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언(證言) - [26] 이정수(李貞壽) - 내 모든 것 하늘에 맡기고 2. 열쇠를 통일교회에서 찾다 - 2
13 나는 그 말을 듣고 3일 금식을 시작했다. 기도하는 도중에 “너의 힘을 다하고 지성을 다하고 또 너의 인명을 다하면 나의 역사와 함께 모든 것이 잘 성사되리라”라는 하늘의 음성을 받았다.
14 그러나 나에게 가장 큰 과제는 타락의 실체인 나 자신을 정복하고 사탄을 이기는 성별 생활이었다. 어느 날 밤 남편과 단둘이 앉아서 이런 얘기를 하려고 하니 꼭 이혼 선고나 하는 것처럼 마음이 두근거리고 남편의 눈치가 살펴졌다.
15 그러나 남편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므로 어렵게 말을 꺼냈다. 뜻밖의 선고를 받은 남편은 내 말을 가볍게 넘겨버렸다. 하도 어이가 없는 내용인지라 농담인 줄 아는 모양이었다.
16 그러나 나는 거의 절대적인 기준을 세워 놓고 있었으므로 내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 젊은 아내를 곁에 두고 홀아비 아닌 홀아비가 되어 금욕생활을 해야 하는 남편의 심경은 괴로웠겠지만 그 길만이 남편과 가정을 위하는 길이었기에 나는 더욱 기도하고 정성을 쌓아 나갈 수 있었다.
17 많은 시간이 흐른 뒤 남편은 차츰 나의 신앙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급기야 교회에 입교하겠다는 뜻을 알았을 때의 그 감격은 가정복귀나 성별 생활의 문제들이 다 풀리는 것 같았다.
18 남편은 1956년 7월 25일 밤에 교회에서 말씀을 듣고 입교하였다. 이렇게 해서 나의 뜻길 가운데 제일 큰 시련기였던 7년의 긴 성별 기간을 승리로 이끌어 1963년 4월 5일 소망하던 기성 가정의 축복을 받게 되었다. 7년 동안의 성별 기간을 무사히 끝마칠 수 있었음은 하늘의 가호와 남편의 어진 성품 덕분이었다.
19 내가 선생님을 처음 뵈온 것은 입교하고 6개월 후였다. 선생님께서 전주에 순회 오신다는 소식을 듣고 나는 매일 목욕을 하고 정성 들이며 선생님을 뵈올 준비를 했다. 드디어 그날이 되어 무주 교회 식구들과 함께 전주행 열차를 탄 후 차창에 머리를 기대고 조용히 마음의 평정을 가져 보려고 하였다.
20 그 순간 내 눈앞에 보리가 누렇게 익어가고 있는 들판이 보였다. 곧 온몸이 화끈 달아오르면서 언젠가 정도령을 만나게 해 달라고 기도할 때에 “보릿고개가 익어갈 때 정도령을 만나리라” 하던 대호(大虎)의 음성이 생생하게 생각났다. ‘아, 보릿고개! 바로 이날이구나’ 하고 하마터면 소리를 지를 뻔했다.
21 조용히 눈을 감고 지난날 산천을 헤매며 기도하던 일을 생각하고 있으니 구약성서에 나오는 요셉이 생각났다. 하늘은 요셉의 꿈속에 현현하시어 먼 미래의 일을 예언해 주시고 그것을 이루게 해 주신 것 같이 나에게도 약속하심을 이루어 주셨으니, 하늘은 바로 내 곁에 계시며 역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
22 어느덧 전주에 도착하여 조심스레 교회에 들어섰다. 좁은 성전엔 식구들로 꽉 차 있었다. 얼마 후 선생님께서 나오셨다. 나는 얼굴도 제대로 못 들고 감격에 겨워 있다가 인자하신 모습과 말씀을 듣고는 마음은 기쁘기 그지없었다.
23 선생님을 뵙고 돌아온 후, 심령의 불길은 꺼질 줄 모르고 타올랐으며 무주고을이 금방 복귀될 것만 같았다. 성전을 옮길 곳이 없어서 학교 뒷동산의 허술한 6간초가(六間草家)로 이사를 하여 매일 밤 사람들이 가득히 모여 충만한 은혜 가운데 집회를 계속해갔다. |