (마태오 14, 16)
배를 타시고 따로 외딴곳으로 물러가셨다. (마태오 14,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