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는 7일!" 약을 먹어도 7일, 약을 먹지 않아도 7일이 지나야 감기에서 회복된다는 말이다.
더욱이 감기 치료에는 항생제를 쓰지 말아야 한다. 감기는 바이러스 질환이기 때문이다.
항생제는 세균의 세포막을 파괴하여 균을 죽이는데 바이러스는 세포막이 없다. 고로 항생제는
감기 치료에 효과가 없다.
감기와 독감의 가장 큰 차이는 예방주사가 있느냐 없느냐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독감
예방주사가 있다. 환절기만 되면 많은 사람이 감기에 걸리고 괴로워하는데 왜 감기
예방주사는 없는 것일까?
환자가 들어오면서 "지난 해 하고 똑같이 아파요" 하면 대부분 감기다. 이처럼 감기는
급성 질환 중 가장 흔하지만, 그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는 200개가 넘는다. 그래서 특정
예방주사를 만들 수가 없다. 이에 반해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한 질환을 말한다.
그래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주사를 만들 수가 있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감기로 생명을 잃지는 않는다. 그리나 독감은 감기와 달리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또 독감은 감기처럼 시간이 지나면서 저절로 좋아지지 않기도 한다.
일부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이나 어르신들은 고위험 합병증인 폐렴으로 진행되어 사망에까지
이를 수도 있다. 독감은 감기보다 위험한 질병이다.
제1차 세계대전(1914-1918)과 맞물려 대 유행한 스페인 독감'은 당시 전쟁 사상자보다
더 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갔다.
지금은 독감의 원인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임을 알기에 대처할 수 있다. 바이러스는 계속
변하기 때문에 WHO에서 독감 바이러스의 변이를 예측하여 매년 새로운 독감 예방주사를
만든다.
독감에 걸렸다면? 지금 내가 심각하게 불균형 상태란 뜻이다. 개인마다 신체 조건이나
생활습관이 달라서 어떤 것이 균형을 이룬 상태라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몇 가지는
공통으로 적용된다. 잠과 운동, 그리고 식사다. 잠자는 시간은 몸의 면역 세포들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시간이다. 충분한 수면과 가벼운 운동, 수분이 풍부한 식사는 바이러스가
일으킨 염증, 일종의 불이 난 상태를 진정시키고 예방도 해주는 데 탁월하다.
독감에 걸리면 너무 아파서 평상시처럼 생활하기가 힘들수 있다. 이때는 정말 푹 쉬고 또
쉬어야 한다. 회사나 학교를 빠지는 것에 죄책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 심리가 안정되는
잔잔한 음악을 듣거나 은은한 조도로 조명의 밝기를 조절한 곳에서 편안한 자세를 취하며,
자신이 가장 편안하다고 느끼는 공간에서 충분히 쉬어야 한다. 이런 태도가 독감에 걸린
나에게도 좋고, 독감에 걸리지 않은 타인에게도 좋다. 독감인데 외부 활동을 하면 다른
사람에게 전파하고, 무리하면 2차 합병증인 폐렴에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 이여민 저, ‘동네병원 인문학’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