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중훈, 정진영 주연의 퓨전 역사 코미디 <황산벌>(감독 이준익, 제작 씨네월드)가 30일 오후 2시 서울 종로 서울극장에서 언론 및 배급시사회를 가졌다. 이날 시사회에는 씨내월드 대표이자 감독을 맡은 이준익 감독과 기획을 한 조철현 그리고 주연 배우 박중훈, 정진영, 이문식 등이 참석했다. 특히 이날 시사회장에는 단역으로 출연한 배우들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1993년 <키드캅> 이후 10년 만에 두 번째 작품을 연출한 이준익 감독은 "역사를 소재로 코미디 영화로 만든다는 것이 굉장히 부담스러웠는데 2년 전 <달마야 놀자>를 제작할 때 달마하고 놀자하고 하는 기분으로 만들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에는 <황산벌>로 통해 역사하고 놀아보자 하고 만들었다"며 영화에 대해 소개하고 "처음엔 단순히 코미디 영화로 만들고 싶었는데 역사라는 것이 희극과 비극이 같이 존재하는 것을 느꼈다"며 덧붙였다. 이어 감독은 "단순한 사투리 코미디 영화로만 보지말고 역사를 갖고 논다는 것이 어떤 즐거움을 주는지"를 놓치지 말기를 당부했다.
국내영화에 다시 복귀한 계백 장군 역을 연기한 박중훈은 "예전에 자랑을 하고 다녔지만 나이가 들어서인지 이런 자리가 조심스럽다"며 소감을 밝히고 "일반 사극과 달리 사투리를 쓴다는 것이 독특하고 재미있을 것 같아 출연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박중훈은 "계백 장군에 대한 자료가 거의 없는 상태라 어려움이 있었지만 인간적인 갈등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캐릭터를 표현하였다"며 역사에 대한 왜곡으로 비춰지지 않기를 당부했다. 한편 박중훈은 "첫 촬영 이후 캐릭터 표현에 있어 감독과 깊은 이견을 보인 적이 있었는데 영화를 보고 나니 그 뜻을 이해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이 자리를 빌어 사과하기도 했다. 김유신 장군 역을 맡은 정진영은 "옛날의 이야기를 오늘날의 시점으로 솔직하게 해 보고 하는 영화이다"며 "전쟁과 지역감정이라는 부분이 다소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지만 서로 다른 것을 인정하고 잘 살아갔으면 하는 취지가 담긴 영화"라며 왜곡되게 보지 말기를 당부했다. 백제병사 거시기 역을 맡은 이문식은 "두 장군과 달리 대부분의 연기를 몸으로 때워야 해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었다"며 말했다.
영화 <황산벌>은 삼국시대 신라와 백제가 지금과 같은 사투리를 썼다는 가정 하에 기존의 역사를 코믹하게 뒤집어 본 독특한 소재의 퓨전 역사 코미디물로 660년전 황산벌 전투를 배경으로, 계백(박중훈 분) 장군이 이끄는 백제군과 김유신(정진영 분)이 이끄는 신라군의 전쟁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기존의 사극과 달리 독특하게 인물들이 각각의 지방 사투리를 사용한다는 것과 욕싸움, 응원전(월드컵송 등) 등 엉뚱하기 그지없는 전투과정이 영화의 주된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그리고 영화는 그간 엄숙하고 무거웠던 역사 이야기를 가볍고 유쾌한 방식으로 풀어놓고 있으며 현재에도 존재하는 지역 감정과 되풀이되는 전쟁의 아픔을 접목시키고 있다. 이밖에 오지명, 김선아, 이원종, 김승우, 신현준, 전원주 등 많은 톱스타 연기자들이 까메오로 출연해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하지만 사투리에 의존한 웃음은 후반부로 갈수록 다소 지루하게 느껴진다. 사투리의 구수한 면보다는 거친 부분만을 사용한 것도 귀에 거슬린다. 박중훈의 코믹연기와 전쟁 액션에 대한 기대는 하지 말 것!
영화 <황산벌>은 씨네월드에서 제작, 배급하고 10월 17일 전국 개봉한다. (사진 왼쪽부터 감독 이준익, 배우 박중훈, 정진영, 이문식) [황산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